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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20살 '열혈강호 온라인', "앞으로의 10년, 20년도 끄덕 없다"

엠게임 강영순 본부장, 공근영 기획팀장 인터뷰

한지훈(퀴온) 2024-11-19 00:00:05
퀴온 (한지훈 기자) [쪽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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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열혈강호 온라인', "앞으로의 10년, 20년도 끄덕 없다"

엠게임 강영순 본부장, 공근영 기획팀장 인터뷰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20년 간 울고 웃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지금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2000년대 초를 향유한 게이머라면 모를 수가 없는 게임이 하나 있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동명의 국산 무협 만화를 원작으로 한 MMORPG로, 진지함과 코믹함을 이리저리 오가며 몰입감 있는 서사를 선보인 원작 만화처럼 <열혈강호 온라인> 역시 다른 무협 배경의 게임들과 다르게 캐주얼한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의 흥행은 한국에서 그치지 않았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을 시작해, 대만과 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해 흥행을 이어갔다. 이후 <열혈강호 온라인>은 2019년 공성전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인기 차트 역주행에 성공해 2020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역대 최고 월 매출을 연속으로 갈아치우고,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는 등 20년차 게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호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1월 25일은 <열혈강호 온라인>이 국내 서비스 20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를 기념해 오는 20일에는 서비스 2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운 콘텐츠와 이벤트로 유저들을 맞을 준비 중인 엠게임의 강영순 본부장과 공근영 기획팀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엠게임 강영순 본부장(오른쪽)과 공근영 기획팀장(왼쪽)


# 서비스 20주년을 되짚어보며


Q. <열혈강호 온라인>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A. 강영순 본부장: 20년은 한 사람이 태어나서 성인이 될 정도로 긴 시간이죠.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고, 즐거운 시간도 있었는데요. 이런 발자국 하나하나가 모여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희 집 큰 아이가 만으로 18살인데, <열혈강호 온라인>와 같이 아이들을 키워온 것 같아요. 아이 키우는 것만큼 게임을 키우는 것도 정답도 없고,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이뤄냈을 때 보람은 참 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모바일 게임 붐이 일었을 때였습니다. 그때는 저희 작품이 정말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행히 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고, 2년 정도 지나니 PC 게임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Q. 2007년부터 <열혈강호 온라인> 개발에 참여하셨는데요.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오신만큼 그 의미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A. 강영순 본부장: 초창기 게임 개발은 뭐랄까, 동호회 느낌이 강했었는데요. 이후에 게임이 하나의 산업으로 변모해나가는 시기를 맞이했을 때, 체계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마련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콘텐츠 측면으로 보면 저희가 어릴 때 재밌게 즐겼던 놀이들을 게임에 접목해 콘텐츠로 녹여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요 이런 콘텐츠가 게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잘 녹아들어서 유저들이 재밌게 즐겨주시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기도 합니다.



Q. 서비스 과정에서 개발팀 내부에 변화는 없었나요?


A. 강영순 본부장: 그래픽 개발 인원이 조금 줄었지만 개발팀 규모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긴 시간 게임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업데이트 관련 기록이 누적됐고, 새로운 프로젝트나 아이디어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만들어졌는데요. 덕분에 현재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Q. <열혈강호 온라인>은 20년 서비스 과정에서 하락세를 겪기도 하고, 반대로 중국 시장 진출 등으로 상승세를 이끌어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전환의 계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강영순 본부장: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하지만, 아마 ‘공성전’ 콘텐츠를 기점으로 끊임없이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온 것이 전환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게임이 다시 성공할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텼던 게 시장 분위기랑 연결되어 다시 흐름 탄 것 같아요. 한 사람, 혹은 한 부서가 잘했다기보다는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의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 글로벌 서비스의 성공 비결


Q. <열혈강호 온라인> 글로벌 서비스의 흥행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강영순 본부장: 저희는 현지 퍼블리셔와 게임의 모든 업데이트를 양사 합의 하에 진행하고 있는데요. 밸런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상 퍼블리셔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있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현지에 직원들과 전문 통역가들을 배치해서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저희가 롱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출시된 무협풍의 게임은 많지만, <열혈강호 온라인>처럼 코믹한 분위기의 무협 게임이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어요. 어쩌면 저희 <열혈강호 온라인>이 자리를 선점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요. 추가로 게임이 요구하는 사양도 낮고, 게임도 쉽고 재밌으니까 더 큰 시장에서 더 많은 유저들을 만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열혈강호 온라인>이 국내외 여러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데, 지역별로 유저들의 성향 차이가 있나요?


