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신규 챔피언 제리를 보면 '불패 신화'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4일) 기준, 제리는 오피지지로부터 탑, 미드, 바텀 등 무려 세 포지션에서 1티어 챔피언으로 분류된 상황입니다. 특히 바텀에서는 12.47%이라는 높은 픽률에도 불구하고 고승률(54.13%)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OP 자리에 올랐죠. '신규 챔피언은 사기'라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공식이 또 한 번 지켜진 셈입니다.
제리가 이토록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건 챔피언의 독특한 특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아이템 빌드가 성공리에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제리를 연구하고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노력이 높은 승률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죠.
2022시즌 탑 포지션을 통해 그랜드 마스터를 달성했음은 물론, 오피지지의 '제리 장인' 리스트 10위 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isomedayi(구 연남동 탑)님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OP 챔피언 제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빠른 이동속도와 공격속도, 순식간에 거리를 벌리는 이동기, 긴 사정거리를 생각하면 어떤 요소가 떠오르시나요? <리그 오브 레전드> 유저라면 당연히 원거리 딜러의 핵심, '카이팅'이 생각날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오늘 소개할 제리는 이러한 카이팅의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춘 챔피언입니다. 카이팅을 챔피언으로 풀어낸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을 정도니까요.
isomedayi님이 말하는 제리의 장점 역시 뛰어난 카이팅에서 비롯되는 '공격적인 포지셔닝'입니다. 지형을 뛰어넘는 이동기 '스파크 돌진'을 활용하면 특별한 피지컬 없이도 화려한 카이팅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는 최근까지 1티어로 군림한 베인과도 유사한 느낌입니다. 베인처럼 카이팅에 능한 원딜 챔피언은 뒤에서 대미지를 넣기보다 선봉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플레이를 선호합니다. 적 챔피언과의 거리가 좁혀지더라도 카이팅을 통해 위기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제리 역시 이러한 플레이가 가능한 '능동적인' 원딜 챔피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궁극기를 활용한 뛰어난 교전 능력 역시 제리의 대표적인 강점입니다. 제리의 궁극기 '번개 방출'은 추가 공격속도, 추가 피해량, 연쇄 피해라는 다양한 부가효과를 제공함은 물론, 적중한 챔피언에 따라 이동 속도까지 올려줍니다. 원딜에겐 하나같이 '탐스러운' 버프뿐이죠.
게다가 제리는 적 보호막에 피해를 입히면 보호막을 획득하는 패시브와 광역으로 이동 속도를 감소시키는 '초강력 레이저'는 물론이고 '집중 사격'을 통해 최대 체력에 비례한 추가 마법 피해까지 입힐 수 있습니다. 원거리 딜러치고는 확실히 다재다능한 느낌이죠. 뛰어난 카이팅과 교전 능력에 유틸성까지 갖춘 만능형 챔피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리가 완벽한 챔피언인 건 아닙니다.
제리의 대표적인 약점은 기본 스펙인데요, 1레벨 체력(500)은 물론 방어력(23) 역시 원딜 챔피언 중 최하위권에 해당합니다. 또한, 18레벨 달성 시 기본 공격력(92)은 세나를 제외하면 같은 역할군에서 가장 낮습니다.
높은 궁극기 의존도 역시 제리의 단점으로 꼽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제리의 궁극기는 다양한 효과를 갖고 있지만, 적을 맞춰야만 이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즉, 궁극기가 빗나갈 경우 제리의 힘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죠. 부실한 기본 스펙을 채워주는 개념의 궁극기인만큼, 맞추지 못했을 때 리스크도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2~3일 기준 오피지지가 제공하는 카운터 정보에 따르면 원딜 제리는 시비르, 직스, 스웨인 등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리는 챔피언에게 고전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리가 아이템을 갖추기 전에 빠르게 박살 내는 전략이 그나마 먹혀들고 있는 셈이죠.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제리가 베인이나 트위치 등 후반을 바라보는 챔피언을 상대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트위치를 상대로는 승률(50.59%)에서 앞선 반면, 라인킬을 당할 확률이 무려 56.96%에 달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렇다면 제리는 똑같은 후반 캐리형 원딜인 베인과 트위치를 상대로 왜 고전하고 있는 걸까요?
해답은 '라인전 킬 확률'에 있습니다. 먼저, 트위치는 원딜임에도 암살 능력이 뛰어난 챔피언으로 꼽힙니다. 제리의 약점인 약한 탱킹력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셈이죠. 베인의 경우 제리의 독특한 특성으로 꼽히는 '논타겟팅 평타'를 '구르기'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라인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고'를 잘 활용하면 제리의 단점을 쉽게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고요.
앞서 설명한 내용을 통해 짐작하셨겠지만, 제리의 핵심은 '성장'에 있습니다. 즉, 라인전에서 큰 사고 없이 게임을 풀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죠. isomedayi님은 "제리의 핵심은 초반 라인 푸시다. 최대한 빨리 광휘의 검을 구매해 푸시력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라며 "갱킹 회피력이 뛰어나고 합류 속도도 빠르기에 주도권을 잡으면 게임을 풀어가기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템 빌드는 삼위일체에 2코어로 칠흑의 양날도끼나 거대한 히드라, 3코어에는 루난의 허리케인이 정석 트리로 꼽힙니다. isomedayi님은 "제리의 교전 능력은 3코어 이후 극에 달한다"라며 "자신의 플레이만 받쳐준다면 어떠한 교전이든 충분히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제리는 솔로랭크에서 파괴적인 통계를 보여주고 있기에 당분간 지속적으로 너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제리는 12.3패치를 통해 이동 속도, 기본 공격 최대 충전 시 대상 최대 체력 비례 피해량, 연쇄 번개 마법 피해량 등 다수 항목이 너프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승률과 픽률을 기록 중입니다. 그만큼, 추가 너프 가능성도 높죠. 따라서 향후 제리의 티어는 얼마나 큰 너프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원딜이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 쓰이지 못하게끔 조정될 가능성도 꽤 높고요.
몇몇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제리가 펼칠 활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물론, 솔로 랭크에서 고평가되는 신규 챔피언이 대회에서도 반드시 선전하는 건 아닙니다. 제리에 앞서 출시된 벡스는 LCK에서 2승 5패로 고전하고 있으며, 아크샨 역시 단 한 번밖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현재 LCK는 바텀 라인전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라인전이 약한 제리에겐 다소 불리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제리가 LCK에 출전할 가능성은 꽤 높습니다. KT의 '에이밍' 김하람이나 프레딧 브리온의 '헤나' 박증환 등 프로 선수들이 솔로 랭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연습함은 물론, 아펠리오스와 징크스 등 메타 챔피언들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제리는 2일 오피지지 기준 아펠리오스를 상대로 모든 지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상대 승률 역시 56%에 달하고요. 기준 판 수가 6,500판이라는 걸 감안하면 꽤 유의미한 지표입니다. 또한, 제리는 징크스를 상대로도 킬 관여율을 제외하면 모든 데이터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상대한 판 수는 무려 2,3000판입니다.
과연 제리는 아펠리오스와 사미라에 이어 바텀을 대표하는 새로운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요? 재기발랄한 제리의 플레이는 2월 9일 재개될 LCK 스프링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