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는 콘텐츠 플랫폼의 ‘이륙’과 ‘궤도 진입’을 책임질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다. ‘마블’ 시리즈의 파워를 필두로 플랫폼 사업을 벌인 디즈니 사례가 보여주듯, IP는 초기 고객 모집 및 유지, 플랫폼 확대 모두에서 지속적 도움을 준다.
그런데 ‘메타버스’의 경우, 명백히 플랫폼의 일종이면서도 현실과의 연계가 강조되는 고유 특성상 가상 IP의 활용 방안이 상대적으로 덜 탐구되어 온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IP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보유한 캐리소프트와 <헌터스 아레나>의 멘티스코가 힘을 합쳐 만드는 ‘IP 기반 메타버스’ <캐리파크>는 눈길을 끄는 지점이 있다.
두 기업은 전 세계 <캐리> 팬덤에 힘입어 생활밀착형, 수익창출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두 기업은 1월 19일 여의도 IFC몰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캐리파크> 사업 계획을 전했다. 소셜과 게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생태계를 한데 접목해 제작 중이라는 <캐리파크>, 과연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발표 내용을 정리해봤다.
첫 발표를 맡은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는 자사가 보유한 <캐리> IP의 국내외 사업 현황을 전했다.
현재 <캐리>는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과 영어 교육사업, 공연 등 3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교육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올해 안으로 중국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특히 교육 애플리케이션은 중국 내 iOS 런칭이 임박한 상황이다.
공연 사업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중단했었지만, 지난해 11월 말부터 재개해 전국 투어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24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이 이뤄지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중국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캐리와 슈퍼콜라> 세계관과 NPC 등 설정은 그대로 <캐리파크> 메타버스의 핵심 소재가 될 예정이다. 영화를 통해 끌어들인 글로벌 관객을 자연스럽게 <캐리파크> 메타버스로 유도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캐리파크> 제작을 맡은 멘티스코는 <헌터스 아레나>를 통해 언리얼 엔진 4 기반 개발 경험을 보유한 개발사다. 15년 이상 경력의 개발인력들에 더해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강봉석 CSO로부터 2019년부터 블록체인 생태 개발서비스 노하우를 전수받는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정현 멘티스코/캐리버스 대표이사와 강봉석 CSO는 ‘소셜’과 ‘스토리’에 주안을 둔 생활 밀착형 메타버스 게임 <캐리파크>의 주요 특징을 설명했다.
먼저 윤 이사에 따르면 <캐리파크>는 <캐리> 영화 및 OTT 애니메이션 스토리에 기반한 메타버스 플랫폼이자 오픈월드 게임이다. 극중 인물들과의 관계에 집중된 <캐리> OTT 애니메이션처럼, <캐리파크> 또한 주변 사람들과 소소한 일상을 시트콤처럼 풀어내는 소셜 활동 중심의 메타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캐리파크>는 여의도 크기의 인게임 지형이 8개가량 마련된 상태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 안에서 30여 명에 달하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NPC로 활용해 유저의 플레이를 도울 예정이다. 더 나아가 캐리소프트가 기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메타버스 내 게임존, 스쿨존 등에서 구현함으로써 콘텐츠 다양화를 꾀했다.
윤 이사는 기존 형성된 ‘<캐리> 팬덤’의 마케팅적 활용 계획도 밝혔다. <캐리파크> 내 모든 유저에게 가상의 태블릿이 지급되며, 이를 통해 트위터 등 실존 소셜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다. 실제 소셜 미디어로 확산하는 <캐리파크> 유저들의 인게임 경험은 기존 팬덤의 결속을 다지는 한편 잠재적 플레이어를 추가로 유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서 강봉석 멘티스코 CSO는 NFT와 코인 이코노미가 접목된 <캐리파크>의 경제 시스템을 설명했다.
<캐리파크>의 경제 시스템은 크게 ‘인앱 캐시’와 암호화폐 ‘콜라 토큰’의 투트랙 전략을 취한다. 인앱 캐시는 일반 모바일 게임에서처럼 인앱 상점에서 캐시아이템 구매에 쓰인다. 한편 토큰의 경우 광고 시청이나 NFT 판매로 획득할 수 있고, 유저들이 구현한 상가를 이용하거나 기타 NFT 상품을 구매하는데 소모된다. ‘콜라 토큰’은 향후 상장 예정이다.
NFT 상품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게임에서 제공하는 ‘캐리와 친구들 NFT 포토카드’가 있다. 포토카드는 인게임 활동을 통해 습득 가능하며,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판매된다.
유저 생산 콘텐츠(UGC)들도 NFT화를 거쳐 거래된다. 대표적으로 ‘건축물’을 분양하면서 일정액 수수료를 토큰으로 얻을 수 있다. 유저는 게임에서 주어지는 기본 건축 자재를 이용, 자신만의 건물을 설계해 건물을 ‘민팅’하고 이를 청약과 경매로 분양하게 된다. 또한 유저가 직접 디자인한 인게임 의상 역시 유사하게 NFT로 판매할 수 있다.
토큰 획득 수단은 NFT 판매뿐만이 아니다. 자기 소유 건물을 통해 발생하는 ‘입장료’ 및 ‘서비스’ 이용 수익 중 일부가 일종의 ‘수수료’로서 소유주에게 콜라 토큰 형태로 지급된다.
<캐리파크>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유저에게 제공하려는 가치는 즐기면서 버는 E&E(Enjoy & Earn) 경험이다. 강봉석 CSO는 “UX 흐름에 맞춰 NFT 콘텐츠를 학습, 경험하면서 이익을 얻게 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캐리소프트와 멘티스코는 <캐리> IP의 글로벌 팬덤을 통한 마케팅을 통해 20억 원 이상의 실질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는 <캐리> 연관 미디어 채널들이 보유한 팬덤 규모에 따른 추정치다. 일례로 현재 유튜브 '캐리 TV 장난감친구들' 채널은 200만 구독자, '캐리TV 어드벤처' 채널은 46만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다.
향후 <캐리파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마케팅에 나선 뒤, 이후 북미 등 전 세계로 유저 풀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1월 중에는 프로토타입 빌드를 공개하고, 3분기에는 알파 빌드를 완성, 올해 4분기에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봉석 CSO는 “합작법인 캐리버스는 이용자의 철저한 가치실현과 보상 실현이라는 전략적 슬로건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있는 소셜과 스토리 기반 프로젝트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