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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022년에는 '사이버펑크 2077'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내년에는 반드시, 신규 콘텐츠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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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1-10-26 16:42:27
약 한달 뒤면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1주년을 맞는다. 

<사이버펑크 2077>은 발매 전만 하더라도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실제 출시된 게임은 정반대였다. 약속한 콘텐츠는 없었고, 버그는 너무나 많았다. 게임 진행조차 힘들 정도였다. 전 세계 게임 커뮤니티는 뒤집어졌고, 엄청난 혼란이 따라왔다.

그렇게 <사이버펑크 2077>은 개발사 CDPR에게도,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도, 기자 개인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 게임이 됐다. 과대광고 논란, 수많은 버그, 개발사와 게이머, 리뷰어 간 불신까지. 게임의 판매량과는 별개로 모두가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보았다. AAA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지나친 버그 덕분에 콘솔 마켓에서 게임이 실시간으로 퇴출되는 촌극을 겪기도 했다(지금은 개선을 통해 다시 콘솔 스토어에 복귀했다).

발매 한 달 후 CDPR는 과오를 인정하며 "여러 업데이트와 개선점"이 있을 것이라 발표했다. 2021년까지 버그 수정, 무료 DLC, 차세대기 지원 무료 업데이트를 약속했다. 약 1년 간의 사투 끝에 로드맵에 작성된 1.3 패치까지 업데이트가 진행되긴 했다. 그러나 무료 DLC와 버그 수정은 있었지만, 추가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는 말을 아꼈다. 차세대기 지원 업데이트는 결국 2022년으로 연기됐다.

<사이버펑크 2077>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10월 21일, CDPR은 올해 말 예정되어 있었던 
<사이버펑크 2077>과 <위쳐 3>의 차세대 콘솔 지원 업데이트를 2022년으로 연기했다 (출처 : CDPR)

 

# 산 넘어 산이지만... 이제는 신규 콘텐츠를 공개할 때가 왔다.

 

현재 CDPR은 약속했던 대로 <사이버펑크 2077>에 관한 버그 수정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은 8월 18일 1.3 패치를 진행했다. 이번 패치는 용량만 약 40GB에 달하는 대규모 패치였다. 대부분의 내용은 버그 수정에 집중되어 있다.

로드맵에 존재했던 무료 DLC 콘텐츠도 일부 추가됐다. 다만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1.3 패치 기준 추가된 것은 ▲무료 의상 4종류 ▲​조니 실버핸드의 새로운 의상 ​▲새로운 차 하나 정도가 전부다.

 

당시 CDPR이 발표했던 로드맵 (출처 : CDPR)

 

1.3 패치로 추가된 차 (출처 : CDPR)

 

물론, 게임 발매 후 신규 싱글 DLC가 나오기까진 보통 반년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사의 AAA급 오픈월드 게임도 최소 발매 반년이 지난 후에 싱글 DLC를 발매했다. 그리고 본편에 산적한 버그로 몸살을 앓았던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라면 더욱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아직 불이 완전히 꺼진 것도 아니다. 커뮤니티 등지를 살피면 <사이버펑크 2077> 관련한 기상천외한 버그는 아직도 제보되고 있다. 버그 픽스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버그가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종종 포착된다. 1.3 업데이트에 관해 설명한 CDPR의 라이브 스트림에서도 악명높은 'T-포즈'(캐릭터가 갑자기 3D 모델링 기본 자세를 펼치는 행위) 버그가 그대로 나와 팬들을 뒤집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팬들의 억장을 무너트린 그 장면 (출처 : CDPR)

 

또한 CDPR은 과대 광고에 대한 비판을 고려해, 정말로 출시가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면 정보 공개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CDPR은 "우리는 <사이버펑크 2077> 마케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는 게임 출시가 가까워졌을 때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해 보면 이른 시일 내에 <사이버펑크 2077>의 신규 DLC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리라고 추측하긴 힘들다. 이미 큰 실수를 저지른 만큼 CDPR 입장에서는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너진 신뢰를 되찾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써 2022년에는 분명한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버그 픽스'도 물론 중요하고, 지금도 끝없이 버그가 발생하며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있지만,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버그를 고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분량은 많지 않더라도 모두가 <사이버펑크 2077>에 상상했던 콘텐츠로 알차게 채워져 있는 신규 DLC나 콘텐츠를 원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1.3 패치를 통해 추가된 조니 실버핸드의 신규 의상. 팬들은 이런 업데이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출처 : CDPR)

 

과장 광고, 수많은 버그 등으로 <사이버펑크 2077>과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게임 <노 맨즈 스카이>가 평가를 뒤집기 위해 선택한 방법도 콘텐츠 업데이트였다. 

