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13>이 3부작의 끝을 맺는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스퀘어에닉스는 1일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라이트닝 리턴즈: 파이널 판타지 13>(이하 라이트닝 리턴즈)의 세부정보를 공개했다.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13일. 모든 일을 끝내는 것은 역시 여주인공 라이트닝이다. 최근에 공개된 영상부터 보자. /타이베이(대만)=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라이트닝 리턴즈>의 무대는 전작으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후다. 전작에서 주인공들은 죽음의 세계인 발할라가 현실을 덮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결국 현실과 발할라가 겹치며 혼돈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았고, 의욕을 잃었으며, 다가오는 멸망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다시 500년이 흐른 후, 종말이 눈앞으로 다가왔을 때 라이트닝이 모습을 드러낸다.
원래 세계는 발할라와 충돌하며 대부분 사라졌고 남아 있는 4개의 대륙은 ‘노우스 파루투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하지만 어떤 대륙도 종말을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라이트닝의 이야기는 그중 한 대륙인 ‘루쿠세리오’에서 시작된다.
■ 종말 이후 이어지는 신세계로 인간을 인도하라
게임을 시작하는 룩세리온은 비교적 얌전하게 죽을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인 ‘빛의 섬’이다. 라이트닝은 어떤 일을 계기로 이곳에서 사람들의 영혼을 새로운 세상으로 이끄는 해방자의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그녀 앞에서 해방자를 노린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다.
가만히 있어도 종말을 맞는 세상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 정상적일 리 없다. 범인은 해방자에 반감을 가진 의문의 집단. 라이트닝은 증거를 모아 상대집단의 속셈을 파악해야 한다.
<라이트닝 리턴즈>는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했다. 사람이 몰린 곳에는 사건이나 증거가 위치하고, 사람이 도망치는 곳에는 몬스터나 위험인물이 있다. 증거를 찾기 위해 NPC를 들키지 않고 미행하거나 시야를 피해 이곳저곳에 숨는 상황도 생긴다.
타이베이 게임쇼 개발 버전 시연에서는 라이트닝이 흰 옷을 입은 의문의 단체를 미행하고, 비밀번호를 알아내 살인의식 현장을 찾아나서는 장면이 공개됐다.
■ 종말까지 13일, 실시간으로 흐르는 시간
<라이트닝 리턴즈>의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이다.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13일. 그 13일은 라이트닝이 무슨 일을 하고 있어도 흐른다. 길을 걸을 때도, 적과 싸울 때도, 상점을 이용할 때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 라이트닝은 13일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시간은 단순히 ‘제한’의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 <라이트닝 리턴즈>의 세계는 시간에 따라 꾸준히 변한다. 출근시간에는 광장 가득 몰리는 사람을 볼 수 있고, 밤 늦은 시간에는 상점이나 기차를 이용할 수 없다. 결국 계속해서 흐르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라이트닝 리턴즈>의 핵심이다.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듯 <라이트닝 리턴즈> 곳곳에는 시계가 등장한다. 인터페이스 상단에는 언제나 시간이 표시돼 있고, 마을 곳곳에 위치한 시계도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다만 전작처럼 엔딩에 분기는 없다. 마지막 이야기인 만큼 라이트닝의 해피엔딩을 위해 모든 일이 진행되어 간다.
13일이라는 시간 동안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는 없다. 그래서 엔딩을 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 토리야마 모토무 디렉터의 이야기다.
■ 빨라진 전투, 액션게임에 가까운 움직임
<라이트닝 리턴즈>의 전투는 여전히 실시간 턴 방식(ATB)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턴이 차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플레이어는 전투 중 언제나 라이트닝을 움직일 수 있으며 전투 속도가 빨라져 실시간 액션에 가깝게 싸울 수 있다.
4개의 버튼에는 어택, 가드를 비롯해 마법과 스킬 등의 어빌리티를 지정할 수 있으며 상황에 맞춰 해당 어빌리티를 사용해 전투를 이끌어 나간다. 데모 시연에서는 적의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가드로 막고, 이어지는 연속공격으로 쓰러진 적을 마법 ‘선더’로 연달아 내리꽂는 장면이 연출됐다.
