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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문화체육관광부 새 장관 후보자는 누구인가?

이 시국에 그의 전문성은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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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1-01-25 15:28:31

정부가 개각을 단행했다.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이 교체된다. 게임 관련 부처는 문체부.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문체부 장관 후보는 황희 의원이다. 황희 후보자에게 문화, 체육, 관광과 관련한 대표성은 물론 정책 전문성까지 결여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위기에 놓였는데, 관련 상임위 경험도 없는 황 후보자의 내정은 유감스럽다는 입장도 있다.

 

게임을 중심에 놓고 이 정부 역대 문체부 장관들을 살펴보자. 첫 장관은 도종환 의원이었다. 장관 지명 전부터 세 차례에 걸쳐 게임 관련 포럼을 공동 개최하며 게임 아젠다에 관심을 보였다. 그 포럼에서는 "사행성 이슈와 그로 인한 규제가 게임산업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고 게임 강국의 면모를 되찾기 위한 산업 재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발언했다. 장관이 되고 나서는 "게임 과몰입은 가정 내 교육으로 해결해야", "게임산업 적극 육성할 것"과 같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도 의원은 굳이 따로 소개하기 어색할 정도로 유명한 시인이기도 하다.

 

51대 박양우 장관은 1986년부터 문화공보부에서 문화 계열 공직을 두루 거쳤다. 행정고시 23회로 참여정부 때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냈다. 중앙대 부총장, 광주비엔날레 대표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명 당시 CJ ENM의 사외인사를 맡고 있어서 영화 독과점 해소를 외치는 일각에서는 반대했지만, 게임계는 대체로 환영했다. 2009년, ​게임산업협회는 그를 새 협회장으로 추대한 바 있으나 개인사를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세간에서는 박 장관을 "친 게임"으로 분류했다. 사실 박양우 장관은 역대 문체부 장관 중에서 가장 '친 게임'에 가까운 모습이다.​ 2019년 그리핀 사태 때에는 "재발 방지와 선수 보호를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 약속했으며, 중국의 판호 미발급에 대해서는 "WTO 제소도 검토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코로나 시국 때는 현장을 돌며 "PC방에서는 띄어 앉아 달라" 요청했다. WHO의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해서는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작년 5월 14일,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박양우 장관

황희 후보자는 어떨까? 그는 도시공학을 배운 부동산 전문가다. 작년에 목동이 있는 양천구에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문화, 체육, 관광 분야에서 일했던 경력을 알아봤지만, 거의 없다. 전반기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간사, 예산소위 위원장을 맡았다. 기자가 취재한 관계자들은 황 의원의 내정에 물음표를 띄웠다. 개중에는 후보자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사람도 있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뛰어난 정책기획력과 이해관계 소통역량을 발휘해 왔다"고 평가했지만, 업계의 평가는 그렇지 않다. 예상 밖의 임명이며, 전문성 결여에 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임법 전면 개정​, 게임이용장애 대응, 판호 발급, 셧다운제 등등​ 지금 게임계에는 산적한 현안이 많다. 황희 후보자는 이들 이슈에 어떤 입장일까?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게임뿐 아니라 문화 정책 전반에 해결할 이슈가 쌓여있다. 예술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보호하고자 마련된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지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오늘날까지 제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시민단체 문화연대는 오늘(25일) "국가 문화정책의 기조와 전략, 철학 및 의지의 부재가 이번 인사를 통해 다시금 드러났다"고 황 장관의 지명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 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공연 특성에 맞는 사회적 거리지침인 '동반자 간 거리 두기'가 절실하다​"라고 호소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방안은 고쳐지지 않았다. 

 

라이브클럽협동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에반스라운지, 무브홀 등 홍대 앞 라이브클럽 10곳이 문을 닫았다. 이들 역시 방역 지침 준수에 의거한 거리 두기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큰 변화나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임대료가 밀리고, 문을 닫는 실정이다.

 

과연 '소통능력'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 문화체육관광부에 필요한 것은 '소통능력'보다 문화, 체육, 관광 현안에 대한 '능력' 아닐까? 황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월 2일 1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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