블리자드가 9일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블리즈컨 2013’에서 <디아블로 3>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시네마틱 트레일러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블리자드가 <영혼을 거두는 자>의 최종 보스인 말티엘을 어떤 이미지를 갖고 만들었는지, 그리고 세밀한 캐릭터들의 표정 연출과 특수 효과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영상으로 살펴보자.
지혜의 대천사 말티엘은 세계석이 파괴된 이후 ‘인간은 악마와 천사의 돌연변이로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 즉, 악마의 모든 흔적을 다 지우기 위해 인간을 모두 없애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티리엘이 봉인하려고 한 검은 영혼석을 강탈했다.
블리자드는 모든 인간을 없애려는 말티엘이 암살자처럼 느껴지길 원했다. 이를 위해 어둡고 날카로운 이미지로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무기 역시 낫처럼 생긴 쌍검을 선택했다. 또, 후드를 깊게 눌러 써 표정과 눈이 안 보이게 만들어 기분과 동작을 예측할 수 없고 신비로운 느낌을 제공하려 했다.
암살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말티엘.
검은 영혼석을 봉인하며 안심하는 티리얼 앞에 등장할 때 말티엘은 살짝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는 간단한 움직임만 보인다. 블리자드는 이러한 세밀한 연출을 통해 조용한 암살자의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
블리자드는 영상을 만들 때 개발팀이 실제로 연기를 하며 라이브 액션을 촬영한 후 제작에 들어간다. 사전 촬영을 통해 영상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카메라의 구도를 조절하며 자연스러운 연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와 함께 더욱 사실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블리자드는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적용했다. 이는 액티비전 스튜디오에서 실제 모델의 얼굴 표정을 여러 차례 3D로 스캔한 후 이 이미지를 키 프레임으로 삼아서 컴퓨터가 스스로 자연스러운 표정을 만들도록 하는 과정이다.
영상 제작에 앞서 직접 캐릭터를 연기하는 개발자들.
페이셜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다양한 표정을 스캔한다.
페이셜 애니메이션 제작에 쓰인 다양한 표정들.
제작진은 보다 자세히 표정을 관찰하기 위해 머리에 쓰고 얼굴을 찍을 수 있는 헬멧 카메라를 이용해 평소 놓쳤던 표정까지 잡아냈다. 이 작업은 얼굴이 안 보이는 설정의 말티엘의 경우 큰 의미가 없었지만 주름이 많은 티리엘의 경우 사람의 주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관찰해 적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표정 애니메이션은 모델의 얼굴을 기반으로 제작돼 있는 만큼 이후 티리엘 등 해당 캐릭터로 얼굴을 변형시켜야 한다.
모델의 표정을 3D로 스캔한 이미지.
모델의 얼굴 이미지를 변형시켜 티리엘의 표정을 제작한다.
죽음의 천사가 된 말티엘이 호라드림의 영혼을 빼앗는 장면은 먼저 간단하게 그림으로 내러티브와 콘셉트를 기획했다. 이후 영혼이 움직이는 모습을 어떻게 연출할지에 대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개발자의 몸에 물을 쏟아부으며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값을 조절하며 보다 자연스러운 유령의 모습을 연출했다.
영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개발자가 직접 물을 맞으며 실험하기도 했다.
실험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영상을 수정한다.
완성된 영혼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