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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끝없는 전투와 가벼운 한타! AOS+TPS=‘자이겐틱’

<자이겐틱> 프리 알파 버전 해봤더니

김승현(다미롱) 2014-07-16 01:01:50
5:5 팀전을 기반으로 한 모티가의 신작 <자이겐틱>이 베일을 벗었다. 모티가의 제임스 피니 개발담당 부사장은 <자이겐틱>을 공개하며 “직관적인 게임성 속에 깊이가 있는 팀 대전 게임이 목표다”라고 소개하며 게임의 프리 알파 버전을 선보였다.

시연 버전에서는 비록 게임의 특징인 ‘가디언 선택’ 시스템이 빠졌지만, 서머닝 서클과 크리쳐 등 게임의 주요 요소가 포함되어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과연 제임스 피니 부사장의 의도는 성공적이었을까? <자이겐틱>의 시연 버전을 체험해 보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동화같은 그래픽, 캐주얼한 플레이


게임을 시작하니 원색으로 그려진 동화 같은 그래픽이 반겼다. <자이겐틱>은 TPS 팀 대전게임이라는 코어한 장르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내세우는 작품이다. 전장도 전반적으로 채도와 명도가 높아 화사한 느낌을 주고, 영웅이나 크리처의 디자인도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킨다.

화사한 첫인상처럼 실제 플레이도 어렵지 않았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TPS와 AOS를 섞은 느낌이었다. 팀 대전게임이기 때문인지, 캐릭터 선택창에 들어서자 익숙한 기술 구성의 캐릭터가 보였다.

단단한 방어력의 근접 탱커, 회피기는 부족하지만 긴 사거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적을 괴롭히는 원거리 딜러, 넓은 지역에 피해나 디버프를 주는 마법사형 캐릭터 등이 대표적이다. TPS 게임의 특징을 살려 ‘고공점프’를 하거나 로프를 쏴 해당 위치로 이동하는 독특한 방식의 캐릭터도 있었지만, 기본적인 캐릭터 분류는 AOS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게임이 시작되면 AOS의 전장에서 포탑과 몬스터를 제외한 것 같은 맵이 제공된다. 유저는 이 전장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목표를 파괴해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기본적인 조작은 WASD와 마우스라는 TPS 게임의 방식을 따른다. 캐릭터에게 주어지는 기술은 마우스 양 버튼과, 이동키 주변에 배치되어 있었다.

게임의 목표는 간단했다. 양 팀은 상대 본진에 위치한 ‘가디언’이라는 보스 몬스터를 처치해야 한다. 레벨업이나 점령 같은 자질구레한(?) 과정이 있긴 하지만, 승리를 위해 지켜야 하는 공식 같은 것은 없다. 가디언은 어떠한 보호도 없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유저는 이를 힘싸움으로 밀고 가든 빈 공격로로 기습을 하든 자유롭게 공략할 수 있다.


보호 대상이자 공략 대상인 ‘가디언’ (오른쪽)

캐릭터의 성장은 최대한 간략화한 느낌이었다. 모든 캐릭터는 시작과 동시에 일반기술부터 궁극기까지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유저는 여기에 캐릭터가 성장할 때마다 어떤 능력치나 스킬에 추가 효과를 부여할지만 결정하면 된다. 

성장 요소는 아이템 없이 레벨업에만 국한했고, 레벨업 과정도 별도의 파밍 과정 없이, ‘서머닝 서클’(≒거점)을 점령하거나 상대 팀과 교전하면 자연히 이뤄진다. 성장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신 나게 싸우면 되는 구조다.

이를 부추기기 위해서인지, 전장 곳곳에는 점령 시 부활이 가능한 거점(≒서머닝 서클)이 존재한다. 기본 부활 속도도 빠르고, 부활 가능 지점도 많기 때문에 게임 내내 전투가 끊이지 않는다.


캐릭터 오른쪽에 있는 푸른 광원이 서머닝 서클. 서머닝 서클을 점령하면 해당 지점에서 부활할 수 있고, 추가로 서머닝 서클을 지키고 아군을 돕는 ‘크리처’를 소환할 수 있다.

계속되는 힘싸움이 질리거나 늘어진다고 생각될 때쯤이면 ‘클래시 모드’가 발동된다. 클래시 모드는 공격로가 한 곳으로 제한되고 가디언이 전선에 드러나는 일종의 한타 모드다. 승리 조건이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인지 게임 후반부는 자연스럽게 총력전으로 귀결된다.

