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더니’는?] TIG의 게임 체험기 ‘해봤더니’의 자매품이자 번외편인 ‘써봤더니’는 게임과 관련된 각종 하드웨어를 직접 써 보고, 그 느낌을 가볍게 전달하는 하드웨어·주변기기 소개글입니다.
최근에는 게이머들을 위한 전문 하드웨어, 내지는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하는 다양한 하드웨어나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이런 하드웨어는 우리들의 행복한 게임 라이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까요? 직접 써 보고 솔직·담백하게 (그리고 주관적으로) 글을 써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뒷면에 ‘New’자 크게 써서 붙여서 마구 '자랑'하고 싶다. (ㅠㅠ;)
애플 뉴 아이패드 (The New iPad / iPad 3rd Generation)
☞ 개요: 태블릿 PC
☞ 개발/판매처: 애플 (국내 미출시)
☞ 언어: 한글
☞ 가격: 499 달러(16GB), 599 달러(32GB), 699 달러(64GB) // Wi-Fi 버전 기준
☞ 출시일: 미정 (미국, 일본 등은 발매)
■ Noob… 아니, ‘New’ 아이패드
이른바 ‘뉴 아이패드’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진 ‘아이패드 3세대’(이하 뉴패드)는 애플을 대표하는 태블릿 PC ‘아이패드’ 시리즈의 2012년형 최신작이다. 미국과 홍콩, 일본 등 해외에서는 지난 3월 16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 제품은 ‘아이패드’ 답게 발매되는 지역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화제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뉴패드는 첫 발표당시 애플이 ‘게임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라고 수 차례 밝혔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에서도 많은 주목을 한 바 있다. 일례로 애플의 월드와이드 마케팅 시니어 부대표 ‘필 쉴러’(Phil Shiler)는 제품의 첫 발표회에서 “뉴 아이패드는 Xbox360이나 PS3보다 선명한 해상도에 더 많은 메모리를 갖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콘솔 게임시장을 겨냥한 발언을 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로 뉴패드를 써보면 과연 이전의 아이패드 시리즈와는 어떤 차별화된 경험을 얻을 수 있을꺼? Wi-Fi 버전 뉴패드를 직접 구입해 제품을 사용해봤다.
■ ‘새로운 경험’은 없다…
뉴패드는 단순히 겉모습만 비교해보면, 전작인 아이패드 2와 달라진 점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화면 크기도 동일하고, 카메라/홈버튼/스피커 등의 위치도 동일하다. 제품 외형부에 사용된 재질도 동일하고, 색상 또한 블랙/화이트로 동일하다.
억지로 달라진 점을 찾아보면 두께가 약 ‘0.8mm’ 두꺼워지고, 무게 또한 약 ‘30g’ 정도 무거워졌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패드 2 랑 뉴패드를 각각 한 손으로 들어서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전혀’라고 할 정도로 느끼기 힘들다.
그리고 뉴패드를 이용해 ‘할 수 있는 것’ 역시 엄밀히 따지자면 전작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iOS 운영체제는 동일하고, 어플리케이션도 동일하다. 무언가 새로운 센서가 추가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아이폰4S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가 추가된 것도 아니다.
결국 뉴패드에서 무언가 기존 태블릿 PC에서는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왼쪽이 뉴패드, 오른쪽이 아이패드 2
이렇게 액정을 꺼놓고 세워두면 어느 쪽이 뉴패드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다.
■ …고 해도, 그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디스플레이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단 한 번에 날려버리는 회심의 카드가 있으니, 바로 뉴패드의 ‘레티나(Retina) 디스플레이’다.
뉴패드의 디스플레이는 기존 아이패드 시리즈와 동일한 9.7 인치 크기를 가지고 있지만, 해상도는 1024x768에서 그 4배인 ‘2048x1536’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일반적인 풀HD 해상도인 ‘1920x1080’(1080p)도 뛰어넘는 수준으로, 태블릿 PC에서는 전례가 없는 고해상도다.
