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로마가 문화승리 조건을 갖췄다고?”
<문명 온라인> 1세션 마지막 날인 27일. 로마를 상대로 점령도와 문화도 양측에서 우세를 기록했던 아즈텍 문명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로마의 문화도가 승리조건인 60%를 넘어섰다는 것이죠.
상대의 문화승리를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도시 공방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시간. 아즈텍 문명으로서는 2시간 안에 자신들의 점령도와 문화도는 유지한 채 로마의 문화도를 깎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아즈텍은 로마의 문화승리를 막아낼 수 있었을까요? 1세션 마지막 날의 이야기를 감상하시죠.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지난 이야기: 로마와 아즈텍은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나
<문명 온라인> 2차 CBT 1세션 최고의 호적수는 로마와 아즈텍이었습니다. 아즈텍은 미야 공주의 매력적인 외모로 유저들을 끌어 모으고, 신규 문명에 대한 배려로 홀로 외딴 대륙에 배정받았습니다. 많은 유저 수, 그리고 적이 없는 환경. 흥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죠. 덕분에 신대륙 진출에 있어서도 신규 문명 주제에(?) 이집트를 어렵지 않게 몰아내고 대륙의 패권을 장악했죠.
미야 공주와 하트셉수트 여왕의 첫 대결은 미야 공주의 판정승!
로마는 1차 CBT와 같이 이번에도 이집트∙중국 문명과 같은 대륙에 배치되었습니다. 2개 문명과 경쟁을 해야 했지만 1차 CBT 때 보여줬던 압도적인 전투력은 여전했습니다. ‘전투종족’이라는 별명처럼 말 그대로 파죽지세로 중국과 이집트 영토를 휩쓸었죠. 특히 사람 수가 적은 중국 문명은 로마와 이집트의 맹공에(나중에는 아즈텍까지 합세) 한 때 2개 도시만 살아남았을 정도였습니다.
1세션 1일차 마지막 지도. 보라색이 로마, 붉은색이 중국, 노란색이 이집트, 그리고 녹색이 아즈텍이다.
1세션 2일차에서는 로마와 아즈텍의 우세가 더욱 굳어졌습니다. <문명 온라인>의 승리조건은 2가지로 나뉩니다. 점령도를 겨루는 점령 승리, 그리고 문화의 발전 정도를 겨루는 문화 승리가 바로 그것이죠.
서로 상반돼 보이는 두 승리조건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어느 문명이 더 발전된 도시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거든요. 점령 승리라면 군사 도시, 문화 승리라면 문화 도시의 발전 정도와 수가 판가름 되겠죠. 아쉽게도 ‘미야 공주’의 조각상을 온누리에 퍼트려 적들을 감화시킨다 같은 승리 조건은 없습니다;
그리고 아즈텍과 로마는 1일차 테스트에서 다른 문명에 비해 압도적인 수의 도시를 확보한 문명. 점령도는 물론 문화도까지 다른 두 문명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두 문명 유저들은 서로 자신들이 이번 세션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죠.
아지텍 문명의 극장
1세션 2일차 중반의 모습. 이때부터 사실상 로마 VS. 아즈텍의 구도로 굳어졌다.
문화도가 64%? 로마의 문화도시를 파괴해라!
그리고 1세션 마지막 날인 27일. 게임에 접속한 아즈텍 유저들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로 로마 문명의 문화도가 64%를 기록해 다음 도시공방전(문명 온라인의 정기 국가전)에서 로마의 문화도를 낮추지 못하면 아즈텍 문명이 패배한다는 소식이었죠!
원흉은 너무 높은 점령도였습니다. 특정 문명의 독주를 막기 위함인지 <문명 온라인>은 한 문명이 정도 이상의 점령도를 달성하면 자동적으로 그 문명의 문화승리 조건이 잠깁니다. 반면 후발주자들은 얼마든지 점령 승리와 문화 승리 모두를 노릴 수 있죠. 특히 1위 문명의 문화승리 조건이 잠겼다면 반사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도 비율이 상승하게 되고요!
아즈텍으로서는 2시간 뒤에 있을 도시공방전에서 로마의 문화도시를 초토화시키지 못하면, 그리고 자국의 문화도시를 사수하지 못하면 3일차 시작 2시간 만에 세션 패배를 기록하게 될 상황이었죠.
