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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쫄깃하고 아기자기한 로그라이크 액션, 웨이워드 소울즈

유료게임 체험기 1편. 웨이워드 소울즈

김승현(다미롱) 2014-08-14 11:34:39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무료게임(의 탈을 쓴 수시 결제 게임)이 쏟아지는 모바일게임 시장. 넘쳐나는 게임이 지쳐, 혹은 악랄한(?) 인앱 결제에 질려 유료게임으로 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으신가요?

하지만 유료게임으로 눈을 돌려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무료게임에 익숙해진 몸은 게임성도 알지 못하는 게임에 돈을 지불하는 것조차 꺼려하고, 어렵사리 좋아 보이는 게임을 찾아도 숨어 있는 인앱결제에 뒤통수를 얻어맞기도 합니다. 아아, 과연 모바일 게이머에게 안식(?)이란 없는 것일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을 대신할 독박기획 유료게임 체험기! 그 대망의 첫 타자는 지난 7월 안드로이드로 출시된 로켓캣 게임즈의 <웨이워드 소울즈>(Wayward Souls)입니다. 과연 다미롱의 구매는 성공적이었을까요?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제목: 웨이워드 소울즈 (Wayward Souls)
개발사: 로켓캣 게임즈 (Rocketcat Games)
가격: 5.99 달러 (인앱결제 없음)
플레이타임: 5시간 이상


로그라이크와 모바일 액션의 절묘한 만남!


<웨이워드 소울즈>는 로그라이크 방식의 액션 RPG입니다. 로그라이크란 무엇일까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디아블로> 시리즈의 ‘하드코어 모드’처럼 캐릭터 목숨은 1개. 맵 또한 매번 임의로 바뀌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여담이지만 <디아블로> 시리즈의 하드코어 모드는 로그라이크 게임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라고 할 수 있죠)

게임은 조작법으로 가상패드 방식을 사용합니다. 왼손으로는 가상 조이스틱을 이용해 캐릭터를 움직이고, 오른손으로는 터치와 스와이프 업∙다운을 이용해 적을 공격합니다. 사실 가상패드는 실제 게임패드에 비해 정교한 조작이 힘든 장치입니다. 게임사도 그것을 알기 때문인지 특수조작으로 터치/스와이프 업/스와이프 다운 3개로 한정했죠.

조작이 제한된다면 게임이 단순하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웨이워드 소울즈>는 이러한 단점을 로그라이크라는 게임성과 환경의 조합으로 풀었습니다. <웨이워드 소울즈>의 주인공은 적들에 비해 월등히 강하지도 않고 성장 요소도 제한적입니다. 더군다나 게임은 캐릭터 목숨이 하나뿐인 ‘로그라이크’ 게임. 조작은 쉬워도 전투의 긴장감 하나는 일품입니다. 



매번 달라지는 환경도 이러한 스릴을 강화하는 요소입니다. 로그라이크 게임답게 <웨이워드 소울즈>의 던전은 매번 구성이 달라집니다. 단순히 던전의 통로 구성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던전의 테마와 등장하는 적의 구성까지 달라지죠. 어떤 때는 단단한 방패를 앞세운 기사들이 유저 앞을 막고, 어떤 때는 끝없이 분열하는 슬라임이, 어떤 때는 단순 무식한 오크들이 유저를 맞이합니다.

이러한 랜덤성은 캐릭터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의 캐릭터 성장은 2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게임머니로 특정 캐릭터의 능력치를 영구히 올려주는 능력치 강화, 다른 하나는 던전에 임의로 생성된 대장간을 통한 장비 강화입니다. 

장비 강화의 경우 해당 대장간이 어떤 부위의 장비를 어떻게 강화시킬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때는 한방한방이 묵직한 양손철퇴를 얻기도 하고, 어떤 때는 새로 얻은 장갑이 원거리 공격에 관통 효과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무엇을 얻든 간에 크고 작은 액션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죠.


어떤 무기를 착용했느냐에 따라 공격 방식이나 특수 공격의 형태가 변화합니다.

