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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재미있게 잘 만든 ‘조선 워페어’ 배터리

배터리,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nodkane 2010-04-05 14:45:36

 

NHN게임스에서 만들고 웹젠이 서비스하는 밀리터리 FPS 게임 <배터리>가 최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첫 영상 공개부터 인피니티 워드의 <모던 워페어 2>와 유사하다는 논란을 아주 뜨겁게 불러일으킨 이 게임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만든 온라인 FPS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재미 뒤에는 쓰디 쓴 씁쓸함을 안겨 주고 있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nodkane, 편집: 현남일 기자


 

 

충실한 기본 뼈대

 

 

<배터리>는 어찌 보면 전형적인 현대전 소재의 온라인 FPS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게임의 콘셉은 <서든어택>이나 <스페셜포스> <아바> 등 기존의 온라인 FPS 게임들과 거의 동일한 모습입니다.

 

게임의 진행 역시 기존의 게임들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자기가 사용할 총기를 구입하고, 창고에서 무기를 설정한 다음, 원하는 게임 모드를 고르고 방에 들어가서 싸우면 됩니다.

 

점령전은 적을 사살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고 점령으로만 올라갑니다.

 

1차 CBT에서 선보인 <배터리>의 모드는 ‘팀 섬멸전’과 ‘점령전’, ‘개인전’의 세 가지인데요, 팀 섬멸전은 두 편으로 나뉘어 상대편을 사살하면 점수가 올라가고, 점령전은 맵에 위치한 세 개의 포인트를 점령하고 있으면 점수가 올라갑니다. 개인전은 말 그대로 개인이 싸우는 형태입니다이 3개의 게임 모드는 모두 시간이 종료된 후 점수가 높은 쪽이 이깁니다.

 

따라서 게임의 규칙이나 조작법을 설명하지 않아도, 기존에 온라인 FPS 게임을 즐겨 본 유저라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혼자 다니자니 쉽게 죽고, 같이 다니자니 폭탄이 무서운 오묘한 관계.

 

<배터리>쏘고 맞히는 재미라는 FPS의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이렇다 할 큰 흠집이 보이지 않는 밸런스 등 온라인 FPS 게임의 기본적인 뼈대는 갖추고 있었습니다.

 

타격감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총을 쏘는 것 같은 느낌은 물론이고, 적절하게 물리효과를 활용하고 있었거든요. 또한 총이나 폭탄을 맞게 되면 신체가 절단되는 효과를 보여 주기에 (당하는 입장에선 좀 기분 나쁘지만) 적을 맞혔을 때 보다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물론 이러한 고어 옵션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유저라면 끌 수도 있습니다.

 

총이나 폭탄을 맞으면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갑니다.

 

상대를 죽이거나 폭발 등 큰소리가 나게 되면 미니맵에 표시됩니다. 캠핑이 힘든 이유이기도 하죠.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시스템들

 

 

큰 줄기만 놓고 보면 기존의 온라인 FPS 게임들과 많이 다르지 않지만, <배터리>는 소소한 부분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시스템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먼저, 적은 죽을 때마다 아이템을 랜덤하게 떨어뜨립니다. 이렇게 떨어뜨리는 아이템 중에는 바닥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헬스팩 같은 것도 있어서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캠핑보다는 돌아 다니면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헬스팩 3개만 먹으면 체력이 꽉 차게 됩니다.

 

그리고 <배터리>에서는 한 판, 한 판이 끝나면 룰렛이 돌아갑니다. 이런 룰렛을 통해서 상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다양한 특수 아이템들을 랜덤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총이라도 능력치가 다르거나 장탄수가 다른 총을 구할 수 있죠. 승패와는 무관하게 완전 랜덤으로 아이템이 선정, 지급되기 때문에 순전히 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치부터 돈, 무기 등 여러 가지가 나옵니다.

 

이렇게 나온 아이템을 다른 유저에게 팔 수도 있는데요,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배터리>는 온라인 FPS에서는 최초라고 할 수 있는 경매장’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위의 룰렛에서 얻은 전리품을 경매에 올려 두고 다른 유저에게 넘기는 방식입니다.

 

무기도 능력에 따라 희귀 아이템도 존재합니다. MMORPG?

 

한편 <배터리>는 스킬을 등록할 수 있어서 자신의 플레이 성향에 맞도록 캐릭터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스킬은 일정 수의 적을 연속해서 사살했을 때 얻는 공격 스킬, 그리고 재장전 속도 상승과 조준 속도 상승, 체력(HP) 절반 회복 등의 패시브 스킬로 나눠집니다.

 

물론 스킬이 들어간다고 하면 밸런스가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아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아직은 많은 스킬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효과도 HP가 채워지는 위기 극복을 제외하고는 미약한 편입니다.

 

총기개조도 지원하지만 현재는 도트사이트 디자인과 소음기 정도만 장착이 가능합니다.

