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웨어가 개발하고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그랑에이지>가 최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다. ‘폭주 액션 RPG’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게임은 2D 횡스크롤 액션 RPG로, 간편한 조작과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또한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마치 1990년대 패키지 RPG를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점이 눈에 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달밤의끝
패키지 RPG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게임 |
1차 CBT 기간 내내 <그랑에이지>를 하면서 받은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90년대 패키지 RPG를 하는 것 같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랑에이지>는 전투의 연출부터 2D 그래픽에서만 쓸 수 있는 ‘만화와 같은’ 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시나리오를 강조하고 있다.
유저가 처음 접하게 되는 튜토리얼부터 중요한 에픽 퀘스트, 사소한 퀘스트 하나 하나까지 지문이 아닌 “대화 방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파랜드 택틱스> 같은 게임을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벤트 연출 방식이 마치 90년대 게임을 보는 것 같다.
성질 더러운 군요령 덕분에 유저의 모험은 언제나 좌충우돌.
중간중간 터지는 개그도 일품이다.
전투와 타격 이펙트 연출 역시 만화를 보는 듯하다.
깔끔한 전투 조작과 괜찮은 타격감
<그랑에이지>는 ‘폭주 액션’이라는 슬로건 그대로 액션을 강조하고 있다. 보통 액션을 많이 강조한 게임이라면 섬세하고 빠른 반응 속도의 조작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행히 <그랑에이지>는 이런 ‘기본’이 탄탄하게 잘 잡혀 있다.
기본적인 이동과 공격, 점프, 각종 스킬 등을 조작하는 느낌이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다. 공격, 방어, 점프의 세 가지 조작만으로도 대부분의 액션이 가능하고, 반응이 좋다는 느낌이다. 운동 선수로 치자면 기본기를 잘 갖춘 선수라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기본 조작만 깔끔한 것이 아니다. 2단 점프나 커맨드 입력으로 발동하는 스킬 등 세밀한 조작도 어렵지 않다. 체인아츠 스킬의 경우, 그냥 방향키를 누른 상태에서 X 버튼만 연타하면 알아서 순서대로 스킬이 나간다. 전체적으로 조작이 쉽고 조잡하지 않아서 편리하다.
스킬 이펙트 연출이 화려하다. “나가라!” 등의 대사를 만화 대사처럼 연출해서 타격감을 한층 잘 살려 냈다.
스킬이나 이펙트 연출은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하다. 몬스터를 때리면 “크아아악!”이라는 이펙트를 출력하며 쓰러지는 등 과장된 동작도 눈길을 끈다. 사운드도 적시적소에서 터져 타격감을 살려 준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전반적으로 때리는 맛이 쏠쏠하다.
퍼즐을 풀어 가는 방식의 던전
<그랑에이지>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퍼즐로 구성된 던전과 개성 있는 스킬 시스템이다.
던전에 들어가서 게임을 진행하면, 다양한 목표가 등장한다. 단순히 보스나 일반 몬스터를 잡는 것부터 숨어 있는 왕자를 찾거나 도망치는 목표를 추격하는 것 등이다. 이렇게 던전이 전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퍼즐로 구성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알찬 느낌을 준다.
던전 곳곳에 있는 ‘스타스톤’을 모으는 퀘스트. 맵의 구성이 흥미로운 던전이었다.
캐릭터가 밟으면 평소에는 올라갈 수 없는 높이까지 올려주는 스프링이나, 스위치로 작동되는 문 등의 퍼즐 요소가 있어서 던전을 진행하며 머리를 쓰는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밀 수 있는 돌을 이용해 평소에는 올라갈 수 없는 높이에 있는 보물상자를 얻는 식이다. 던전 퍼즐의 난이도는 아주 높지 않아서 가볍게 머리 회전을 하는 정도로 즐길 수 있다.
맵 한 가운데에 숨어 있는 보물상자. 이런 요소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랑에이지>의 스킬은 기본 스킬과 일반 스킬, 체인아츠 스킬이 있다. 기본 스킬은 점프 공격과 대시 공격 등의 간단한 스킬들이며, 일반 스킬은 궁수의 경우 화살을 연사 하거나 대포를 날리는 등의 강력한 일격이다.
체인아츠 스킬은 X 키만 연타해도 자동으로 나간다. 효율도 좋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체인아츠 스킬이다. 체인아츠는 일반공격 이후 연속으로 발동되는 스킬인데, 강력하고 효과가 좋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방향키와 X 버튼만 연타하면 알아서 발동되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오버 히트’라는 개념도 있다. 체인아츠 스킬을 사용하면 ‘오버 히트’ 게이지가 차오르고, 게이지가 모두 차면 일정 시간 ‘오버 히트’ 상태가 된다. 이때는 일반 공격이나 체인아츠 스킬의 사용이 제한되는 대신, 일반 스킬의 MP 소모가 0이 된다.
이 ‘오버 히트’ 게이지를 조절해 가며 스킬을 쓰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일부러 ‘오버 히트’를 노리고 체인아츠 스킬만 계속 쓰다가, ‘오버 히트’가 되면 스킬만 난사하는 식의 전술도 쓸 수 있다.
보완이 필요한 PvP와 파티 매칭
전반적으로 <그랑에이지>는 무겁지 않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 횡스크롤 RPG를 찾는 유저들이라면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전투 진행이 너무 급박하지 않고, 조작도 간편하다. 천천히 시나리오를 음미하며 다양한 퀘스트도 수행하고 느긋하게 즐기기에 좋다.
다만, 아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듬지 못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대표적으로 PvP는 맵의 종류가 적고, 다양한 지형이나 기물을 활용한 대전을 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파티 매칭 역시 던전 앞에서 ‘파티 모집 게시판’ 기능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그 방식이 불편하고 이용률도 저조하기에 대부분의 유저들이 그냥 던전 앞에서 수작업(?)으로 파티를 모집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나마 레벨에 따라 채널이 구별되는 방식도 아니기 때문에, 같은 레벨의 유저들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결국 파티를 할 바에는 속 편하게 솔로잉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던전 입장도 방향키와 스페이스 키를 사용한다. 마우스가 없어도 진행할 수 있다.
시나리오와 전투 외에 즐길 거리가 없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짧은 CBT 기간에는 그나마 낫지만 향후 오픈 베타테스트 등을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콘텐츠와 즐길거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뼈대(기본)가 잘 잡혀 있으니, 살(콘텐츠)이 붙은 다음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