그리고 던전과 성장의 랜덤성은 재미있는 결과를 선사합니다. 유저는 장비 강화로 무엇을 얻든 간에 기존 장비보다 더 나은 성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장비가 다음에 맞이할 던전과 궁합이 맞느냐죠. 

한방이 끝내주는 양손 철퇴를 얻었는데 막상 다음 층은 움직임 빠른 군견들로 가득 찬 경우도 있습니다. 역으로 원거리 사격마법이 근거리 광역기로 바뀌었는데 마침 다음 층이 웨이브형 몬스터를 선보이는 경우도 있죠. 

매번 플레이 패턴이 달라지고, 매번 다른 환경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억울함보다는 오기(?)로 던전에 도전하게 되죠.




성장과 연출로 풀어낸 반복 플레이


반복 플레이는 로그라이크 게임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수차례의 죽음(=리셋)을 거치고 도달하지 못했던 층에 다다른 것은 로그라이크 게이머에게 큰 희열이죠. 그것이 엔딩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기껏 고생한 캐릭터가 한순간의 방심으로 죽게 된다면 그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죠. 

특히나 <웨이워드 소울즈>같이 액션성이 강한 로그라이크 게임은 특성상 이런 실수가 더 잦기 때문에 이런 위험이 더 크죠. 말 그대로 양날의 칼입니다. <웨이워드 소울즈>는 이러한 위험을 성장과 스테이지라는 두 요소로 풀었습니다. 캐릭터가 죽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은 <웨이워드 소울즈>도 다른 로그라이크와 같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조금 약하죠. <웨이워드 소울즈>에서는 캐릭터가 죽어도 그 캐릭터가 벌어놓은 게임머니가 날아가진 않습니다. 죽을 때 초기화되는 것은 게임 중에 얻은 장비 강화와 해당 스테이지 진행도. 능력치 강화와 이에 필요한 게임머니는 남기 때문에 사망으로 인한 충격도 적죠. 다음에는 더 쉬운 조건으로 도전할 수 있어 짜증보단 기대가 더 크고요.


캐릭터는 죽어도 돈과 능력치 강화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돌파한 스테이지를 건너뛸 수 있다는 것도 반복 플레이의 지루함을 완화시키는 요소입니다. 사실 초반에는 이 요소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한 스테이지는 5~6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게임을 갓 시작한 사람은 3층을 돌파하는 것도 버겁기 때문이죠. 

하지만 고생 끝에 한 스테이지를 돌파하게 되면 전 스테이지를 건너뛸 수 있는 일종의 세이브 포인트(?)가 생깁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더 의욕적으로 공략에 나서고, 죽으면 더 많이 아쉬워하게 되더군요. 엔딩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목표 대신, 스테이지라는 가까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로그라이크 치고는 독특하게도 한 스테이지를 깨면 바로 다음 스테이지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 스테이지도 돌파하지 못하는 ‘발컨’에게는 어떨까요? <웨이워드 소울즈>는 로그라이크 게임으로는 독특하게도 이야기와 연출에 신경 쓴 작품입니다. 게임의 튜토리얼에서는 이름 모를 기사가 되어 사악한 마법사와 맞서 싸우고, 본 게임이 시작되면 각기 다른 사연의 6명의 캐릭터 중 한 명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죠.

일반적으로 유저가 본격적인 스토리를 맞닥뜨리게 되는 시점은 1스테이지 3 ~ 4층부터. 3 ~ 4번 헤딩(?)하면 도달할 수 있는 장소기 때문에 비교적 초반부터 스토리 진행이라는 목표가 주어집니다. 

