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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무한 전직으로 닥치고 공격! 던전스트라이커

액션 RPG 던전스트라이커, 체험버전 해봤더니…

안정빈(한낮) 2012-04-05 20:29:00

2등신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던전을 헤집으며 둥글둥글한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입니다. 캐릭터도, 몬스터도 귀엽지만 전투만큼은 귀엽지 않습니다. 몬스터들은 화면을 가득 메우며 쏟아지고 플레이어는 초당 몇 차례씩 맹렬히 공격을 퍼부으며 맞섭니다. 화면은 이펙트와 대미지를 알리는 숫자로 가득 찹니다.

 

5일 NHN과 아이덴티티 게임즈(이하 아이덴티티)가 새로운 액션 MORPG <던전스트라이커>를 공개했습니다. 첫 게임이었던 <드래곤네스트>로 개발력을 인정받았던 아이덴티티는 <던전스트라이커>에서 무르익은 개발력을 한껏 뽐냈습니다한층 업그레이드된 귀여운 그래픽,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편의성, 얽히고설킨 스킬 구조와 새로운 조작방식을 이용한 전략적인 전투 등은 역시 아이덴티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작발표회 현장에서 공개된 <던전스트라이커>를 디스이즈게임에서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이왕 하는 거 아이덴티티 사무실까지 찾아가 진득하게 즐겨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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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물어주고 싶은 SD 캐릭터와 음습한 던전

 

<드래곤네스트>에서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내세웠던 아이덴티티는 <던전스트라이커>에서 그 귀여움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던전스트라이커>의 캐릭터는 머리와 몸통의 크기가 비슷한 2등신입니다. 플레이어만큼은 아니지만 몬스터들도 3~5등신의 귀여운 몸매를 갖고 있죠. 귀여움을 강조하기 위해 눈은 커다란 점으로, 손과 발은 꼬물거리는 덩어리(?)로 표현돼 있습니다.

 

인터페이스와 아이콘도 귀엽고 둥글게 다듬어져 있고, 원색도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에 그래픽만 봐서는 마치 어린이용 동화책을 보는 느낌입니다. 2등신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정말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귀엽습니다.

 

2등신이지만 캐릭터의 복장은 세심한 곳까지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예를 들어 메이지의 지팡이에 달린 보석에는 무늬가 그려져 있고, 어깨 방어구에 달린 작은 날개는 복장과 따로 펄럭입니다. 2등신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가득히 캐릭터가 차도록 확대해도 어색함이 없더군요.

 

배경과 복장 등을 보면 개발이 쉬워서 SD를 선택한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와 반대로 게임의 분위기는 굉장히 진지합니다. 어두컴컴한 던전에는 각종 고문도구들이 널려 있고, 자폭하면서 독을 퍼트리는 애벌레나, 떼로 몰려드는 박쥐 등이 잇따라 등장하죠. 갑작스럽게 몰려오는 적의 구성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듭니다.

 

여기에 이리저리 튀는 피와 과장된 연기나 타격효과 등의 이펙트가 겹치면서 진지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처음에는 귀여운 캐릭터만 눈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다 보면 어느새 귀여움은 잊고 전투에 집중하게 되죠.

 

여담입니다만, <드래곤네스트>와 비슷한 캐릭터 이미지 탓에 오늘 발표회 현장에서는 ‘<던전스트라이커>가 <드래곤네스트> 캐릭터들의 유아 시절을 다룬 일대기다’라는 농담도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초기 직업도 메이지, 워리어, 레인저, 클레릭으로 똑같군요.

 

이 아이들은 커서 세상을 지키기 위해 드래곤을 잡으러 떠납니다(물론 뻥).

 

 

마우스만으로도 가능한 간단 조작

 

<던전스트라이커>의 기본조작은 마우스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C버튼으로 공격, X버튼으로 회피하는 방식입니다. 마우스를 누르고 있으면 해당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고, C버튼도 누르고만 있으면 자동으로 공격이 이어집니다.

 

실제 플레이는 마우스 버튼을 누른 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적의 출현에 맞춰 C버튼을 눌렀다 떼었다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디아블로 2>에서 쉬프트 버튼을 눌렀을 때 제자리에 멈춰서 공격했던 걸 떠올리면 됩니다.

 

마우스를 누르고 있는 방향으로 찌릅니다. 워리어라면 전진하면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죠.

 

여기에 오른쪽 하단의 자동공격 버튼을 켜면 C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마우스만으로 이동과 공격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워리어는 이동하며 부딪히는 적을 모두 공격하고, 위저드나 레인저 등의 장거리 캐릭터는 이동 중 마우스를 누른 채 적에 갖다대면 멈춰서 공격합니다. 이쪽은 일반적인 <디아블로 2>를 떠올리면 되겠네요.

 

반대로 마우스를 아예 쓰지 않고 키보드의 십자키로 캐릭터를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 혹은 둘 중 하나만을 이용한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한 셈이죠.