A. 강영순 본부장: 베트남, 태국 지역은 유저들과 운영자 사이의 거리가 되게 가까운 느낌이에요. 유저들이 운영자들과 함께 즐기는 캐주얼한 이벤트를 선호하고 게임 관련 굿즈들도 많이 제작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중국 지역 같은 경우는 확실히 PvP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어떤 분야에 최고가 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Q. <열혈강호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모바일 게임 <전민강호>가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강영순 본부장: 사실 처음 <전민강호>가 중국에서 처음 오픈할 때는 ‘혹시 우리 게임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전민강호>가 출시되니 <열혈강호 온라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래서 지금은 <전민강호>의 국내 서비스가 저희 게임과 좋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민강호>라는 게임은 어떻게 보면 저희 게임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단순화시킨 게임이잖아요. 저희가 20년간 개발하면서 쌓아놓은 노하우와 콘텐츠를 바탕으로 다른 게임에서 즐길 수 없는 저희 게임만의 재미를 선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기대 성과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강영순 본부장: 태국 지역 서비스는 아직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이미 100% 가까이 성장했지만 그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중국 서비스는 물론 지금보다 더 잘 됐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현재 성과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고요. 한국 서비스는 최근까지 최저점에서 50% 이상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향후에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20년을 기약하며


Q. 20주년 맞이 기념 업데이트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강영순 본부장: 이번 업데이트로 최고 레벨이 확장되고, 이에 발맞춰 신규 기공/무공, 무기, 의복 등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신규 기공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업데이트로 기존에 없던 다른 플레이어를 직접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기공이 새롭게 추가됩니다.


이와 함께 20주년을 맞아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Q. 20주년 업데이트를 맞아 게임을 시작할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나요?


A. 강영순 본부장: 현재도 신규 및 복귀 유저들에게 유용한 버프 효과를 제공하고 있고, 기존 유저들에게는 이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20주년을 기점으로 버프 효과를 더 상향할 계획입니다. 추가로 신규 및 복귀 유저들도 기존 유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PvP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공근영 팀장: 추가로 설명해 드리자면, 기존 ‘비무대회(PvP)’와 다른 방식의 2:2 대전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특정 효과를 가진 NPC 캐릭터와 함께 대전에 참가하는 콘텐츠로, 전략을 잘 짜면 신규・복귀 유저들도 기존 유저들과 비슷하게 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업데이트 이후에도 원작에 나왔던 ‘검황’ 같은 다양한 NPC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Q. 20주년 업데이트 이후 로드맵도 궁금합니다.


A. 강영순 본부장: 최대레벨 상한 이후 3개월 내로 새로운 상위 지역을 오픈하고 신규 클래스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글로벌,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오프라인 행사 개최도 고려 중입니다.


오는 20일 업데이트되는 '승천 7식' 캐릭터 외형

Q. 추후 추가될 신규 캐릭터에 대해서 간단한 힌트라도 주실 수 있나요?


A. 강영순 본부장: 신규 캐릭터는 기존 ‘한비광’, ‘담화린’ 같은 영웅 캐릭터입니다. 원작 만화에서 등장했지만 게임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Q. 올해 30주년을 맞은 원작 만화도 완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원작의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완결 이후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내실 계획이신가요?


A. 공근영 팀장: 게임의 시나리오는 <열혈강호>의 주인공들이 지나간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원작 만화가 완결된 이후에도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완결 이후 이야기는 원작 작가님과 상의해서 저희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풀어낼 계획입니다.


저희 게임이 지금 원작 55권 지점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요. 원작이 100권에 완결된다고 가정해도 풀어낼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18일 원작 <열혈강호> 연재 30주년을 기념해 전극진, 양재현 원작자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Q. 20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여러 유저들을 만나보셨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유저가 있으신가요?


A. 강영순 본부장: 게임을 접었다가 복귀하면서 20년째 꾸준히 하는 유저층이 5% 정도 있는데요. 그중에 게임 가이드를 정말 잘 작성해주시는 유저분이 한 분 계십니다. 블로그에 게임 관련 정보나 공략 등을 잘 정리해주시고, 가이드 외에도 게임에 대한 피드백도 정말 많이 주세요. 많은 유저분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이라 특히 기억에 많이 남네요.


공근영 팀장: 무협 배경의 게임이다 보니 게임 내에 ‘정파’와 ‘사파’라는 두 세력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각 세력의 리더 역할을 맡는 분들이 계신데,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사랑해주시면서 각 세력을 이끌고 있는 두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Q. 게임의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 게임이 노후화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오늘날 게임 시장에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 중이신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강영순 본부장: 솔직히 말씀드리면 굳이 저희 게임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따라가야 하는 것도 있겠죠. 게임의 액션이나 스킬 이펙트 같은 건 최신화될수록 좋겠지만, 캐릭터 디자인 같은 건 오히려 <열혈강호 온라인>만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유저들이 선호하는 플레이 방식이나 환경에 맞춰 새로운 기능과 요소들을 더하는 방식으로 트렌드에 맞춰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결국 MMORPG의 핵심은 콘텐츠이고, 이를 잘 제공한다면 올드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Q. 끝으로 긴 시간 게임을 함께 해준 유저분들께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강영순 본부장: 20년간 게임을 함께하는 분도 있고, 반대로 최근에 게임을 접하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 게임을 사랑하고 즐겨주시는 모든 유저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열혈강호 온라인>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함께해주시길 바라고, 유저분들의 의견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 들으면서 10년, 20년 더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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