또한, 이외에도 게임 곳곳에는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읽을거리나 로그라이크치고는(?) 제법 공들인 연출의 랜덤 이벤트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복 플레이 자체가 꺼려지진 않죠. 오히려 앞서 언급한 랜덤 맵까지 고려하면 같은 직업으로만 즐기더라도 플레이타임 1시간 정도는 1 스테이지만 반복하는 것도 반복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주인공만 4축 공격? 갑갑한 시스템


다만 <웨이워드 소울즈>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로그라이크와 함께 게임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액션’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격 방식입니다. 게임은 8축 이동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주인공의 공격방향은 상하좌우 4축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전사같이 공격범위가 넓은 캐릭터라면 덜하지만, 마법사가 도적같이 ‘핀포인트’ 공격을 하는 캐릭터의 경우 이런 제약이 심각하게 다가오죠.

문제는 이러한 4축 공격이 주인공(=유저)에게만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적으로 등장하는 근접 캐릭터도 공격 자체는 4축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근접 캐릭터는 공격범위가 넓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죠. 또한, 게임 속 원거리캐릭터는 유저와 달리 8축, 아니 360˚를 자유자제로 활용합니다. 

공평성도 문제지만, 후반부 원거리 캐릭터가 많은 던전에 들어갈 경우 탄막슈팅에 버금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공격은 4축이 한계입니다.

제한된 스킬 사용도 이러한 액션의 답답함을 강화하는 요소였습니다. <웨이워드 소울즈> 대부분의 캐릭터는 스킬을 사용할 때 MP 뿐만 아니라 재료까지 같이 필요로 합니다. 전사의 경우 방패 방어를 하려면 무장한 방패 종류에 따라 1 ~ 3개의 방패 아이템(?)이 소모되고,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할 때는 MP와 함께 해당 마법의 스크롤이 소모되죠. 

이 때문에 게임 속에서 기본공격이나 차지 공격 외의 액션은 굉장히 제한되고 조심스럽게 사용됩니다. 내심 로그라이크 특유의 신중한 플레이를 위해서라고도 생각해 봤지만, '액션' 게임에서 이렇게 제한을 둔다는 것은 신중함보다는 답답함이 더 먼저 느껴지더군요. 

물론 전사가 투척도끼 없어서 원거리 공격을 못 하는 것 정도는 이해됩니다만, 마법이 밥줄인 마법사 계열 직업까지 이렇게 빡빡한 제한을 두어야 했을까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돈이 아깝나요, 아깝지 않나요?


아깝지 않습니다! 막판에 아쉬운 이야기를 조금 하긴 했습니다만, 이를 포함하더라도 <웨이워드 소울즈>는 충분히 멋진 게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언급한 아쉬운 점을 감안하면서까지 게임에 몰두하게 만든 재미 자체가 좋았달까요?

일단 로그라이크와 모바일 액션이라는 다소 어울리기 힘든 조합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결합한 작품 자체가 많지 않죠. 물론 <넷핵>이나 <언리얼 월드>과 같은 게임을 즐겨온 골수 로그라이크 유저에게는 스테이지 단위의 저장이나 계정(?) 단위 성장 등 다소 말랑말랑해진(?) 난이도가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모바일 액션이라는 한계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한번 게임을 구매하고 나면 인앱결제 등의 추가결제 요소가 없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이 편하더군요! 참고로 제가 이제까지 플레이한 시간은 5시간 내외. 전사 한 캐릭터로만 즐겼는데도 아직 전체 스테이즈의 반도 돌파하지 못했습니다. 

게임의 캐릭터가 모두 6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계정이나 유저 자체의 성장을 감안해도 20시간 이상의 플레이타임이 필요하다고 계산할 수 있죠. 시간당 300원도 되지 않는 셈이죠. 물론 게임의 재미라는 것을 ‘시간 대비 가격’(?)으로만 계산할 수는 없지만요.

쫄깃한 모바일 액션 RPG를 원하는 유저, <디아블로> 시리즈의 하드코어 캐릭터를 모바일로도 육성하고 싶은 유저, 혹은 어렵기로 유명한 로그라이크 장르에 입문(?)하기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플레이를 권합니다! 아, 반대로 로그라이크와 액션이라는 코어하기 이를 데 없는 장르의 결합이기 때문에 이런 쪽에 내성(?)이 없는 유저들은 심사숙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