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와 드래곤플라이가 함께 개발 중인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에이지오브스톰>(이하 에이지오브스톰)이 1년 반 만에 두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를 실시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에이지오브스톰>은 1차 CBT에서 지적된 타격감이나 적과 배경 인식의 어려움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캐릭터도 깔끔하게 다듬어졌고, 맵이 작아졌고, 유저간 전투도 늘어나면서 전투의 재미가 강조됐죠. 직접 플레이했을 때의 느낌은 제법 괜찮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괜찮다라는 느낌이 AOS로서의 느낌은 아니었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논타겟팅 MMORPG의 PvP 모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규칙은 같지만 방식은 다른 AOS
<에이지오브스톰>의 기본적인 룰은 다른 AOS 장르의 게임과 거의 동일합니다. 상대의 본진 건물을 먼저 부수는 팀이 승리하죠.
이를 위해 초반에는 서로 타워를 사이에 두고 미니언을 먹고, 정글에 있는 몬스터를 사냥하며 성장하는 ‘라인전’이 이어집니다. 일정한 수준까지 캐릭터가 성장하면 모든 팀원이 모여 대규모 ‘한 타’를 벌이며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거나 상대의 빈틈을 노려 건물을 파괴하는 ‘백도어’를 하기도 하죠.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정글에는 버프를 주는 몬스터도 있습니다.
룰은 같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은 제법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이지오브스톰>에서도 시간이 지날 때마다 주는 돈 외에 추가로 돈을 벌려면 유저가 미니언에게 마지막 공격을 가해서 없애야 합니다.(일명 ‘막타’)
일반적으로 AOS게임에서 막타를 치려면 적당히 자신의 공격력을 계산해 체력이 적은 미니언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해결됩니다. 하지만 <에이지오브스톰>의 일반 공격은 논타겟팅이기 때문에 원거리 캐릭터의 경우 미니언과 캐릭터 사이에 다른 적이 없는 직선 공간을 노려야 합니다.
만약에 둘 사이에 다른 적이 있다면 막타를 치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맞추기 위해 좌우로 움직이며 공격이 날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가까운 곳일 경우는 점프해서 각을 만든 후 공격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근접 영웅인 경우는 막타를 노리는 자신의 공격을 대신 맞으며 ‘디나이’하기도 합니다.(디나이: 상대가 막타로 미니언을 없애서 돈을 벌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동)
이외에도 탑뷰 방식의 AOS게임에 익숙한 유저에게 <에이지오브스톰>을 AOS라고 설명하면 오히려 헷갈리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대가 시야에선 안 보이는 사각으로 돌아오거나 상대를 마우스로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 가운데에 있는 적을 노리고 타겟팅 방식으로 싸우는 등이 그 예죠.
개인적으로는 <에이지오브스톰>에서 ‘AOS’라는 수식어에 대한 비중은 조금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의 AOS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 단순한 AOS나 액션이 아닌 독자적인 ‘재미’
전형적인 AOS게임과 느낌이 다르다고 해서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독자적인 재미는 확실합니다.
3인칭 백뷰 시점이라 뒤가 안 보인다는 점은 AOS에게 익숙한 유저로서는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논타겟팅 방식의 MMORPG에 익숙한 유저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시야에서 안 보이더라도 팀원의 시야에 보이면 적의 위치가 맵에 나타납니다. 덕분에 상대의 대략적인 방향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죠.
또한 같은 편 시야 안에 있는 적들은 미니맵에 나타나고 화면에도 아이콘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직접 볼 수 없다고 해도 미니맵에 적응하면 크게 불편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시야를 이용해 체력이 적은 상태로 타워나 본진 근처에서 한숨 돌리는 캐릭터의 뒤를 치거나 도망치는 척하며 뒤쪽으로 몰래 아군을 호출하는 ‘유인작전’ 등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몰래 상대의 뒤로 돌아가 단숨에 제압하는 것도 <에이지오브스톰>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전투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답게 10명이 한곳에 모여 싸우는 대규모 전투(일명 한 타)의 재미도 상당합니다. 근접 캐릭터가 상대의 발을 묶거나 기절시키는 이른바 ‘이니시에이팅’(싸움 개시) 이후 상대의 주요 원거리 대미지 딜러를 먼저 끊는 등 유저끼리 ‘합’을 맞추는 느낌이 쏠쏠하죠.