 

얼핏 보면 손이 편한 마우스와 자동공격의 조합이 좋을 듯하지만, 직접 해보면 조금 다릅니다. 독이 흐르는 바닥을 피하거나 적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자동공격을 끈 마우스 조작 혹은 키보드를 이용한 플레이를 주로 하게 되더군요. 어려운 보스전에서는 특히 더합니다.

 

마우스를 이용한 조작은 <디아블로>와, 키보드 조작은 일반 MORPG와 비슷합니다.



쉴 새 없이 때린다. 공격일변도의 시원한 전투

 

<던전스트라이커>의 전투는 아주 시원시원합니다. 캐릭터의 공격속도는 빠르고 적은 많습니다. 레인저는 초당 3~4발의 화살을 연사하고, 위저드는 패시브 스킬을 마스터하면 기본공격으로 최대 4명의 적을 꾸준히 괴롭힐 수 있습니다. 워리어와 클레릭은 아예 기본공격 자체가 범위공격이죠.

 

게다가 대부분의 스킬은 넓은 공격범위와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적을 얼리거나 태우고, 기절시키고, 날려버리는 등 효과도 다양하죠. 연출도 화려해서 하늘에서 사방에 번개가 쏟아지거나 적을 향해 엄청난 기세로 화살을 쏟아붓습니다.

 

스킬에 사용되는 SP는 기본공격을 통해 채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킬을 난사한 후에도 다시 기본공격으로 열심히 적을 때려줘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전투도 다수의 적을 몰아 붙이는 공격 일변도로 진행되죠.

 

스킬 쿨타임(재사용 대기시간)도 생존기나 광역스킬을 제외하면 10초 이내로 짧은 편입니다. 직업마다 쿨타임 1~5초의 주력 스킬도 있죠. SP 수급도 빨라서 손이 쉴 틈 같은 건 없습니다.

 

때리고, 또 때리고, 한 번 더 때립니다. 회피도 있지만 보스전을 제외하면 그 사이에 한 대 더 때리는 게 나을 때가 많습니다.

 

다만, <디아블로> 시리즈 수준의 원샷원킬은 아닙니다. 적들의 체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기 때문에 순간순간 상황에 맞는 공격으로 효율적인 대미지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체험 버전은 평소보다 게임이 쉽게 나오기 마련인데요, 비슷한 레벨대의 던전에 갔을 때 적들이 3~4방은 맞아야 쓰러지더군요. 아직 밸런스 조절을 마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일단 한 방에 적을 싹 쓸어버리는 게임은 아니란 뜻입니다. 적의 공격력도 강력해서 체력이 낮은 메이지는 긴장을 풀었다가는 일반 몬스터에게 죽을 수도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는 일반적인 MMORPG의 레이드와 비슷한 수준의 전략을 요구합니다. 바닥에 깔리는 용암을 피하고, 정해진 시간마다 나타나는 졸개를 처치해야 하죠. 보스가 강력한 공격을 하기 전에 경보까지 울립니다. 공격력도 높고 생각보다 빈틈도 적어서 보스의 패턴을 확실히 파악하고 전략을 짜지 않는다면 이기기 어렵습니다.

 

일부분이 파괴되거나 체력이 줄어들면 특수한 패턴을 보이는 보스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대미지를 입힌 적을 바라보는 일종의 어그로 개념도 있어서 파티플레이에서는 워리어가 전방에서 시선을 끌고 메이지나 레인저가 대미지를 입히는 팀워크도 요구됩니다. 영락없는 MMORPG의 레이드입니다.

 

한 방에 쓰러지지 않는 적과 예상보다 높은 적의 공격력, 보스 몬스터의 다양한 패턴 등은 <던전스트라이커>의 전략적인 스킬 운용으로 이어집니다.

 

어딘가 잘릴 것 같은 분위기의 보스 몬스터.

 

 

계승과 스킬 조합을 이용한 끝없는 육성

 

<던전스트라이커>의 스킬은 레벨이 오를 때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됩니다. 레인저의 블리츠 샷’은 레벨 1에서는 땅속으로 숨은 후 적의 뒤에서 나타나며 5명의 적을 공격하지만, 레벨 2에서는 공격대상이 7명으로 늘어나고, 레벨 3에서는 땅속에서 이동 중에도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얻죠.

 

클레릭의 신의 가호’도 레벨 1에서는 체력 30% 이하일 때 방어력 상승효과가, 레벨 2에서는 피해를 입을 때 랜덤한 확률로 방어력 상승효과가, 레벨 3에서는 사망 시 30% 확률로 부활효과가 있습니다. 단순한 공격력이나 쿨타임이 아닌 전투방식 자체를 결정하는 셈입니다.

 

파티플레이에서 클레릭이 힐러의 역할만 맡고 일부러 낮은 체력을 유지한다면 신의 가호’ 레벨 1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죽을 확률이 높은 레이드에 따라간다면 꼭 레벨 3까지 올려야겠죠. 마찬가지로 레인저도 블리츠 샷’을 단순한 위기회피용으로 사용할 생각이라면 레벨 1 이상을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스킬에 따른 효과가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 다른 스킬을 강화해주는 스킬도 있어서 스킬과 스킬을 서로 묶이며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메이지의 번개를 부르는 자’ 스킬은 레벨 3에서 전기계열 스킬에 맞은 적에게 낙뢰를 떨어트리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시공마법인 라이트닝 클라우드’는 레벨 3에서 감전확률을 증가시켜주죠. 전격 마법 전문화 스킬’은 감전을 일으킨 대상 주변에 대미지를 주고 샘솟는 마력’ 스킬은 시공마법의 지속시간을 늘려주죠.