풀 HD TV 보다 해상도가 높다
해상도가 늘어났기 때문에, 뉴패드에서는 기존에 비해 훨씬 깨끗하고 선명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가령 아이패드 1이나 2는 픽셀의 크기로 인해 화면을 집중해서 바라보면 마치 ‘줄그어진 것’처럼 화면 도트가 튀어 보이는 현상이 있었다. 작거나 굵은 글자는 외각선이 전체적으로 선명하게 보이지 않으며, 흐릿하게 보인다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뉴패드는 그런 현상이 거의 없다. 작은 글씨도 굉장히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가령 대형 포털 웹사이트(PC 버전) 같이 글자가 많은 웹사이트를 보면, 전작들에서는 화면을 확대하지 않으면 어떤 글자인지 정확하게 읽을 수 없는 문제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뉴패드에서는 굳이 화면을 확대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글씨들을 거의 대부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 2> 게임화면 근접촬영 모습. 아이패드 2
뉴패드
아이패드 2
이런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특히 ‘눈’이 민감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오랜 시간 화면을 바라봐도 피곤함이 확실히 덜하다. 과장 조금 보태면 ‘눈이 정화된다’ 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1080P(1920X1080) 블루레이급 해상도 동영상이라고 해도 원본 그대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해상도가 늘어났지만, 배터리 시간은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중간’ 수준의 밝기로 약 10시간) 스크롤 속도 등 화면 전환속도도 전작과 거의 동일해서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 밝고 선명한 화면에서 즐기는 게임
이런 ‘크고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는 게임에서도 그 위력을 그대로 발휘한다. 에픽게임스의 <인피니티 블레이드 2> 같이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응되는 게임들은 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뉴패드는 게임의 ‘퍼포먼스’ 자체는 아이패드 2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긴다. 아이패드 2랑 비교해보면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포함해 대부분의 게임을 구동시켰을 때 거의 동일한 로딩시간을 보여주며, 딱히 반응이 빨라지거나 좋다는 느낌은 거의 받을 수 없다.(설사 있더라도)
물론 해상도가 4배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거의 동일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
그리고 해상도가 늘어남으로 인해 엉뚱한 피해자(?)들도 발생했는데, 바로 레티나 대응 패치를 하지 않은 저해상도 게임들이다. 레티나 대응 패치를 한 게임들은 확실히 발전된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게임들은 ‘도트가 튀는’ 저해상도 모습 그대로이다 보니 양 쪽이 확연하게 비교된다.
■ ‘혁신’은 느끼기 힘들어도 아이패드는 ‘역시’ 아이패드
결과적으로 뉴패드는 기존 제품들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무언가 ‘혁신적인 모습’을 즐기기는 다소 힘든 태블릿 PC다. 하지만 강화된 디스플레이 덕분에 훨씬 깨끗한 화면으로 여러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강점으로 다가온다. 차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는 더욱 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그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런 만큼 뉴패드는 현재 아이패드 1을 사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기로 교체하고 싶은 유저, 혹은 눈에 민감하거나 새롭게 태블릿 PC를 사용해볼 생각이 있는 유저라면 충분히 구입을 고려해 볼만한 훌륭한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이패드의 힘이라면 역시나 ‘어플리케이션’일 것이다. 카메라, 터치패널, 자이로 센서 등. 하드웨어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어플리케이션들이 무수히 준비되어있다.
뉴패드로 촬영한 사진. 카메라 성능도 전작보다 한층 강화되어서 뉴패드는 전작보다 훨씬 또렷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아이패드 2의 후면 카메라는 최대 720p(1280x720) 해상도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지만, 뉴패드는 최대 1080p(1920x1080) 해상도의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최근 언론에서는 ‘발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확실히 뉴패드는 장시간 사용하거나 고용량 어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면 이전 아이패드2 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4시간 이상 사용해도 ‘뜨거워서 못잡겠다’ 라고 느낀 적은 없다.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3월 날씨에서는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사실 필자가 뉴패드에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디자인이다. 아이패드 2 랑 다를 게 없기떄문에 지하철 등에서 사용해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는 슬픔이 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