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리프트>의 국내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가 끝났습니다. 다른 CBT 단계의 게임과 다르게, 이미 북미에서 상용 서비스를 1년 이상 진행한 <리프트>는 완성도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체험기에서는 국내 서비스를 위해 진행한 ‘현지화’ 작업, 그리고 한국 유저들이 바라본 <리프트>는 과연 어떤 게임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권영웅 기자
■ 음성과 텍스트의 완벽한 한글화
외산 게임이 국내에 서비스될 때 가장 이슈가 되는 점은 ‘한글화’입니다. 대사나 퀘스트 지문 등의 양이 많은 MMORPG는 특히 중요한 부분이죠. 작년 지스타 2011에서 공개된 <리프트>의 첫 한글판은 일부 퀘스트 지문이나 대사에 약간 어색한 번역체가 남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서 <리프트>는 맛깔스러운 번역으로 깔끔한 한글화를 이뤘습니다. 음성 역시 각 캐릭터들의 이미지에 맞는 성우들의 더빙으로 생동감이 넘치더군요. 물론 북미 서버 플레이를 경험한 유저라면 한글판 <리프트>의 아이템 이름이나 스킬 이름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직역’이 아닌 ‘의역’을 택했기 때문인데요, 텍스트 자체만 놓고 보면 스킬의 효과나 의미를 연상하기에는 한글판이 훨씬 직관적인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는 한국인이니까, 한글에 가장 잘 맞는 것이겠죠. 북미 서버를 해보지 않은 이들은 ‘어색함’이 아닌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이번 한글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리프트>의 한글화 수준은 완벽에 가깝다.
■ 이미 검증된 성장 콘텐츠의 재미
<리프트>의 장점 중 하나는 낮은 레벨에서 높은 레벨로 성장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는 것입니다. 이는 북미 서버에서 <리프트>를 즐겼던 유저들도 공감하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겼던 이들은 대부분 <리프트>의 성장 과정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보통 MMORPG에서는 레벨을 올리는 과정이 지루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릭터의 성장이 단지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프트>는 조금 다릅니다. 이는 <리프트>의 핵심 특징인 ‘소울 시스템’에서 나오는 재미 때문이기도 합니다.
<리프트>의 각 직업군은 각각 8개의 소울 중 3개를 골라 각기 다른 느낌의 직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근접 공격은 방패로 막고, 강력한 마법 검으로 적을 처치하는’, ‘양손 무기를 사용하며 적에게 저주를 걸어 공격하는’, ‘강력한 방어력과 버프 능력을 갖춘 아군의 방패이자 검’, ‘소환수를 부리는 양손 전사’ 등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죠.
이는 같은 소울 내에서도 소울 포인트 투자에 따라 캐릭터의 성향이 바뀌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덕분에 <리프트>의 직업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다채로운 조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소울 시스템.
성장 과정에서 소울을 조합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과연 이 캐릭터가 이 소울에 특성을 투자하면 어떤 효과를 발휘하게 될까? 같은 궁금증이 레벨업에 대한 기대를 높입니다. 게다가 이번 한글판 테스트에서는 처음부터 모든 소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서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북미 버전에서는 각 소울을 얻기 위해 간단한 퀘스트를 수행해야 했는데, 의외로 까다롭고 번거롭기도 했거든요.
인스턴스 던전 플레이도 흥미롭습니다. 초반부터 전략이 가미된 구조의 인스턴스 던전이 유저들을 반깁니다. 단순히 탱/딜/힐을 하면 잡히는 던전 보스는 거의 없고, 대부분 적절한 움직임과 집중적인 공격, 그리고 과감한 전투 중지가 필요합니다. 이는 유저들에게 ‘던전 클리어’의 재미를 충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낮은 레벨 구간의 던전이지만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된다.