클래시 모드 발동 조건은 시연 버전 기준, 가디언의 체력이 1/3 이하로 떨어지거나 게임 시간이 15분 이상 경과되었을 때. 길어도 20분 안에 게임이 끝나는 구조였다. 간단한 게임 구조와 짧은 플레이 타임 덕분에 TPS 액션이라는 피로도 높은 게임 방식에도 불구하고 한판 한판이 가벼운 느낌이었다.




끝없는 전투와 기습, 한타. 먹고 먹히는 전황


<자이겐틱> 시연 버전에서 제공된 전장은 2가지 공격로가 형성돼 있었다. 한 곳은 다양한 높낮이의 지형과곳곳에 서머닝 서클이 배치되어 있는 공격로. 곳곳에서 부활이 가능하고, 강이나 언덕 같은 요충지 덕분에 가장 전투가 자주 벌어지는 지역이었다.

다른 한 곳은 공격로도 넓고 서머닝 서클이나 언덕 같은 요충지가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상대의 본진에 최단거리로 이어져 있기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격전이 수시로 벌어지는 지역이었다.



첫 게임에서는 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힘싸움이 주된 양상이었지만, 두번째 플레이부터는 이를 이용한 다양한 상황이 그려졌다. 

초반부 전략의 중점은 보급로 격인 서머닝 서클과 크리처였다. 첫 게임에서 두 요소의 위력을 체험한 덕분인지, 두번째 게임에서는 정통적인 힘싸움보다는 1.5선에 침투해 ‘보급로’를 끊는 것이 자주 나타났다. 이것이 이어지자 그 다음 게임에서는 팀원들이 합심해 전선 코앞에 캐릭터 2 ~ 3명분의 강함을 가진 고급 크리쳐를 소환하는 압박형 플레이도 펼쳐졌다.



플레이가 계속되자 전투는 전장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앞서 언급되었던 힘싸움과 고지전(?)은 물론, 게임의 승리조건은 가디언을 이용한 전략이 추가된 모양새였다. 어떤 게임에서는 아군이 불리한 상황에서 모두가 전격전으로 상대의 가디언만 노리는 전략을 시도했다. 

가디언의 체력이 1/3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 클래시 모드가 발동돼 상대의 전장 점유율은 초기화되었고, 이어진 한타 싸움에서는 체력이 낮은 상대 가디언을 수월하게 저격하며 역전을 이끌었다. 그 다음 게임에서도 아군이 비슷한 전략을 취하자, 상대는 역으로 아군 본진에 가장 가까운 서머닝 서클을 점령해 안정적으로 아군의 가디언을 공략하는 식으로 ‘맞불’을 놨다.

플레이 방식 자체는 ‘왕 잡기’라는 간단한 룰을 도입했지만, 가디언과 서머닝 서클이라는 요소 덕분에 다양한 전황이 그려졌다. 이후 추가될 신규 맵이나 크리처, 가디언 선택 시스템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전략 폭은 더 늘어날 것이라 예상되었다.




결국은 한타 싸움? 멈출 수 없는 ‘스노우 볼링’


하지만 전반적으로 간략한 시스템 때문일까? 시연버전에서는 한번 기울기 시작한 승기를 되찾을 수단이 극도로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

<자이겐틱>의 캐릭터 육성은 고민의 요소가 적은 만큼, 성장 방향 또한 한정적이다. 유저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은 스킬과 능력치의 추가 능력뿐. 이 추가 능력은 시연버전 기준 한 항목당 최대 3개로 한정되어 있었다. 때문에 캐릭터의 성장 폭이 제한되고, 그로 인해 상대에 대한 카운터 수단도 한정되는 느낌이었다.



캐릭터의 성장이 사실상 PvP에 의해서만 이뤄진다는 것도 문제였다. 캐릭터가 게임 중 경험치를 얻는 방법은 전투와 점령 2가지. 하지만 본격적인 힘싸움이 시작되면 점령 기회는 자연히 줄어들고, 사실상 레벨업 수단은 전투로 한정된다. 때문에 승기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전황의 열세가 전투력의 열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물론 <자이겐틱>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다른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방비한 가디언과 클래시 모드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이미 그 자체로 한 팀 전체를 감당할 수 있는 강함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저들의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 

때문에 가디언의 공략도 시간이 지날수록 전략보다는 전투력의 비중이 높아졌다. 결국 가디언이라는 요소는 고착화된 전선을 흔들기 위한 수단이라면 모를까, 역전의 한 수가 되기에는 무리였다. 다만 고려해야 할 점은 이번 시연버전이 프리 알파 버전 격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자이겐틱>의 개발을 총괄한 제임스 피니 PD는 인터뷰에서 “역동적인 플레이를 위해 가디언 선택과 서머닝 서클의 부활 기능 제한, 추가적인 캐릭터 성장 옵션 등을 더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이후 버전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선보이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