전략성을 강화하기 위해 몬스터마다 다양한 약점을 둔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초반에 만날 수 있는 베히모스는 공격 한 방, 한 방이 강력한 대신 느리고 물리공격에 약하다. 이를 이용해 베히모스의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가드로 막아내고 물리공격을 연타해 기절시킬 수도 있다.
3인 파티로 구성된 전작과 달리 <라이트닝 리턴즈>에서는 라이트닝 홀로 모든 전투를 치른다. 라이트닝은 미리 3종류의 복장을 등록한 후 전투 상황에 맞춰 복장을 바꿔 입을 수 있다. 데모 시연에서는 이브닝 드레스를 닮은 복장도 공개됐다.
전투 이외에서도 ATB 게이지를 이용해 달리거나 높은 곳에 뛰어오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전투에 돌입하기 전 적을 먼저 발견하고 공격하면 체력의 10%를 미리 줄이고 전투화면으로 돌입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도 있다.
■ 사실적인 세계, 모든 것이 끝나는 이야기
<라이트닝 리턴즈>는 사실적인 세계를 내세운다. 시간의 변화 외에도 마을에는 현실처럼 다양한 상점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살아 간다. 메인 퀘스트 외의 서브 퀘스트도 대폭 늘렸다.
여기에 마음 속에 어둠이 생긴 전작의 주인공들이 적으로 등장하고, 전작의 엔딩에서 죽은 여동생 세라와 비슷한 모습의 다른 여성이 나타나는 등 전작의 이야기와 궁금증도 이어진다. 3부작으로 구성된 ‘라이트닝 사가’의 마지막 이야기인만큼 모든 이야기의 끝이 <라이트닝 리턴즈>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라이트닝 리턴즈>는 올해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된다. 국내에서는 한글판으로 나오게 되며, 사전에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한국어 공식 사이트도 열릴 예정이다. 아래는 <라이트닝 리턴즈>의 개발을 총괄하는 토리야마 모토무 디렉터와의 일문일답이다.
전투 시스템이 액션에 가깝게 빨라 보인다. 목적이라도 있나?
반사신경이 필요한 수준의 액션은 아니다. 전작의 실시간 턴 방식 전투가 엄청 빨라졌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ATB 전투 속에서 라이트닝을 실시간에 가깝게 움직이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흐름 자체는 전작과 비슷하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파판 13>부터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남자들의 역할이 줄어든다.(웃음)
<파이널 판타지 13>이 강인한 여주인공을 내세운 스토리인 만큼 이번에도 강력한 주인공인 라이트닝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다. 라이트닝이 워낙 인기를 얻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시리즈에 따라 남자 주인공도 등장하고 그랬으니까…….
13일로 시간을 제한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택했다. 게임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이번 게임에서는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의 기간이 정해져 있다. 그게 13일이다. 물론 처음부터 13일이 정해진 건 아니고 게임 시작 후 며칠 동안 진행된 라이트닝의 플레이에 따라 종말까지의 시간이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한다.
전작(파판 13-2)의 콘셉트는 확장이었다. 그래서 멀티엔딩과 DLC에 따른 스토리 변화, 엔딩 변화 등을 넣었는데 이번에는 라이트닝의 해피엔딩 하나만을 향해 달려갈 생각인 만큼 별도의 분기는 없다.
하지만 13일 동안의 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한정된 만큼 메인 퀘스트를 끝낸 후에도 즐길거리가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전작에서 끝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이번에 완전히 마무리되는 것인가?
일명 ‘라이트닝 사가’라고 부르고 있는데(웃음) 이건 여기서 완결된다. 이번 이야기는 3부작이었던 만큼 여기서 마무리를 지을 것이다.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파이널 판타지 13>부터 이번 작품까지 한글화를 진행했고, 이번에는 전 세계 동시발매도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행사에 올 때마다 친근감을 느낀다. 그만큼 한국에서 <파이널 판타지 13>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는데 앞으로의 <라이트닝 리턴즈>에서도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