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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병맛’ 센스의 캐주얼 디펜스 게임. 냥코 대전쟁

PONOS의 모바일 디펜스 게임 <냥코 대전쟁> 체험기

깨쓰통 2014-07-23 18:45:02

냥코(にゃんこ)?


일본 PONOS에서 개발한 <냥코 대전쟁>(にゃんこ大戦争)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하는 괴생명체들을 조작해서 적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는 모바일 디펜스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2년 발매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6월 말에 셀바스를 통해 정식으로 한글화되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참고로 게임명의 ‘냥코’란 일본에서 고양이를 귀엽게(친숙하게) 부르는 호칭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까 굳이 우리말로 따지자면 “냥이”, “냐옹이” 정도 된다고 할까? 생각해보면 “냐옹이 대전쟁” 같은 게임명을 선택했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뭐 개발사(서비스사)에서 굳이 <냥코 대전쟁>으로 발매한 만큼 그냥 묻고 따지지 말고 따라주도록 하자.


일본에서 많이 만들어진 웹 플래시 게임을 보는 것 같은 시작화면. 사실 게임의 실제 비주얼도 딱 이정도 수준이다.  


겉만 보면 굉장히 간단하고 단순한 디펜스 게임


<냥코 대전쟁>의 게임 규칙은 정말 간단하다. 유저는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는 자원을 이용해서 각종 유닛을 생산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아군 기지를 방어하고, 최종적으로 적(AI)의 기지를 파괴하면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저가 할 일이라곤 자원의 관리나 유닛의 생산, 가끔씩 사용하는 ‘냥코대포’의 조작 정도가 전부다. 생산한 유닛은 알아서 적의 기지를 향해 달려가서 ‘자동’으로 전투를 수행하며, 맵은 단일라인의 간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길을 잃을 일도 없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이런 디펜스 게임을 해본 경험자는 물론이고, 해보지 않은 초심자라고 해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단일라인에 횡스크롤로 진행되는 디펜스 게임. 사실 게임 규칙만 보면 딱히 신선하거나 눈에 띄는 점은 없으며 <팔라독> 등 여러 디펜스 게임들과의 유사점도 많다.


한국부터 일본, 중국, 러시아, 영국 등. 세계 각국의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며 클리어하게 된다. 참고로 2012년에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원작의 배경은 일본 내 각 지방이었다.  

뭐라 필설로 형용하기가 힘든 괴이한 ‘병맛’ 센스


사실 <냥코 대전쟁>은 단순하게 게임 구성만 보자면 다른 디펜스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눈에 띄는 점이나 독특한 면을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다른 디펜스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괴상하고 망측하며, 뭐라 글로써는 표현하기가 힘든 오묘하기 그지없는 괴이한 센스(전문용어로는 ‘병맛’이라고도 한다)가 게임 곳곳에서 철철 넘쳐흐른다는 것이다. 그냥 게임의 오프닝만 봐도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2014년, 섣달 그믐날 전 세계가 피에 물든다…

금융위기에 천재지변 어지러워져만 가는 
이 세계에 갑자기 나타난 ‘냥코군단’

대통령…. 슈퍼맨…
…레드 드래곤… 악마왕 사탄
한국의…………………여성……

일단 강해 보이는 것들을 나열해봤지만
그 녀석들의 진군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고 보니, 냥코들의 기발한 모습에 
감명을 받은 어딘가의 나라에서는 여러가지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듯하다

지금부터 자기나라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이 시기에 참 느긋하다

얼마 전에, 편지를 보내려고 마음먹고 쓰기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글을 썼더니 내 글자가 너무나도 지저분해서
도중에 던져 벼렸던 게 생각났다

애당초 누구한테 보낼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썼던 게 실패의 원인이다

어렸을 때, 장래희망은 잘 나가는 아이돌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니 부끄럽다

뭐, 그런데 일본 데뷔라면
간단히 할 수 있었을 것 같아

돈만 있으면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네   아니오

뭐가 정답인지 솔직히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단지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냥코군단』은 그렇게 나쁜 녀석들이 아니야♪
라는 정도다

……무슨 소리인지 전혀 이해 못해도 괜찮다. 필자도 뭔 소린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_-;)
 

등장하는 유닛들의 모습을 봐도 고양이 얼굴에 생선 몸통을 가진 유닛부터 정말 별의 별 센스의 유닛들이 총출동한다. 


