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곧 출시할 디아4 확장팩…복귀해도 좋을까?

풍성하고 차별화된 게임 플레이, 가격이 관건

방승언(톤톤) 2024-10-05 13:48:14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패키지형]
/webzine/event/nboard/16/?n=197597 주소복사

곧 출시할 디아4 확장팩…복귀해도 좋을까?

풍성하고 차별화된 게임 플레이, 가격이 관건

<디아블로 4> 확장팩 <증오의 그릇>출시가 다가왔다. 블리자드에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다. <디아블로 4> 본편은 관심을 인기로 이어가지 못했다. 대형 이슈였던 ‘몬스터 밀도 하향’ 외에도 근본적 차원의 문제들이 점차 지적되면서 유저 상당수가 이탈했다.

한 가지 뼈아팠을 비판은 빌드의 다양성 부족이다. 개발진은 출시 전 무수한 빌드를 약속했지만, 실제 빌드 다양성의 폭은 약속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개발진은 개선을 거듭했고, 출시 약 1년 후인 ‘시즌 4’ 시점에는 비로소 평가 반전에 성공했다. 명칭부터 ‘전리품의 재탄생’인 시즌 4는 장르적 본질인 ‘루팅’의 개선에 집중했으며 이 전략은 적중했다.

문제는 해당 시점에 이미 크게 줄어있던 유저 풀이다. ‘비로소 게임이 완성됐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이를 만끽할 유저들은 게임의 미흡함을 감수해 온 골수팬을 빼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증오의 그릇> 출시는 새 콘텐츠뿐 아니라 그간의 개선 사항도 함께 홍보할 절호의 기회다. 미디어 대상 사전 체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 다소 낯선 신규 직업 콘셉트

‘혼령사’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혈기사’를 제외하면 <디아블로> IP에 약 10년여 만에 추가되는 신규 직업이다. 신규 직업의 매력도는 시리즈 대대로 확장팩 구매의 중요한 동기가 되어 왔다.

그런 만큼 기존 직업들과의 분명한 차별화가 중요한데, 이 지점에서 혼령사의 첫인상은 기존 직업 ‘드루이드’와 다소 중첩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두 직업 모두 동물에 관련된 스킬들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레퍼런스를 파고들면 차이는 분명해진다. 고대 켈트 신앙을 참고한 드루이드의 동물 변신은 대자연 숭상의 일환이다. 한편 혼령사의 힘은 동물 형태의 강력한 영적 존재 ‘혼령 수호자’로부터 빌려오는 것이다. 동물과 그 영혼에 특별한 수호의 힘이 있다고 믿었던 아즈텍 문화를 연상시킨다.


게임에서 ‘혼령 수호자’들은 ‘혼령계’를 외부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강력한 영적 존재들이다. 구체적으로 고릴라, 재규어, 독수리, 지네의 네 가지 혼령 수호자가 등장한다.

혼령사의 콘셉트는 ‘대중성’ 측면의 매력이 다소 빈약한 편이다. 도적, 드루이드, 강령술사 등 <디아블로>를 떠나 게임계 전반에서 유구히 활용되어 온 직업들에 비교하면 낯설다. 유저가 추구할 직업 고유의 판타지(로망)가 명확하지 않으며, 이것은 캐릭터의 매력도에 직결될 수도 있는 문제다. 실제로 개발진이 콘텐츠 구상에서 자주 중요하게 언급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디아블로> 시리즈가 그간 부두술사, 수도사 등 특정 문화권에서 낯설게 여길 수 있는 직업들을 이미 추가해 왔다는 사실, 그리고 글로벌 유저들이 이들을 별 무리 없이 받아들여 왔다는 사실을 기억할 만하다. 혼령사의 흥미로운 스킬 메커니즘 역시 직업에 ‘대중적’ 매력을 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유연한 빌딩의 재미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혼령사의 스킬은 크게 고릴라·독수리·재규어·지네의 네 가지 동물 유형으로 나뉜다.

각 스킬 유형은 해당 동물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콘셉트를 지닌다. 예를 들어 고릴라 스킬은 피해 경감과 광역 피해, 독수리 스킬은 신속한 이동과 단일 타겟 공략을 주된 메커니즘으로 삼는다. 재규어 스킬의 경우 빠른 공격 속도, 지네 스킬은 당연하게도 중독 피해가 핵심이다.

같은 유형의 스킬끼리는 시너지를 내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령 재규어 스킬들의 핵심 효과인 ‘포악함’을 예시로 들 수 있다. ‘포악함’은 1개씩 중첩될 때마다 기본 공격 속도가 일정량씩 높아지는 효과다. 재규어 유형 스킬을 전부 스킬창에 등록해 놓는 것만으로 ‘포악함’을 축적하고 소모하는 공격 사이클을 자연스럽게 구축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스킬 유형 간 연계를 다양하게 유도하는 장치 또한 많다. 가령 고릴라 유형의 스킬은 혼령사에게 ‘보호막’을 부여할 수 있는데, 이 보호막 수치에 비례하여 더 큰 피해를 입히는 독수리 스킬도 존재하는 식이다. 적을 끌어모으는 독수리 스킬에 광역 피해를 주는 고릴라 스킬을 연계할 수도 있다.