■ 함께 즐기는 묘미, 리프트와 전장(PvP)
시시각각 열리는 <리프트>의 핵심 요소, ‘리프트’ 역시 성장 과정의 재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레벨업 도중 수시로 만나는 소형·중형 리프트, 침공 이벤트 상황에서 나타나는 대형 리프트와 거대 보스 등은 게임을 시작한 후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리프트’를 막지 않으면 각 마을의 NPC가 죽어나가고, ‘리프트’에서 나온 몬스터와 원래 필드에 있던 몬스터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은 생동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줍니다.
플레이 도중 수시로 발생하는 침공 상황.
게다가 ‘리프트’를 봉인하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쏠쏠한 편이라 유저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역시 높습니다. 이번 테스트 중에도 대규모 침공 이벤트가 몇 번 일어났는데요, 처음에는 호기심, 나중에는 보상을 목적으로 삼고 대규모 리프트 봉인을 위해 20~30명의 유저들이 뭉쳐서 싸우더군요.
리프트 봉인 보상 차원석으로 구매하는 아이템의 성능은 매우 강력하다.
채집 및 제작 기술은 ‘실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아이템은 그 지역의 퀘스트 보상 아이템의 ‘공백’을 메워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퀘스트 아이템으로 받는 무기는 8레벨에는 적당한 것이지만 10레벨에는 다소 아쉽습니다. 하지만 12 레벨에는 퀘스트 보상 무기가 또 쓸만합니다. 그 사이에 제작으로 10레벨에 적당한 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제작을 하지 않고 퀘스트 보상 아이템으로도 충분히 레벨업이 가능하지만, 중간 과정을 보다 매끄럽게 넘기게 해주는 제작 아이템의 실용성은 유저들에게 ‘전문 기술’을 올리고자 하는 목적을 심어주고, 결국 이는 캐릭터 성장과 전문 기술 수련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합니다.
PvP 전장은 10레벨 이후에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낮은 레벨부터 뚜렷하게 드러나는 소울 시스템의 진가를 톡톡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장에서 적을 처치할 경우 라디오 메시지로 ‘전장의 화신 누구!’라고 표시되기 때문에 성취감도 맛볼 수 있습니다.
10레벨 이후부터 즐길 수 있는 전장의 재미도 쏠쏠하다.
원활한 전장 플레이를 위해 진영별 전장 신청자의 수가 차이 나면 일시적으로 다른 진영의 ‘용병’으로 참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그 순간, 바로 전장에 입장해 PvP를 즐길 수 있죠. 또, 전장에서도 경험치를 얻기 때문에, 전장만 돌면서 레벨을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낮은 레벨 전장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전장에서 경험치를 얻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전장 점수로 PvP 아이템을 살 수 있다.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기는 재미, 다른 유저와 함께 즐겨야 더욱 좋은 MMORPG의 특성을 더욱 강화한 <리프트>는 성장 과정이 상당히 즐겁습니다.
■ 3세대 완성형 MMORPG
<리프트>는 차세대 MMORPG라고 불리기엔 조금은 부족합니다. ‘성장 이후 최고 레벨 콘텐츠’라는 플레이 패턴은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존 게임에 비해 성장 과정의 재미가 좋고, 성장 외의 부가적인 재미도 쏠쏠하다는 측면에서 <리프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열었던 3세대 MMORPG의 시대를 마감하는 ‘3세대 완성형’ MMORPG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성의 검증은 끝났고, 현지화도 깔끔하게 적용된 <리프트>는 오는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오픈형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오픈형’이라는 표현처럼 누구나 <리프트> 한글판을 즐겨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유저들에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절대 ‘빠른 만렙’을 위해 ‘달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리프트>에서는 성장 과정을 즐기자.
성장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을, 높은 산을 오르다가 발견한 돌무덤에서 찾는 아이템이나 수집품을, 맵 곳곳에 배치된 각종 퍼즐을, 저 레벨 전장의 치열한 재미를, 부족한 장비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몸으로 느끼며 공략하는 인스턴스 던전의 재미를 느끼는 것을 강력히 권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