그렇다고 <노 맨즈 스카이>가 무턱대고 콘텐츠를 추가한 것도 아니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고, 게임에 필수적인 업데이트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해 나갔다.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현재 <노 맨즈 스카이>에는 유저가 즐길 콘텐츠가 꽤 많아졌다. 여론도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약속했던 청사진과 닮은 모습을 완성해낸 것이다. <사이버펑크 2077>도 이제 1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만큼, 무엇이 시급하고, 현재 어떤 것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교통정리는 완료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정적인 정황도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의 로드맵과 CDPR이 업로드한 동영상을 잘 살펴보면, CDPR은 "유료 싱글 플레이 DLC"에 대한 정보나 계획을 공개한 적이 없다. 2022년 로드맵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지만, <사이버펑크 2077>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희망이 "행복 회로"가 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허나 한 마디는 하고 싶다. 분명 CDPR은 전략 동영상에서 "<사이버펑크 2077>을 오랫동안 지원하겠다는 저희의 원대한 계획은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출처 : CDPR)

 

 

# 무기한 연기된 멀티플레이... 빛 볼 수 있을까?

 

"재검토" 상태에 들어간 멀티플레이 모드의 추가 여부도 중요하다.

당초 <사이버펑크 2077>의 멀티플레이는 <GTA 5>와 <GTA 온라인>의 관계처럼 독립적인 게임으로 공개될 것이라 알려졌다. 그러나 출시 후 본편에 산적한 버그와 팬층의 비판을 고려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4월에는 CDPR 전략 비디오를 통해 스탠드얼론 멀티플레이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음을 밝혔다.

 


 

해당 비디오에서 언급한 "재검토"가 멀티플레이 개발 "취소"는 아니다. CDPR은 "하나의 거대한 온라인 게임 같은 것에 집중하는 대신, 언젠가는 모든 프랜차이즈에 온라인 요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스탠드얼론 게임을 내지 않고 <사이버펑크 2077> 본편에 멀티플레이 요소를 추가하겠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이 발언을 이해하기 위해선 CDPR의 상황을 조금 이해할 필요가 있다. CDPR은 기존에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덕분에 게임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고 알려졌는데, <위쳐 3>의 신규 DLC에 집중하느라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해당 동영상에서도 조직 구조를 개편해 "여러 개발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동영상의 내용을 통해 추측해 보자면, 조직 개편이 마무리될 경우 CDPR은 병렬 프로세스를 통해 여러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이버펑크 2077>의 멀티플레이 개발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가까운 시일에는 힘들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

 

(출처 : CDPR)

 

# 신작도 좋다. 조직 개편도 좋다. 다만, 문제의 근원을 회피하지 않길 바란다.

 

기자는 <사이버펑크 2077>이 제 2의 <노 맨즈 스카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언젠가 <사이버펑크 2077>가 자신들이 노출했던 문제점을 해결해 낸다고 CDPR에게 완전한 면죄부를 주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실수는 되돌릴 수 없다. <노 맨즈 스카이>와 관련한 동영상의 베스트 댓글도 이를 잘 증명한다. "용서하되, 잊지 않는다(Forgive, But don't forget)". ​게이머들은 <노 맨즈 스카이>를 용서한 것이지, 해당 게임이 저지른 문제까지 잊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기대를 받았던 AAA 게임이란 점에서 <사이버펑크 2077>과 관련한 이슈는 단순히 CDPR이라는 개발사 하나와 연관된 문제가 아니다.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업계 전반에 걸친 개발사, 리뷰어, 소비자 간 신뢰에 대한 문제다.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후 벌어진 일련의 논란으로 인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선한 결과를 낳아야 할 서로가, 각자 의심하고 반목하게 만들도록 했다.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기자에게도 <사이버펑크 2077>은 아직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해외 쪽에서는 콘솔판과 관련한 문제가 특히 심각했다. 한정판 콘솔 에디션까지 발매한 게임이, 콘솔에서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으니 말이다 (출처 : CDPR)

 

CDPR 또한 게이머의 혹독한 비판을 받은 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며, 포기하지 않고 차후의 업데이트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는 의지를 지속해서 피력해 왔다. 이런 "책임감"을 가지겠다는 CDPR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반드시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다시금 믿음을 줘야 한다. 

 

<사이버펑크 2077>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일, 그 시작이 2022년이 되길 기대한다. 더 이상의 연기는 안 된다. 새로운 <위쳐> 시리즈도 좋고, 인수합병을 통한 신작 준비도 좋지만, CDPR이 그전에 무너진 신뢰부터 먼저 회복하길 바라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원을 건드려야 한다. 다른 곳에서 해결책을 찾으면 안 된다.

 

<사이버펑크 2077>로 촉발시킨 문제는, <사이버펑크 2077>에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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