이렇듯 혼령사는 기본 스킬트리에서부터 ‘믹스 & 매치’의 재미를 제공하는데, 이는 직업 전용 시스템 ‘혼령 전당’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혼령 전당에서 유저는 주 혼령과 보조 혼령을 하나씩 골라 각기 다른 패시브 효과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때 주 혼령을 선택하면, 다른 혼령의 스킬까지 해당 혼령의 스킬로 취급하게 되는 시스템이 혼령사의 범용성을 더욱더 강화한다. 예를 들어 고릴라를 주혼령으로 선택하면 다른 계열 스킬도 모두 고릴라 기술로 취급돼, 고릴라 계열에만 적용되던 버프를 똑같이 받게 된다.

캐릭터 빌드가 매우 유연한 만큼, 게임 중 획득하는 전설/고유 아이템 중 상당수가 빌드에 기용될 여지가 발생한다. 이런 범용성이 출시 후 다양한 유저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 익숙하지만 새로운 신규 콘텐츠

스토리를 제외한 <증오의 그릇> 신규 콘텐츠의 상당수는 기존에 존재하던 시스템을 개념적으로 계승하면서도 많은 부분 변형한 것이다. 기존 팬과 신규 유저에게 각각 다른 감상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으로 룬어가 있다. <디아블로 2>에서의 룬어는 아이템과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하는 수단이었다. 반면 <증오의 그릇>에서의 룬어는 보조 효과를 더해주는 역할이다. 따라서 룬 획득에서 느껴지는 임팩트는 다소 약해졌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스킬트리나 아이템 풀에 없는 새로운 유틸리티를 더하기도 하는 등, 빌드 독창성 추구에는 더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플레이스타일의 다변화를 강화해 줄 만한 또 하나의 요소는 용병 시스템이다. 이번 확장팩에서 만나볼 수 있는 용병은 총 네 명으로, 각자 고유한 스킬트리를 가지고 있다. 적을 도발하거나 기절시키고 플레이어에게 버프를 주는 등 게임플레이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만한 스킬들이 포진해 있어, 다양한 방향으로 육성해 보고 플레이어 빌드와의 시너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새롭게 추가된 파밍 콘텐츠 ‘쿠라스트 지하도시’는 전편의 대균열, 4편의 나락 콘텐츠를 연상시키는 타임어택 던전이다. 차이점은 스테이지의 지속과 클리어 타이밍을 사용자가 더욱 주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던전의 폐장(?) 시간을 늦추는 몬스터와, 던전의 클리어 정도를 높이는 몬스터가 별도로 존재해 원활한 클리어를 위해서 순간순간의 판단이 중요해졌다.

신규 지역 나한투의 비주얼은 본편의 기존 지역들과는 그 색을 전혀 달리하며, 밀림 특유의 조밀한 디테일을 가득 살려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이번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어둠’ 메카닉은 주변 지형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명에 의지해 탐사를 이어 나가는 콘텐츠로, 시리즈에 없던 새 재미를 준다. 다만 탐사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도입한 듯한 ‘함정’ 콘텐츠들은 그 독창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게임 템포를 다소 늦출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 새 요소들만큼 눈에 띄는 것

마지막으로, 확장팩 신규 콘텐츠에만 한정되지 않는 전반적 개선점도 짚어볼 만하다. 특히 <디아블로 4> 본편을 초기에 즐기다가 빠르게 그만둔 유저들이라면 이번을 계기를 복귀할지 여부를 판단할때 함께 고려할 만한 지점들이다.

‘과거 유저’들이 반길 만한 최대 변경점은 크게 강화된 몬스터 사냥의 호쾌함이다. 이번 시즌에서 새로 도입된 쿠라스트 지하도시 등 엔드게임 콘텐츠에서의 몬스터 밀도는 특히 괄목할 만하지만, 해당 지점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전에 비해 월등히 많은 몬스터들이 유저를 감싸온다.

그 외에도 가짓수와 드롭 확률이 모두 비약적으로 강화된 전설/고유 아이템 역시 단점으로 지적되던 전반적 지루함을 줄여주는 중요 변경점이다. 더 나아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추가된 다양한 아이템 강화, 파밍 콘텐츠도 이전보다 월등히 많은 선택지를 유저에게 부여해준다.

다만 발목을 잡을 만한 것은 판매 가격이다. 본편의 비교적 높았던 가격은 유저들의 평가가 유독 더 혹독했던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확장팩 일반판의 가격은 49,900원으로, AA규모 게임에 준한다. 콘텐츠의 볼륨과 퀄리티는 아쉽지 않은 수준이지만, 결국 확장팩은 본편의 연장인 만큼 본편에 투자했던 비용까지 함께 고려하게 되는 유저도 많다는 점은 간과하기 힘들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