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론칭한 1인 개발자 ‘문틈’의 <던전999F>이 론칭했습니다. 5일 기준으로 앱스토어 유료 게임 순위 2위를, 구글플레이에서는 24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09년 1인 개발자 변해준 씨가 내놓은 <헤비메크> 이후 오랜 만에 보는 1인 개발자의 좋은 성적입니다.
<던전999F>를 개발한 ‘문틈’은 유니티에서 근무하는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라고 합니다. 지난 해 말 결혼 기념으로 출시했던 <웨딩런> 이후 오랜만의 세 번째 후속작을 선보이게 됐다고 하네요. 유니티 엔진도 2D 게임을 만드는데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게임은 매우 간단합니다. 영화 ‘타이타닉’에 나올법한 이름인 검사 ‘잭’과 마법사 ‘로즈’가 던전의 999층까지 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작이나 방식도 간단해서 금방 익숙해질 수 있고 몰입도도 상당합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 한 번 체험 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999층에 언제 가지? 잭과 로즈의 험난한 여정
위에서도 밝혔듯이, <던전999F>의 최종 목표는 잭과 로즈가 되어 999층까지 도달하는 것입니다. 잭은 전사의 역할을 맡았으며 근접 공격을 합니다. 로즈는 마법사로 마나를 채우면서 파티 지원부터 원거리 공격을 합니다.
게임 내 캐릭터, 슬라임부터 UI까지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풍의 콘셉트도 느낄 수 있습니다. 효과음이나 배경음 등 게임 사운드도 아기자기한 콘셉트를 잘 유지해서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순위를 통해 타 유저와 경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유저가 게임을 하지 않을 때에는 알림으로 ‘XXX층만 더 가하면 엔딩입니다!’라며 묘하게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게임은 단순한 듯 하면서도 전략을 요구합니다. 잭과 로즈가 나름 할 일들이 많거든요. 먼저 잭부터 알아보죠. 잭은 근접형 전사 캐릭터입니다. 화면 하단의 버추얼 패드를 조절해 가며 맵에서 무작위로 등장하는 슬라임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별 다른 공격 버튼 없이 슬라임 가까이 가져다 대면 공격됩니다. 레벨업을 해도, 특별히 달라지는 공격 방식은 없습니다. 오로지 닥공… 과거 이스의 공격이 생각나네요.
로즈는 직접 조작할 수는 없는 캐릭터입니다. 다만 마법사 및 지원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버추얼 패드 옆의 스킬들을 사용해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스킬은 불, 물, 지원, 회복 계열로 나뉘는데요, 획득 방식은 게임을 통해서 혹은 결제로 얻을 수 있는 크리스탈로 구매하면 됩니다. 스킬 등록은 최대 4개까지 가능하고 동일 계열도 가능합니다. 적절하게 슬라임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화염구, 서리바람과 같은 단일 지정, 광역 스킬과 운석낙하와 같은 전체 공격, 그리고 회복 계열 스킬 등록이 좋습니다.
게임은 잭 또는 로즈 둘 중 한 명의 체력이 없어지거나, 던전의 제한시간이 초과하게 되면 끝납니다. 즉 로즈를 지키려고 무작정 슬라임에게 달려들어도 안되고 반대로 로즈로 마법만 난발하게 되면 마나를 채우지 못하니 이 역시 조절해야 합니다. 즉 뭐든 적당한 것이 좋다는 얘기죠.
처음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몇 층 가지도 못해 게임오버 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잭과 로즈의 체력, 공격력도 약하고 스킬도 매우 낮기 때문이죠.
<던전999F>는 어느 정도의 반복성을 요구하는 게임이어서 일정 골드를 모은 다음 잭과 로즈의 공격력(로즈는 마법주문력), 체력, 치명타율(로즈는 마나회복력)을 올리거나 로즈가 사용할 마법 스킬 등을 올리면 차츰 진행이 쉬워집니다. 진행을 도와줄 아이템도 별도로 구입할 수는 있었지만 스탯이나 스킬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한 느낌입니다.
