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커비는 네모입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2019년 만우절 <별의 커비> 공식 트위터에서 한 장난이다.
4월 1일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이날은 서로 유쾌한 거짓말을 하며 노는 만우절이다. 만우절만 되면 많은 사람이 진지함을 내려놓고 장난을 치곤 했는데, 게임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만우절을 맞아 유저들을 폭소케 했던 장난을 모아 봤다.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장난은 혼자 하면 재미없다.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두 게임의 만우절 합작품이 있었다. 바로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가 공식 홈페이지를 서로 맞바꾼 것이다.
각 게임 홈페이지 주소로 들어가면 다른 게임 홈페이지로 가도록 만들어져 유저들이 꽤 당황했다. 이벤트 기념으로 유저 설문도 받았는데, 반응도 좋았다. 이때는 아직 두 게임이 ‘넥슨’ 아래서 한솥밥을 먹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치 예고편 같은 합작품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08년 7월 10일, 넥슨은 네오플 경영권을 인수했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플>과 <던파> 모두 유저들에게 큰 비판을 받는 게임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웃픈’ 추억이다.
<엑소스 히어로즈>는 유저 공모전 당선 팬아트를 만우절에 실제 페이트코어(스킨)로 추가했는데, 퀄리티가 ‘무시무시’해 화제가 됐다.
발단은 2019년 12월 진행된 팬아트 이벤트였다. 유저들은 보상이 짜다는 이유로 항의 차원에서 저퀄리티 팬아트에 투표를 몰아 줘 우승시켰다. 이를 재미있게 본 개발사는 우승 작품을 '진짜로' 만우절 스킨으로 출시했다.
만우절 스킨은 인 게임 패키지 숍에서 퀴즈를 풀고 무료로 획득할 수 있었다. 준비된 퀴즈들 역시 “소나무가 삐지면?” 같은 넌센스가 대다수였다. 유저들을 웃프게 한 퀴즈도 있었는데, 바로 “개발사가 가장 싫어하는 근육은?” 질문이었다.
눈치챈 독자도 있겠지만, 답은 ‘야근’이다.
이런 화려한 일러스트(?)를 선보인 게임은 <엑소스 히어로즈>뿐만이 아니다. <테라 히어로>도 만우절에 맞춰 네이버 공식 카페 이미지를 변경했는데, 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세심한’ 퀄리티로 화제가 됐다.
해외 게임사도 빼놓을 순 없다.
유비소프트는 2019년 <레인보우 식스 시즈>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름도 무려 ‘RAINBOW IS MAGIC’.
게임명 <레인보우 식스 시즈>와 인기 애니메이션 '마이 리틀 포니 : 프랜드쉽 이즈 매직'을 합친 중의적인 말장난도 말장난이지만, 실제 이벤트도 꽤 충격적이었다. 만우절 이벤트 업데이트 동영상에는 분홍빛이 가득했다. 맵은 동화처럼 꾸며져 있었고, 오퍼레이터는 분홍색 옷을 입고 전장을 누볐다. 말 그대로 ‘마법’같았다.
놀랍게도 해당 이벤트는 실제 진행됐다. 동화처럼 꾸며진 나라에서 인질로 사로잡힌 테디베어를 구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벤트를 기념해 판매된 컬렉션 팩에서 보라색 머리 보호구를 획득할 수도 있었다. 단순 장난을 넘어선 '알찬' 이벤트였다.
게임만 가지고 만우절 장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유명 게이밍 기기 업체 레이저도 만우절 장난으로 유명하다. 레이저는 2013년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손쉽게 통화를 하게 해 주는 '마우스 겸 핸드폰'을 공개했는데, 이름은 '레이저 나가 폰(Razer Naga Phone)'이다.
당연히 실제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정말로 나왔다면 평가는 한 마디로 충분해 보인다. "나가라".
게임기로 장난을 친 사례도 있다.
2005년 4월 1일, 세가는 새로운 게임기 ‘게임기어 50’을 발표했다. 닌텐도 DS를 겨냥해 만들었다는데, 무려 스크린이 50개(!)다. 길이만 약 4.7m에 무게만 5.5kg 다.
세가는 ‘게임기어 50’은 경쟁자 49명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전략을 수정할 수 있고, 고연령 시대를 맞아 3.2인치 액정에 꽉 차도록 글자를 넣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세가에서 공개한 게임기어 50의 모습이다. 스크롤 잘 붙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