 

4가지 스킬을 섞어 봅시다. 라이트닝 클라우드’로 넓은 범위에 지속적인 대미지를 주면서 번개를 부르는 자’에 의해 떨어진 낙뢰로 추가 대미지를 주고, 전격마법 전문화’의 감전으로 다시 범위 대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샘솟는 마력’으로 지속시간도 늘어났습니다. 라이트닝 클라우드 하나가 총 3번의 중복 대미지를 긴 시간에 걸쳐 주는 셈입니다.

 

이외에도 공격할 때 화살의 수를 늘리는 신속한 사냥’ 스킬과 화살에 독을 묻히는 맹독 바르기’ 스킬을 함께 사용해 다수의 적에게 독을 묻히거나, 적을 출혈상태로 만드는 치명적 상처’ 스킬과 출혈상태에 빠진 적이 있으면 체력을 회복하는 피비린내’ 스킬로 무한 체력회복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던전스트라이커>에서는 계승을 통해 자유롭게 다른 직업으로 전직하거나 해당 직업의 스킬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미사일에 맞은 적에게 추가 대미지를 입히는 위저드의 스킬을 주변에 다수의 회오리를 날리는 워리어의 스킬과 섞는 것도 가능하죠.

 

스킬을 섞다 보면 이 정도로 가능합니다. 참고로 원래는 그냥 칼을 휘둘러 주변의 적을 공격하는 스킬입니다. 거기에 회오리 효과 + 발사체 추가 + 낙뢰가 붙은 거죠.

현재 확인된 <던전스트라이커>의 직업만 총 19. 계승이 불가능한 스킬도 있겠지만 직업당 25~30개의 스킬을 갖고 있으니 조합의 숫자는 어마어마해지죠. 심지어 아이템에도 시공마법의 지속시간을 늘리거나 특정계열 스킬의 능력을 높여주는 등 별별 옵션이 다 붙어 있습니다. 체험 버전에서도 발사체 추가 옵션을 지닌 석궁을 얻었을 정도입니다.

 

스킬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추가되는 능력과 스킬 사이의 시너지 효과, 계승을 통한 스킬 연동에 아이템의 스킬 강화까지 섞이면서 엄청난 양의 선택지를 만들어냅니다. 직업은 같아도 효율부터 전투방식까지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뜻이죠.

 

앞에서 ‘끝없는 응용이라는 말을 붙인 이유입니다. 실제로 위에서 예를 든 스킬 조합도 체험 버전에서 몇 번의 조합 끝에 발견한 것들입니다. 단순한 공격력과 쿨타임’만 좋아지는 수직적인 스킬 구조가 아닌, 자신의 조합에 맞춰 고민하고 응용해야 하는 전략적인 스킬 시스템입니다.

 

19개의 직업. 상위 직업과 하위 직업으로 나뉘어 있지만 꼭 상위가 하위보다 좋은 건 아닙니다. 심지어 하위 직업의 스킬도 계승해서 끌어와야만 쓸 수 있죠.



손쉬운 반복의 재미

 

시간상 많이 플레이해볼 수는 없었지만, 짧은 반복의 재미도 쏠쏠합니다. <던전스트라이커>의 던전은 층 단위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층을 클리어하면 마을로 통하는 포털을 열 수 있고, 한 번 포털을 연 후에는 언제든 해당 층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의 반복 사냥도 편하죠. 던전의 마지막 층으로 진입하면 한 층만 클리어한 후 바로 보스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체험 버전에서도 익숙해지면 약 5분 만에 보스를 만날 수 있더군요. 아이템 획득까지 걸리는 시간도 15분 이내입니다.

 

이외에도 귀환의 씨앗을 이용해 포털을 열고 파티원을 자기 위치로 불러오거나, 서로 다른 인스턴스지역에 있는 유저끼리 파티찾기를 이용해 편하게 파티를 맺을 수도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아이템 파밍에 특화된 구조죠.

 

알록달록한 아이템을 얻는 그날을 위해!

 

앞서 말했듯이 <던전스트라이커>는 아이템 옵션이 굉장히 다양한데요, 모든 옵션이 랜덤으로 붙기 때문에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보스를 처치해야 합니다. 마치 <디아블로 2>의 아이템 파밍처럼 말이죠. 쉬운 파티 매칭과 보스 반복 처리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던전스트라이커>는 올해 말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오는 4 27일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홈페이지(//ds.hangame.com)에서 오는 22일까지 베타테스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옵션은 랜덤입니다. 공격력부터 소켓의 개수, 옵션, 옵션의 성능까지 다 다르죠.

 

1차 테스트에서 공개될 필드 지역과 마을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