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식목일 특집] 하다 보면 경각심 샘솟는 ‘친환경’ 게임들

사라진 꿀벌들을 생각하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2-04-05 12:49:36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일반]
/webzine/china/nboard/4/?n=146492 주소복사

[식목일 특집] 하다 보면 경각심 샘솟는 ‘친환경’ 게임들

사라진 꿀벌들을 생각하며

“꿀벌이 사라졌다.”

 

2022년 1월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벌통 속에서 월동 중이어야 할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까지 협회 소속 농가들의 227만 6,593개 벌통 중 39만 517개에서 '실종'이 발생했습니다. 사라진 꿀벌 수는 60억 마리로 추정됩니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경고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가 이렇게 말했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습니다. 꿀벌 실종이 생태계에 미칠 실질적 위험에 대한 평가도 다소 분분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관심 둬야 할 문제입니다. 꿀벌 실종은 양봉 농가에 큰 피해를 줄뿐더러, 기후위기의 실재를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어서입니다.

 

이상기후에 맞서 탄소 중립이 범세계적 기조로 떠오르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늦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돌아온 식목일은 사뭇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식목일의 의의를 기념해 ‘재미도 있고 메시지도 담은’ 게임들을 살펴봤습니다. 게임을 한다고 꿀벌이 돌아오진 않겠지만, 우리 자신과 주변의 작은 변화는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역(逆)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 <테라 닐>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의 주요 콘텐츠는 보통 ‘토지 개간’입니다.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도로를 깔고 건물을 세운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환경 보호 테마의 대척점에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개발 중인 인디 타이틀 <테라 닐>은 이런 장르 특성을 비틀어 만든 ‘역(逆) 도시 건설’(reverse city builder) 게임입니다. 다양한 과학 시설을 이용, 황폐화한 행성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하천 복구, 지력 회복, 식물 생태 및 종 다양성 확보, 기후 정상화 등을 완료한 뒤 ‘철수’하는 것이 게임 목표입니다.

 

장르에 반하는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게임플레이는 그 전통을 답습합니다. 복구 지역을 넓혀가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이것으로 다시 지역을 확장하는 순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수력, 풍력발전 등 친환경적 방식을 중심으로 발전을 추구해 환경 파괴를 되짚는 과정이 일반 시티 빌더의 '반발적 패러디'처럼 작동한다는 점이 재미 요소로 꼽힙니다. 다만 그러한 메시지가 평화로운 분위기 속 은근히 제시되기 때문에 전복적 맥락을 유저가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즐겨야 한다는 사실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테라 닐>은 2021년 데모가 공개되면서 한 차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브로포스>의 프리 라이브즈가 개발하고, 디볼버 디지털이 유통을 맡았습니다.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스팀 등 플랫폼에서 데모를 플레이해볼 수 있습니다.

 

 

제목: <테라 닐>(Terra Nil)

장르: 역(逆)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플랫폼: PC (예정)

가격: 미정

한국어 지원: O

 

 

# 발전과 보호의 갈피에서 - <ECO>

 

<테라 닐>이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의 환경 담론적 한계를 파고들었다면 <ECO>는 크래프팅·생존·협동 장르의 문법에 ‘환경영향’이라는 요소를 더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게임입니다.

 

<ECO>는 기본 얼개부터 독특합니다. 현실 시간으로 30일 뒤 지표 충돌 예정인 유성에 맞서, 기술을 서둘러 발전시켜 이를 파괴하고 살아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환경 보호’라는 두 번째 주요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ECO>의 자연환경은 실제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유저의 모든 행동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게임에 마련된 시뮬레이션으로 사전에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연쇄적 자연파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저 커뮤니티가 직접 제정한 ‘환경법’까지 준수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나 환경 보호 테마만을 강조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환경적 메시지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생존·제작·협동의 코어 게임플레이 때문에 즐기는 유저도 상당 비율을 차지합니다.

