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면서 60여 년 된 원작 소설 <듄>을 향한 관심도 함께 커졌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더 게임 어워드에서 공개된 <듄: 스파이스 워>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게이머가 궁금증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RTS와 4X 장르가 복합된 게임이라는 사실 외에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 1월 14일 <듄: 스파이스 워> 개발사 시로 게임즈는 스팀 커뮤니티에 올린 ‘자주 묻는 말(FAQ)’ 게시글에서 비로소 게임의 장르, 메카닉, 원작과의 관계 등 세부사항을 전달했다. 주제별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문명> 시리즈 등으로 대표되는 4X 장르는 보통 턴제 메카닉을 따른다. 이 때문에 “4X인 동시에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이라는 제작진의 게임 설명은 다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이에 관해 시로 게임즈는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일반적인 RTS와 달리 진행속도가 느리며, 일시 정지나 배속재생(fast forward)이 가능한 게임이다. 다른 4X와 마찬가지로 탐사, 영토 제어, 경제 성장, 전투, 정치, 첩보 등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 게이머들이 RTS에서 기대하는 경험에서 동떨어져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기존 RTS와 다른 점 중 하나는 건축물의 위치를 직접 설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임 규모가 일반 RTS와 비교해 더 거대하기 때문에 직접 건물들의 건축 위치를 지정하는 대신, 기지에 건축물이 자동으로 추가되는 방식을 택했다.
한편 유저들은 시로게임즈의 전작 <노스가드>와의 연관성도 궁금해하고 있다. 그러나 두 게임은 느린 페이스의 RTS라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공통점이 없다. <듄: 스파이스 워>의 경우 정치, 무역, 비밀공작 등이 포함된 훨씬 방대한 게임으로, 더 깊이 있는 자원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며 게임 플레이 시간도 2~3배 더 길다. 다만 플레이 시간은 변경될 여지가 있다.
맵은 절차적 생성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맵의 사이즈, 풍량, 샌드 웜 활동량 등 여러 요소를 유저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다른 RTS 게임에서 바다가 일종의 장벽 역할을 하는 것처럼, 이 게임에서는 사막이 그 역할을 할 예정이다. 대신 사막에서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네트워크 혹은 비행기 이착륙장을 건설하면 사막을 넘나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원작을 읽은 팬은 알아볼 수 있는 고유한 장소들 또한 맵에 구현된다.
게임에는 플레이 가능한 여러 팩션이 존재한다. 현재는 원작의 주요 가문인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이 발표됐고, 미리 해보기 시작 시점까지 2개 가문이 더해질 예정이다. 미리 해보기 기간 동안 5번째 가문이 추가되며 이후로 계속 더해지게 된다.
제작진은 기존 <듄> 게임들에 등장했던 ‘오르도스 가문’의 출연 여부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오르도스 가문’은 허버트의 원저에 나오지 않지만, 윌리스 E. 멕넬리의 <듄> 세계관 안내 책자 <듄 백과사전>에 묘사된다. 제작진은 “책에 등장한 가문들 먼저 구현한 뒤, 미리 해보기 이후로 추가할 가문들을 선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듄>과 <듄2>, <듄> 보드게임 등을 모두 플레이했기 때문에 새 게임에도 이러한 경험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듄: 스파이스 워>는 아라키스 행성의 지배권을 두고 펼쳐지는 암투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별도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제작진은 정식 출시에 앞서 미리 해보기 기간을 가지기로 한 이유에 대해 과거 미리 해보기로 좋은 결과를 낸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플레이어 피드백을 통해 게임 밸런스를 잡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몇몇 요소에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출시 스케줄을 조정했다. 제작진은 이처럼 커뮤니티 의견에 따라 시스템을 변경, 조정하거나 콘텐츠를 추가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사전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듄: 스파이스 워>는 리얼함보다 만화 같은 스타일이 강조된 비주얼이 눈에 띈다. 이러한 아트 디렉션에 대해 제작진은 “수 시간 동안 돌과 모래만 지켜보면서도 유저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묘사에 많은 시간을 들였고, 이런 행성에서 존재할 수 있는 지형 요소들을 만들기 위해 사막 전문 지질학자의 도움을 얻기도 했다. 만화 같은 아트 스타일은, 다양한 색감과 형태를 통해 게임 속 배경을 거칠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묘사하기 위한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싱글플레이 캠페인과 멀티플레이어 콘텐츠는 초기 단계에는 없지만, 미리 해보기 중 주요 업데이트로 추가된다. 언어 지원의 경우 최소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가 제공되고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모드 지원 계획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유저들의 모드 지원 수요를 본 뒤 그 가능성을 살펴볼 의향은 있다. DLC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 본편의 재미와 콘텐츠, 완성도를 먼저 갖추기 위해 미리 해보기에 일단 집중한다. 이후 추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있고 제작진 판단에 DLC를 낼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면, 해당 시점에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듄: 스파이스 워>는 2022년 내로 PC에서 스팀을 통해 처음 출시한다. 다른 플랫폼 출시 계획은 차후 결정한다. 게임 가격은 출시일이 더 가까워진 시점에 해당 시점의 인게임 콘텐츠 분량을 보고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