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기] 휴가 끝난 NPC, 대체 뭘 파나?

나스냥의 아르보레아는 언제나 맑음 #17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차 영주 선거 이후, 어찌 되었건 각 마을마다 잘 놀고 먹던 NPC들이 비로소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간 휴업 중이던 NPC들이 입고 있는 복장이며, <명품관>이라는 왠지 훅 끌리는 느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던 필자. 야근에 시달리는 와중에 짬을 내어 달려가 보았지요. 그리고……)

 

 

선거일이 되면 나름 후보자들의 공약을 읽어본다던가, 시간을 내어 투표를 한다던가 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정치에 크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래도 이건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니까, 라는 그럭저럭 교과서적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점만 제외하면 정치란 뉴스나 신문에서 보도거리가 없어질 까봐 노심초사하며 언제고 신선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시는 현실 세계의 컨텐츠가 아닌가 정도의 생각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런 필자가 테라의 정치 시스템을 기다린 이유는 사실 단순했다.

 

 

휴업중인 NPC에는 대략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이놈의 휴업중인 NPC들!

 

“어? 근데 스킬교관이 휴업이면 스킬을 어디서 배워.”

“…설마 벨리카까지 날아가야 되냐?”

 

 

 

 

그 설마가 사실이 되는 게임이 바로 테라지요.

 

 

 

 

 

아니 왜 죄다 휴업중이야?

 

 

 

심지어 렙 1로 시작하는 정원에서조차 볼 수 있는 ‘휴업중’ 간판. 처음에는 베타 테스트여서 그런가보다 했던 그들은 사실 알고 보니 영주가 생겨야 영업을 할 수 있는 NPC들이었다.

 

 

 

 

기술교관이 휴업중이면 벨리카까지 와야 한다

 

 

 

아니, 기술교관 주제에 휴업중?

 

처음 이 간판을 보고 당황했던 사람이 비단 필자 뿐은 아니리라 믿고 싶다. 물론 캐릭터의 스킬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지정된 위치(이를 테면 각 종족의 수도 등)에서 이루어지던 게 맞기는 한데, 떡 하니 마을마다 스킬 교관을 만들어놨는데 휴업 중이라니!

 

“벨리카까지 가는 게 쉬우면 말도 안해.”

“내 말이.”

 

 

따로 마을 귀환 스킬이 존재하지 않는 테라에서 일단 진영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귀환 내지 이동주문서를 사용하거나 비상탈출(응?)을 이용하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주문서의 비용이라는 게 서민 유저인 필자에게 상당히 부담 가는 금액이라 함부로 이용할 수도 없었고, 결국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느린 페가수스 이동이었던 거다.

 

 

 

느려터진 페가수스

 

 

스킬 교관과 함께 또 하나의 휴업 중이던 NPC는 바로 명품관.

 

얼핏 봐도 고급스러운 의상을 걸친 NPC들이 저마다 휴업 중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영주님이 세금을 책정하셔야 합니다’ 같은 말을 해 왔다.

 

대체 뭘 파는 걸까?

 

혹시 다른 게임처럼 독특한 의상이나 장신구를 파는 게 아닐까? 명품이라는 단어가 가져다 주는 이미지는 대충 그런 것뿐이었고, 그래서 필자는 영주가 뽑히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그놈의 휴업중인 가게들 구경 좀 하자고.

 

 

스킬 교관이야 둘째치고, 일단 명품관부터 구경하자는 생각에 냅다 귀환부터 했다.

 

 

“자, 뭐가 있나 볼까!”

 

 

 
………

 

 

응? 내가 잡화상점으로 잘못 찾아왔나?

 

 

 

 
다시 봐도 명품관 맞는데?

 

 

 

대충 보아하니 등급 높은 붕대에 물약에 주문서에 크리스탈까지……. 이게 명품관의 정체였다니! 이럴 수가!

 

 

“……음, 뭐 사실 효과 좋은 것들이긴 한데.”

“그래도 이게 무슨 명품관이야! 고급 잡화상이지!”

 

 

 

아무리 봐도 이건 <명품관>이라고 거창하게 부르기보다는 뭔가, 그래, 말처럼 뭐 고급 잡화상점이라던가, 그런 게 더 어울리지 않나……? 아니, 물론 유용한 아이템들이긴 한데. 그러니까, 음.

 

 

 

 

 

 

 

 

…아니, 필자는 최소한 그 캐릭터 슬롯에 있는 속옷이라도 팔 줄 알았지.

 

 

 

 

 

 

그러니까 좀 기대밖이었다는 거...;ㅅ;

 

 

 

 

(기행기에 등장하는 그림은 민타카 킴님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