 

아이템 및 제작법만 해도 수백 종류에 달하는 등, 실질적 콘텐츠를 풍부하게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건축, 요리, 사냥, 연구와 같이 다양한 '역할'을 심도 높게 구현해 유저 각자가 전력을 기울여야만 유성 파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유저 동참으로 운영되는 정치·경제 시스템도 특징적입니다. 반면 30일이라는 시간 제약과 과도한 노동량으로 말미암은 '빡빡한' 게임플레이는 단점으로 여겨집니다.

 

경제·기술 발전에는 반드시 환경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 동시에 이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게임은 스팀에서 82%의 유저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8년 처음 공개되었지만, 아직도 얼리액세스 상태라는 사실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됩니다.

 

 

제목: <ECO>

장르: 제작·생존·협동

플랫폼: PC

가격: 31,000원 

한국어 지원: O

 

 

# 섬을 되살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 - <알바: 야생의 모험>

 

<알바: 야생의 모험>은 소녀 ‘알바’를 주인공으로 한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알바는 지중해의 어느 섬에 있는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가, 섬의 야생동물 생태계가 위험에 처했음을 깨닫고 이를 되살리기 위한 여정에 나섭니다.

 

주요 목표는 섬에 분포한 여러 야생 동물을 촬영해 동물도감을 완성하고, 주민으로부터 섬 개발 반대 청원 서명을 받고, 자연 보호 구역을 복원하는 등 환경보호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입니다.

 

따뜻한 감성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섬 곳곳을 알차게 구현해 '탐험의 재미'라는 어드벤처 게임의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평가입니다. 게임의 테마이자 감정이입의 대상인 야생동물들의 외관과 행동 또한 현실적이면서도 다채롭고 정감있게 표현하면서, 사진을 찍어 모으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고려했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알바의 귀여운 모습도 호평의 이유입니다.

 

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가 주최하는 2022년 시상식에서 사회적 게임에 수여되는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게임상’(Game Beyond Entertainment)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스팀에서 2,300여 리뷰어 중 97%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습니다.

 

 

제목: <알바: 야생의 모험> (Alba: A Wildlife Adventure)

장르: 어드벤처

플랫폼: PC, 닌텐도 스위치, Xbox One, Xbox 시리즈 X/S, PS4, PS5

가격: 17,500원

한국어 지원: O


 

# BBC가 참여한 해양 탐사 게임 - <비욘드 블루>

 

<비욘드 블루>는 환경-뿐만 아니라 각종-다큐멘터리의 명가 BBC와 개발사 E-라인 미디어가 협력해 제작한 해양환경 탐사 게임입니다.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해양과학자 ‘미라이’(未來·미래)가 되어 바다의 비밀을 탐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제작진은 현시점의 해양환경 파괴가 가까운 미래 바다에 어떤 결과로 종착할 수 있는지, 사실에 근접하게 묘사하려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BBC 및 환경학자들에 많은 자문을 구했습니다. 제도적인 복구 노력이 이루어진 바다와 그저 방치된 바다의 모습을 게임 속에 대비시키면서 오늘의 우리에게 주어진 당면과제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바다를 탐사하면서 해양 생물을 '스캔'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주된 게임플레이입니다. 다양한 상호작용보다는 해저 환경의 현실적 묘사와 주인공 및 인물들 간 대화를 통한 스토리텔링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직접 환경보호를 외치기보다는 '미라이'의 개인적이고 현실적인 서사를 통해 실제 바다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힐링’되는 게임플레이, 게임에 삽입된 유익하고 풍부한 해양 정보, 다큐멘터리 영상 등으로 호평받았습니다. 스팀 기준 730명의 리뷰어 중 87%가 긍정 평가했습니다. 4~5시간으로 다소 짧은 플레이시간 등은 단점으로 꼽힙니다. 

 

 

제목: <비욘드 블루> (Beyond Blue)

장르: 어드벤처

플랫폼: PC, 닌텐도 스위치, Xbox One, PS4

가격: 20,500원

한국어 지원: O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