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타협하지 않겠다.”

<심즈 4> 개발사 맥시스와 모회사 EA가 2월 17일 출시 예정인 <심즈 4>의 신규 확장팩 <나의 결혼 이야기>를 러시아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성년자가 접할 수 있는 콘텐츠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하는 러시아의 현행법 때문이다. 

<심즈 4> 개발을 맡은 맥시즈의 ‘심즈 팀’은 10일(현지시간) 자체 블로그를 통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심즈 4>에는 원래 결혼 기능이 있다. <나의 결혼 이야기>는 여기서 더 나아가 결혼식을 상세하게 기획,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확장팩이다. 청혼에서부터 예식장 실내장식, 웨딩드레스, 웨딩케이크, 기타 이벤트 등 실제 결혼식에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한 이들 콘텐츠는 동성 심(SIM, 게임속 캐릭터) 간에도 아무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연방법에서는 미성년자용 콘텐츠에서 동성애를 포함해 ‘전통적이지 않은 성적 관계’ 묘사를 금지한다.

‘동성애 선전 금지법’ 혹은 ‘동성애 반대법’ 등으로도 불리는 ‘전통적 가족 가치 부정을 옹호하는 정보로부터의 아동 보호를 위한 러시아 연방법’은 2013년 처음 도입됐다. 미성년자들에게 ‘전통적이지 않은 성적 관계를 옹호하는 선전물’을 유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본편인 <심즈 4>의 경우 이미 2014년 동성애 요소 포함을 이유로 러시아에서 18세 이상 이용등급을 부여받았다. 당시 EA는 이러한 등급 분류를 변경할 목적으로 콘텐츠를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성인 전용으로 게임을 출시했다. 따라서 <나의 결혼 이야기>의 러시아 출시 역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이번 <나의 결혼 이야기> 확장팩은 유저들이 스스로 동성 부부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도미니크’와 ‘카멜리아’라는 두 여성 심의 결혼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심즈 팀은 러시아에서 이러한 유형의 부부 이야기가 자유롭게 다뤄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러시아 미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미니크와 카멜리아의 이야기를 숨기는 것은 우리 팀이 추구하는 가치를 타협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자신답게 살고, 사랑하고 싶은 상대를 사랑하며,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전하는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 게이머들은 해당 콘텐츠를 즐길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맥시즈 팀은 “안타깝게도 러시아의 <심즈> 유저들은 이번 게임 팩을 구매할 수 없다”고 전했다.

(출처: 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