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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해봤더니] 응답하라 SRPG! 맛깔나는 전략게임 ‘슈퍼판타지워’

전투의 재미 살리고, 노가다 스트레스 줄이고

송예원(꼼신) 2015-03-25 11:25:09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MBC TV ‘무한도전’의 특별기획 ‘토토가’로 대표되는 ‘복고 바람’.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죠. 여기 모바일에서 ‘복고 RPG’를 보여주겠다는 야심만만 신작이 있습니다.

 

“30대 게이머의 추억을 자극하겠다”고 선언한 모바일 RPG <슈퍼판타지워>의 장르는 SRPG. 솔직히 저도 제대로는 접해보지 못한 장르라 여기저기 검색해 봤더니 Strategy RPG의 약자로 나오네요. 딱 봐도 머리깨나 굴려야 하는 장르 같군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SRPG의 추억이 없는 사람은 재미없을까? 빠르고 편한 것에 익숙해진 요즘 모바일게임 유저를 ‘복고 RPG 장르’로 사로잡을 수 있을까? <슈퍼판타지워>의 2차 CBT를 해봤습니다. /(이젠 자동전투 없이는 모바일RPG를 못할 것 같은)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 고민하는 대로 돌아온다! 생각하게 만드는 SRPG
<슈퍼판타지워>는 ‘전략’을 강조하는 턴제 RPG입니다. 개발총괄 넥슨지티 이정근 실장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 말 그대로 플레이어의 고민이 전투의 승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각하면서 한 수, 한 수를 둬야 합니다.

고민은 파티의 구성부터 시작됩니다. 전투에 참여 가능한 캐릭터는 최대 5개인데요, 특성, 직업군, 스킬 종류, 공격 범위 등 캐릭터를 나누는 범주가 다양합니다. 단순히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다고 좋은 게 아니라, 각 특징 하나하나가 전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와 ‘전략’에 따른 조합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특성은 가위·바위·보가 맞물리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몬스터와의 상성이 존재하고요. 공격 성향과 방어력에 따라 탱커·딜러·힐러 등의 직업군으로 분류되는데요, 같은 직업군이어도 스킬 종류 및 공격 범위와 방향이 다르고, 협동 시너지 효과를 받는 캐릭터가 유리한 지형도 제각각입니다.

직업 X 상성 X 스킬(범위, 협동) X 지형 등이 합쳐져 전투의 결과가 달라지는 셈인데요, ‘전투력’ 수치로 대표되는 ‘스펙’ 쌓기식 모바일 RPG와는 딴판이죠.  

협동 보너스 아래 그림을 터치하면 해당 캐릭터의 이름이 깨알같이 팝업됩니다. 

지형이 높낮이가 구분이 안돼도 괜찮아요. 캐릭터 머리 위에 친절해 안내해주니까요. 


■ 한 턴, 한 턴의 긴장감이 살아 있는 전투

싸움이 붙으면 본격적인 ‘머리싸움’이 시작됩니다. 새로 만나는 모든 스테이지에서는 지형에 따른 위치, 공격 방향, 캐릭터의 상성과 협동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전술이 요구됩니다. 지형의 높낮이는 턴마다 달라지고, 적들은 아군의 행동에 따라 이동 패턴을 달리합니다.

맵 자체도 변수입니다. 각 맵에는 공격력과 방어력을 높여 주거나 순간이동 포털과 같은 특수 타일이 등장합니다. 체력과 마나를 채워 주는 아이템도 있죠. 이러한 버프나 물약은 적도 챙겨갈 수 있으므로 선점, 길 막기 등의 보다 멀리 보는 전술이 필요해집니다.

한 번의 이동, 한 번의 공격 판단에 따라 결과가 확 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하게 됩니다. 워낙 전투에 정성을 쏟다 보니 낮은 등급을 받더라도 스테이지 ‘클리어’에 대한 성취감이 확실한 편입니다.

매 공격 화려한 액션 연출도 눈에 띕니다. 

 

협동과 지형을 고려한 공격

 

올바른 전략을 사용하면 주인공 캐릭터 ‘로드’ 게이지가 쌓여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중2병’에 걸린 주인공? 자신도 모르게 깨닫게 되는 스토리

방대한 분량의 시나리오는 <슈퍼판타지워>가 내세우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슈퍼판타지워>의 스토리는 몰입감을 높여주는 부수적인 요소가 아닌, 게임을 이끌어가는 핵심 콘텐츠입니다. 모든 스테이지가 커다란 시나리오 안에서 흐르죠. 