여기에 상대의 시야에서는 안 보이는 사각에서 등장해 적을 포위하거나 체력이 많은 탱커의 뒤로 숨으며 싸우는 등 컨트롤과 진영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덕분에 어떻게 한 타에서 싸우느냐에 따라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도 대역전극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지난 테스트에 비해 많이 진입장벽을 낮췄다고는 하지만 <에이지오브스톰>의 한 타는 조작 실력이 상당히 필요한 편입니다. 순간적으로 팀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적을 타겟팅해서 공격하고 체력이 떨어지면 동료와 미니언 뒤로 숨으며 상대의 공격을 피하기도 해야 합니다.
상대와 자신과의 거리를 재기 어렵다는 점도 조작을 어렵게 만듭니다.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캐릭터는 거리가 숫자로 표시되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직관적으로 ‘이 정도 거리면 맞출 수 있겠다’는 느낌은 덜합니다.
이로 인해 게임에 빠르게 적응한 유저와 그렇지 못한 유저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물론 초보와 고수의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한정된 CBT 기간에 유저들의 실력을 시스템으로 알아내는 것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되고요.
다만,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확실하게 유저들의 실력에 맞게 팀이 구성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저 간의 능력에 따라 킬·데스의 차이가 명확하게 갈립니다.
■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투, 또 전투
<에이지오브스톰>은 전투의 비중이 기존 AOS보다 훨씬 높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직선상에 다른 적이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적을 공격하기 어렵기 때문에 좌우로 이리저리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치 중인 상대 영웅과 거리가 좁혀지면서 레벨이 낮은 구간에서도 견제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에 각 라인 사이의 거리도 짧아서 다른 라인을 돕거나 공격하기도 쉽습니다. 왼쪽 라인을 맡고 있던 영웅이 10~15초 정도면 충분히 미드 라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첫 미니언이 도착하기 전부터 견제와 싸움이 시작되기도 하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라인전의 단순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의도적으로 잦은 PvP를 유도한 것 같습니다.
레벨이 낮을 때도 전투는 지속적으로 벌어집니다.
라인전이 끝나면 전투는 더욱 치열해집니다. 적어도 2~3명 또는 5명 모두가 몰려다니며 거의 항상 3개의 라인 중에 적어도 한 곳에서는 싸움이 일어납니다. 전투로 시작해 전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정글에서 처음 생성되는 몬스터만 빼먹고 바로 전투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일정 레벨까지 전투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은 빠른 전투를 원하는 유저에겐 확실한 장점입니다. 반면에 초반에 라인에서 견제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조금은 적응할 필요가 있겠고요.
■ 완전히 달라진 2차 CBT, 개성을 더 살리길
이번 2차 CBT에서 <에이지오브스톰>은 많은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캐릭터와 맵이 완전히 달라지고 캐릭터 간의 밸런스나 맵의 구조도 개선됐습니다.
지난 CBT에서 보기 어려웠던 라인전이나 한 타도 잘 이뤄지면서 AOS의 모습도 형태가 잡혀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3인칭 백뷰 시점의 액션성이 가미되면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에이지오브스톰>은 기존의 AOS게임이나 액션게임과 방향성을 조금 달리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맛을 살리는 부분에서는 아직 아쉬움이 남습니다. 액션게임이라고 하기엔 액션성과 속도감이 좀 부족하고 AOS라고 하기엔 전략성과 직관적인 플레이가 아쉽습니다.
또한 아직 CBT 단계인 만큼 부족한 곳도 보였습니다. 아이템의 종류도 적고, 게임 플레이 중 유저가 나갔을 때 이를 보상하거나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아직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더 발전적이고 <에이지오브스톰>만의 재미를 끌어낸 버전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