가나(아프리카의 그 가나 맞다) 스테이지에서는 적의 기지가 초콜렛 모양이며,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보물은 다름 아닌 ‘카카오’다. (-_-;)

적 캐릭터 도감. 적 캐릭터들의 설명도 뭔가 참… 센스가 괴이하다.


은근히 깊이 있는 수집의 재미와 중독성


사실 <냥코 대전쟁>은 흡사 만들다 만듯한 게임 비주얼 탓도 있고(사실 냉정하게 따져서 이 게임의 비주얼은 웹 플래시 게임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수준으로,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간단한 게임 규칙 등으로 인해 유저들한테 “단순하기 그지없는 게임” 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외로 게임을 하다 보면 ‘수집’의 재미를 잘 살리고 있으며, 같은 스테이지를 여러 번 플레이하는 이른바 ‘반복 작업’(노가다)에도 나름대로 동기부여를 잘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각 스테이지 클리어시 무작위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보물’ 및 특정 스테이지들에 있는 보물들을 모두 모으면 발동하는 ‘능력치 보너스’의 존재. 여기에 경험치를 투자해서 자신의 유닛을 강화하거나 여러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성장’ 요소가 굉장히 치밀하게 잘 맞물려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스테이지를 진행하면 할수록 다양한 유닛들이 해금되며, 중반 이후에는 새롭게 등장하는 강력한 적들에 대응하기 위해 그만큼 유저도 사전준비(유닛의 강화나 새로운 유닛의 해금 등)에 집중하게 되어있기에 유저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게임에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콘텐츠 볼륨 또한 기본 제공 스테이지만 144개(48개 스테이지 x 난이도 별로 3개)에 달하고, 이벤트 스테이지 나 특별 스테이지 등을 포함하면 200개가 넘기에 최소 1달 이상은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개성 강한 고양이 유닛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유닛을 모으고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1달 이상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게임


결론적으로 말하면 <냥코 대전쟁>은 게임 곳곳에서 묻어나는 ‘병맛’ 만큼이나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한 전략 디펜스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병맛’과 ‘가벼움’은 유저들에 따라서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지 않은 유저라면 또 즐기기 굉장히 힘든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명색이 ‘전략’ 디펜스 게임이지만, 사실 전략보다는 유닛의 ‘강함’에 더 의존한다. (물론 그렇다고 전략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 어려운 스테이지가 나왔을 때의 클리어 방법은 ‘반복작업을 통해 많은 경험치를 얻고 이를 통해 유닛을 강화한다’ 내지는 ‘캐쉬(통조림)을 써서 강한 유닛을 구입한다’ 정도 외에는 딱히 없다.

때문에, 상황에 맞는 유닛의 생산이나 뭔가 깊이 있는 제대로 된 전략을 기대한 유저라면 실망할 수 있다.


보물을 얻기 위한 반복작업은 자신의 유닛이 강하다면 전략이고 뭐고 그냥 버튼 몇 번만 눌러주면 알아서 클리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흡사 카드 게임처럼 ‘뽑기’를 통해 보다 강한 유닛을 캐시로 얻을 수도 있다. 한정기간에만 등장하는 뽑기도 있으며, 이벤트도 열린다.

또 앞에서도 살짝 말했지만, 이 게임의 주요 세일즈 포인트인 ‘병맛’ 또한 일부 유저에게는 “뭐야, 이거 웹 플래시 게임이냐?” 라며 비웃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게임의 제대로 된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비주얼만 보고 바로 지울 수 있다고 할까? 

그러니 <냥코 대전쟁>은 이런 비주얼의 ‘병맛’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으면서, ‘가볍게’ 적당히 몰입하면서 즐길 수 있는 디펜스 게임을 찾은 유저에게 권할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