부랴부랴 자재를 모으고 성벽을 지으며 도시 보강에 나섰습니다. 아즈텍 문명의 문화도시는 대부분 바다와 인접한 북동대륙 동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은 지난 전쟁에서 로마 문명이 교두보를 마련한 상태. 3개 문명 모두 북동대륙 서쪽에 위치해 안전할 줄 알고 지은 도시였지만, <문명 온라인> 세계는 둥글었죠. (…)
중앙대륙에서 로마 문화도시 공략기지를 마련하랴, 아군의 후방 문화도시를 순회공연하며 방어도 보강하랴. 분명 유저 수는 많은 데 신경 쓸 곳이 많다 보니 성벽 하나 짓는 것도 한세월이더군요. 어떤 때는 성벽 하나 만들려고 5분 넘게 망치질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27일 오후 5시, 드디어 3일차의 첫 도시공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로마의 문화도를 꺾지 못하면 패배이기 때문에 다들 있는 돈 없는 돈 바득바득 긁어서 공성병기를 모았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임에도 고전∙중세 병기인 ‘코끼리 기병’과 ‘충차’가 등장한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죠. 다빈치 탱크를 사러 갈 시간도, 살 돈도 없었거든요. ㅠ_ㅠ
부수고 또 부수고. 도시공방전 종료 직전까지 밀어 붙였지만, 상대가 신대륙에 위치한 아군의 문화도시를 점령한 탓에 로마 문명의 문화도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즈텍 문명의 첫 데뷔는 패배로 장식되는 것일까요?
중국의 역습! 눈 앞에서 승리를 놓친 로마
도시공방전이 종료된 오후 6시. 어라, 왜 패배 화면이 뜨지 않지?
아즈텍 문화도의 부활?! 알고 보니 멸망(?)한 줄만 알았던 중국 문명이 신대륙에서 아군의 도시를 점령해 아즈텍 문명의 점령도가 점령승리에서 멀어졌더군요! 그로 인해 묶여 있었던 아즈텍의 문화도도 다시 부활했고, 그 여파로 로마의 문화도가 30%까지 깎였죠. 이제는 역으로 아즈텍이 문화승리에 더 가까워진 상황입니다.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총칼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마침 도시공방전이 끝난 시기는 새로운 기술이 발명돼 신규 문화 불가사의 3개가 해금되었던 시기입니다. 아즈텍과 로마는 서로 불가사의 건설 경쟁에 돌입했죠. 아군이 불가사의 터를 잡으면 곧바로 다른 문명(사실상 로마)에서도 불가사의 건축이 시작되었다고 시스템이 알려주는 등 말 그대로 초 단위 경쟁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새로운 기술을 1분 1초라도 더 빨리 얻기 위해 유저들이 퀘스트 몬스터(?)를 ‘레이드’하고 있었습니다. <문명 온라인> 2차 CBT는 기술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개발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공용 퀘스트가 주어집니다. 이전 공방전에서 로마군의 최신 병기와 병종에 쓴 맛을 봤던 아즈텍으로서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싶었죠.
2차 공방전이 시작된 오후 8시! 다행히 문화 불가사의 3개도 모두 아즈텍이 가져갔고, 신기술 개발도 성공적이었습니다. 당시 아즈텍의 문화도는 45%. 로마의 문화도시 몇 개만 점령하면 문화승리를 바로 거둘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이제 막 개발된 따끈따끈한 열기구를 앞세워 로마 문명을 치러 갑니다!
헐, 이게 다 뭐야? 아즈텍 군을 맞이한 로마의 비행전단입니다. 아군보다 한발 앞서 열기구 기술을 얻은 로마 문명인지라 부대의 규모도 압도적입니다. 도시를 방어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아군의 문화도시에 원정까지 왔죠.
로마의 방어가 너무 거세 전략을 바꿨습니다. 점령에서 초토화로! 점령에 연연하지 않고 시청도 부수지 않습니다. 아군 별동대가 로마의 문화시설만 파괴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게릴라로 상대를 흔듭니다. 로마의 문화시설이 파괴되면 자연히 아군의 문화도가 올라간다는 데서 나온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략의 결과는…
<문명 온라인> 최초의 문화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