덕분에(?) 플레이어는 새로운 스테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빽빽한 텍스트를 봐야 하는데요, 주인공은 제 잘난 맛에 사는 중2병 환자(주인공의 스승이 직접 붙여 준 별명입니다)에, 주인 말에만 절대 복종한다는 화이트나이트, 기억상실증에 걸린 말하는 고양이까지. 설정부터 다소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처음엔 분명 ‘이건 못참겠어!’라는 생각에 술렁술렁 넘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진행할 수록 ‘피식’ 웃음이 나고 맙니다. 자신도 모르게 스토리를 읽고 있었던 거죠. 스토리 내용과 풀어나가는 구성은 가볍지만, 일관된 캐릭터성을 가지고 세계정복이라는 (나름) 심오한 주제를 꾸준히 던져주다 보니, 굳이 ‘정독’을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메인스토리를 따라가고 맙니다. 서브스토리는 골드나 캐시 보상를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어 스스로 찾아보게 되죠. 

세계정복을 위해 파티를 모으는 중2병. jpg


주인공의 실체는 그러하다(…)

 

<슈퍼판타지워>는 전투뿐만 아니라 캐릭터 수집에서도 과정을 중시하는 모습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거든요.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그 중 일부를 동료로 합류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처음 5개 캐릭터는 조건 없이 획득할 수 있지만, 그 외는 ‘유전자조각’을 모아야만 합니다. 캐릭터에 따라 요구하는 유전자조각의 수는 최소 10개에서 최대 100개까지 다양한데요. 해당 스테이지에서 반복플레이를 통해 획득하거나, ‘원정대’를 통해 획득한 ‘고대주화’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규 캐릭터를 모으게 됩니다. 

클리어한 지역에 한해 캐릭터를 원정대를 보낼 수 있는데요. 일단 보내만 놓으면 보상이 빵빵합니다.


■ 킬링타임용으로는 제격, 모바일 RPG의 한계에 대한 고민들 
과거 SRPG에 진한 추억이 없어도 <슈퍼판타지워>는 재밌습니다. 그래픽 준수하고, 스토리 전개도 볼만합니다. 생각하며 싸우게 되는 전투의 성취감도 확실한 편이죠. 문제는 플레이 시간, 즉 ‘한판에 걸리는 시간’입니다. 턴제다 보니 뒤로 갈수록 전투가 늘어지기 쉽고, 실제로도 10분을 넘길 만큼 길어졌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시간 보내기 용도로는 제격이죠. 그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가 적절히 섞여 있는 지점이 보입니다. 과거와 현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일종의 타협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투에서 옛스러움을 택한 <슈퍼판타지워>는 수집과 성장에서만큼은 요즘 모바일게임의 흔한 공식들이 보입니다. 전투 결과에서 얻는 경험치 외에도, 재료를 합성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장비나 성장 재료를 얻기 위해서는 일명 ‘노가다’도 필요합니다. 한 번 플레이한 스테이지는 자동전투로 손쉽게 ‘뺑뺑이’ 돌 수 있고요. 

지난해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미드코어 RPG가 주름잡고 있지만, 과거의 감성을 강조한 SRPG가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힙니다. 옛스러운 맛은 자칫 누군가에게는 쓰거나 떫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매 전투마다 고민을 해야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슈퍼판타지워>는 적당한 설탕과 MSG가 필요했을 텐데요. 모바일게임 유저들에게 익숙한 수집과 성장방식에서 답을 찾은 듯 보입니다. 





강화부터 뽑기까지 있을 건 다 있죠.


■ 스트레스 없는 뽑기와 환생(진화)? <슈퍼판타지워>의 현명한 타협
중요한 건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는 ‘적당함’입니다. 적어도 이번 CBT에서 보여 준 <슈퍼판타지워>는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전투 외적인 곳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이 보였거든요.

예를 들어 ‘뽑기’나 던전 클리어 보상으로 획득하는 장비의 경우 무조건 높은 아이템을 얻는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모든 장비는 서로 다른 옵션을 지니고 있는데요, 딜러에게는 방어력 0.32% 올려주는 레어 아이템 보다 적중률과 반격률을 0.4% 올려주는 노멀 아이템이 더 효율적일 수 있죠.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만났다면, 더 높은 등급을 얻고자 파밍을 할 필요도, 뽑기를 반복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장비를 선택할 지는 유저의 취향일 뿐

캐릭터 수집과 성장도 다르지 않아요. 캐릭터는 스탯에 따라 고유한 성향이 있어 객관적으로 무엇이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플레이어의 취향과 전략에 따라 더 필요한 캐릭터가 있을 뿐이죠. 스토리를 통해 새로 만난 캐릭터라 하더라도, 원하는 속성과 스킬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라면 ‘쿨하게’ 버릴 수 있습니다.

대신 특정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키우게끔 유도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슈퍼판타지워>에서 모든 캐릭터는 획득과 동시에 1성 1레벨에서 시작하는데요, 만렙(30레벨)을 달성하면 재료를 합성해 2성으로 ‘환생’할 수 있지만 1레벨부터 다시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슈퍼판타지워>는 1레벨이 됐다고 능력치가 크게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스탯을 일정수준 보장해주거든요. 덕분에 차근차근 키워나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연구소에서는 전장 입장에 필요한 에너지, 골드, 마나스톤을 생산해 접속만 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