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액션 MMORPG <창천 2>가 5월 초, 닷새 동안 첫 번째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전작 <창천>은 일기당천의 액션과 ‘땅따먹기 방식’의 점령전을 특징으로 내세운 MORPG였습니다. 반면 <창천 2>는 논타겟팅 액션에 타겟팅 액션을 섞은 ‘정통 MMORPG’로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두 가지 플레이 방식의 조합
<창천 2>는 ‘논타겟팅’과 ‘타겟팅’이 합쳐진 전투 방식을 선보입니다. 그래서 복잡한 논타겟팅 전투를 타겟팅 전투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투는 타겟팅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마우스로 적을 클릭하면 캐릭터는 자동으로 공격하죠. 여기에 논타겟팅 방식이 더해져 기본 공격이나 스킬 공격은 전부 범위 공격이고, 장거리 공격 스킬은 공격 방향에 있는 모든 적에게 대미지를 줍니다.
다시 말해 타겟팅을 하지 않더라도 스킬의 범위를 계산해서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고, 여러 몬스터를 모아서 한꺼번에 사냥할 수도 있습니다.
공격과 수비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집니다.
<창천 2>는 지속적으로 컨트롤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특히 원거리 캐릭터들은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몬스터의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이로 인해 조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전투가 다소 복잡해졌다는 느낌도 듭니다.
논타겟팅 방식이기 때문에 원거리 캐릭터는 일반 공격이나 원거리 공격 스킬이 적에게 날아가는 동안 몬스터가 다른 곳으로 움직이면 피해를 주지 못 합니다. 타겟팅을 해서 공격하더라도 중간에 원치 않는 몬스터가 끼어들어 필요 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유저와 몬스터가 싸울 때 그 사이를 지나가면 원치 않게 싸움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동 중 괜히 다른 사람의 전투에 휘말려 죽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컨트롤만 잘하면 강력한 적들도 큰 피해 없이 물리칠 수 있습니다.
삼국지 영웅의 힘을 빌린 일격! ‘영웅수호’
<창천 2>의 대표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웅수호’는 영웅 수호석을 얻어 삼국지의 영웅이나 강력한 능력을 지닌 존재의 힘을 빌리는 스킬을 말합니다. 일반 스킬과 사용법은 같지만 수호석을 얻어야 쓸 수 있고, 강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사용 직업에 제한이 없기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영웅들은 각각 고유의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우는 공격력을 대폭 높여 주고, 유비는 캐릭터가 사망하면 즉시 살려 내는 것과 동시에 체력 600을 회복시켜 줍니다. 이외에도 범위 공격 스킬이나 직접 영웅을 소환해 함께 싸우는 스킬도 있습니다.
공격력을 올려주는 효과를 가진 관우.
영웅수호는 유저의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공격 위주의 캐릭터가 영웅수호를 이용해 체력을 회복하거나, 회복 캐릭터가 강력한 공격 스킬을 쓰는 등 각자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웅수호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과 함께 ‘붉은 수수협객 유이찬’, ‘오룽카’와 ‘해치’ 같은 <창천 2>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수집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영웅수호 시스템은 스킬을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수집욕구를 자극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창천 2>에서 퀘스트 지문을 보면 마치 비주얼 노블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NPC의 대사가 한번 보이고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대사 창이 한 칸씩 위로 올라가며 계속 화면에 남아 있는 형태이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앞뒤의 문맥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한번에 보이는 대사량이 많지 않아 읽는 데 부담도 없습니다. NPC들은 저마다 개성도 갖췄고 퀘스트의 내용도 충실합니다. 마치 한편의 무협지를 보는 듯하더군요.
대사가 없어지지 않고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글을 이해하기 좋습니다.
<창천 2>는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쉽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시스템을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일단 퀘스트를 얻으면 지도에 수행할 위치와 목적이 나타납니다. 표시된 지역을 클릭하면 바로 퀘스트를 진행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진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화면에 자세히 표시됩니다. 그래서 어떤 순서로 퀘스트를 진행해야 효율적인지 판단하기 쉽습니다.
<창천 2>는 아직 1차 CBT이기 때문인지 유저편의 시스템이나 밸런스 등에서는 다소 문제점을 보였습니다.
우선 <창천 2>는 원하는 지역에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시스템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정작 맵에서 볼 수 있는 상점이나 NPC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도 맵에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어서 혼란을 겪습니다. 그래서 이 시스템은 단순히 퀘스트 진행을 하고 마을을 이동하기 위한 기능으로만 쓰였습니다.
몬스터 수가 유저보다 부족해 게임 진행이 늦어지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퀘스트 때문에 정해진 양의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데, 수가 부족해서 잡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경우도 많았고요. 특히 필드가 아닌 던전은 인스턴스 방식도 아닌데다 맵이 좁고 채널도 하나뿐이어서 그 현상이 특히 심했습니다.
또한 퀘스트 자체가 게임의 진행을 막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NPC를 구출하는 퀘스트를 다른 사람이 먼저 진행 중이면, 중간에 NPC가 리젠되지 않기에, 그 사람이 퀘스트를 끝낼 때까지 한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이 밖에도 무기와 방어구의 내구도가 너무 낮아 퀘스트를 클리어 하기도 전에 수리를 위해 마을을 계속 들락날락해야 할 때도 있고 채팅 창이 작아 파티원들과의 메시지를 알아보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창천 2>는 삼국지의 세계관을 그대로 쓴 것이 아니라,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은 것이 눈에 띕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천계와 마계가 등장하고 유저들은 행방불명 된 동료 초선을 찾아 나선다는 식입니다.
이런 세계관은 원작 삼국지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다소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삼국지를 잘 모르거나 무협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삼국지와 판타지 세계관을 섞었다지만 아직 덜 비벼진 비빔밥 같다고나 할까요? 이번 CBT에선 그 느낌이 잘 살지 않았습니다.
판타지 분위기를 느끼기엔 아직 힘듭니다.
아직 천계와 마계의 세계가 등장하지 않았기에 캐릭터나 배경에서 판타지적인 느낌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몬스터 역시 동물이나 병사들이 대부분이라 일반 무협 게임과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 등 여러 영웅이 등장하고 퀘스트를 주지만 이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영웅수호석을 주기 위한 것 외엔 큰 의미를 찾지 못 했습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영웅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삼국지와 판타지의 느낌을 더 잘 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번엔 영웅과 함께 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