 

또한, 필드에는 특정 위치에 로켓과 화염방사기가 존재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가져갔다면 일정시간 후에 다시 생성되기 때문에 로켓 주위에서 캠핑을 하는 경우도 더러 보이더군요.

 

적들이 뭉쳐 있을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로켓과 화염방사기.

 

 

피해갈 수 없는 ‘조선 워페어’ 논란

 

 

<배터리>는 이렇듯 눈에 확 띄는시스템이나 경천동지할 엄청난 특징은 없지만, 온라인 FPS 게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게임성과 쏠쏠한 재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CBT도 시작하기 전부터 화제가 된 것은 <모던 워페어 2>와의 유사성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슷한 거 맞습니다입니다.

 

위가 <배터리>이고 아래가 <모던 워페어 2>. 연출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습니다만, 왜 하필 이런 식으로 나왔을까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실제 게임 진행과는 크게 상관 없는 부분들에서 쓸데없이 <모던 워페어 2>와 유사한 연출을 남발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게임의 시작 부분만 봐도 유사합니다. 시작하게 되면 현재 자신의 진영과 함께 게임의 모드가 설명됩니다만, 이 부분의 연출이 <모던 워페어 2>와 비슷합니다.

 

상대 진영보다 포인트를 앞설 때 나오는 대사인 “We taking the Lead!”라는 대사도 <모던 워페어 2>에서 동일한 상황, 즉 팀이 앞서갈 때 나오는 대사입니다. 또한 적에게 총을 쏴서 명중하면 ‘츱츱’하는 사운드가 나오는데요, <모던 워페어 2>에서도 같은 효과음이 나옵니다. 여기에 수류탄 떨어지는 소리까지 비슷하다고 한다면 저만 괜히 예민한 걸까요?

 

대미지를 많이 입었을 때 나오는 화면은 흔한 연출이니 그러려니합니다.(배터리)

 

왼쪽 상단, 같은 위치인 레이더에서 무인 정찰기를 사용했을 때 스캔하는 연출이 똑같습니다.(모던워페어2)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필드에서 연속으로 적을 사살했을 때 아이템을 얻는 시스템 역시 <모던 워페어 2>에도 ‘킬 스트리크(Kill Streak)라는 이름의 유사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물론 완전히 같은 시스템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박스로 얻을 수 있는 스킬들이 대부분 <모던 워페어 2>에 등장하는 킬 스트리크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무인정찰기 호출과 지역 폭격, 공격 헬기 호출 등)

 

다만, <배터리>는 적을 사살했을 때 랜덤으로 떨어지는 박스에서 얻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근접공격으로 적을 한 방에 사살하기, 퀵슬롯을 설정해서 스킬이나 장비를 바꾸는 것, 적을 사살했을 때 뜨는 점수 연출 등도 유사합니다.

 

물론 이들 중 일부는 다른 FPS 게임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무작정 <모던 워페어 2>와 유사하다!라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들을 포함해 개발진이 의도적으로 <모던 워페어 2>를 따라 한 흔적이 게임 곳곳에서 노골적으로 엿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모던 워페어>를 해 본 유저가 <배터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뀌게 됩니다.

 

<모던 워페어 2>와 같은 점수 연출. 재미있는 요소들은 잘 따라 했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씁쓸하다

 

 

결론적으로 1차 CBT로 체험한 <배터리>는 재미있는 온라인 FPS 게임입니다. 첫 CBT임에도 불구하고 뼈대가 탄탄하고 완성도 역시 좋았습니다. 그래픽도 현존하는 온라인 FPS 게임 중 최상위급이고 이제 1 CBT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 가능성도 기대됩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모던 워페어>와 유사한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안겨 주었습니다. 물론 <배터리>가 <모던 워페어> 완전히 베꼈다는 뜻은 절대로 아닙니다. 하지만 첫 플레이 영상 공개에서부터 이 게임이 의도적으로 <모던 워페어 2>와의 비교를 유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이슈 마케팅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보입니다.

 

<배터리>에서 아군이 죽었을 때 나오는 표시와,

 

<모던 워페어 2>에서 아군이 죽었을 때 나오는 표시.

 

역시 <모던 워페어 2>에서도 나오는 헬기 호출.

 

앞으로 <배터리>가 오픈 베타테스트를 할 때가 되면 <모던 워페어 2>의 색이 많이 지워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모던 워페어 2>와 다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애초에 첫인상을 이렇게 선보인 이상 <배터리> FPS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조선 워페어, 반도의 모던 워페어라는 별명으로 마지막까지 불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배터리>1 CBT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재미있고, 앞으로의 가능성도 돋보이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남는 여운은 최근 즐긴 FPS 게임들 중에서 가장 씁쓸했습니다. 부디 다음 테스트에서는 진부한 유사성 논란보다 게임성이나 시스템 등을 놓고 화제의 중심에 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