<던전999F>는 매 10 층마다 다양한 콘셉트로 변형됩니다. 일반 평범한 슬라임들이 나오기도 하고 원거리 공격을 하는 슬라임, 불이나 물 속성을 가진 적들이 있는가 하면 로즈의 마법이 필요한 스테이지들도 있습니다. 콘셉트가 바뀔 때마다 잭 또는 로즈가 적절히 해야 할 역할이 강조되는 점은 독특했습니다. 또한 10층 단위로 보스도 등장하며, 보스 슬라임을 클리어하면 크리스탈이나 게임 머니 등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0층부터 시작되는 여러 마리의 슬라임이 떼를 지어서 공격하는 스테이지가 가장 재미있지 않았나 합니다. 유저의 체력과 공격력, 스킬 등이 강화가 됐다면 적들에게 많은 골드를 얻을 수 있는 때가 이 때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스탯, 스킬 성장을 가장 많이 했던 때가 아닐까 합니다.
■ 잭의 공격과 로즈의 적절한 공격은 필수
층을 내려갈 때마다 당연히 게임이 어려워지다 보니 손이 바빠지기 마련입니다. 잭은 사방팔당 돌아다니면서 로즈에게 데미지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데미지를 입지 않게 슬라임들을 공격해야 하고, 로즈는 근접과 범위 공격을 섞어가면서 마법을 사용하다가 전체 마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도중에 슬라임을 통해 나오는 아이템 끌어들이기나 무적, 공격력 상승, 회복포션 등도 잘 획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왕이면 골드가 자동 획득이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획득이 너무 간편하면 게임을 하는 재미가 감소될 것 같기는 합니다. 데미지를 입을 때마다 회복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마나를 조금 더 빠르게 채우려면 회복 포션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던전999F>는 점점 내려갈수록 적들이 세지다 보니 마법을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아무리 잭으로 돌아다닌다 해도 슬라임 수가 많기 때문에 로즈에게 피해가 입는 것은 막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로즈의 체력이나 마나회복력을 우선 올려서 마법을 자주 써주거나, 로즈가 먼저 허무하게 누워버리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한 손으로도 할 만 하지만 나중에는 조금 어렵게 되어버립니다. 조작이 힘든 유저들을 배려해 자동전투 아이템도 마련해 놓았습니다만 잭의 이동 및 공격에 한정되어 있어서 스킬은 직접 사용해줘야 합니다.
도중에 게임 오버가 되어 버리면 그 동안에 모은 골드로 업그레이드해서 다시 던전을 내려갈 채비를 하면 됩니다. 재도전 하는 방식은 골드의 10% 추가 획득 버프를 받은 채 1층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최근 시작한 층부터 도전하는 것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수 백 층을 내려온 다음이라면 굳이 1층부터 다시 내려가는 것 보다는 최근 마지막 층부터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어차피 최근 층이 골드도 빠르게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다양하게 던전을 도전할 수 있도록 10층 단위로 유저가 선택해서 던전을 돌 수 있도록 하는 것 등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임에는 버그가 있어 빠른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자동전투 버그’인데요, 게임을 시작하기 전 3, 2, 1 하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갑니다. 이 때 카운트다운이 끝나기 전에 자동전투 버튼을 누르고 메시지를 닫으면 로즈가 마나를 다 채우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까지 적이 등장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유저가 내려간 층으로 순위를 겨루다 보니 악용하면 별 다른 수고 없이 999층을 클리어하기 때문에 빠르게 수정 해야겠습니다.
잠깐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몰입도는 상당했습니다. “한 층만 더… 한 층만 더!”하다 보니 어느 덧 백 몇 층이 되어버리는 결과가… 수 시간 흘러가는 것은 금방인 것 같습니다. 게임 이름에서 딴 가격인 999원이 아깝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던전999F>는 곧 영문 및 일본어 버전도 출시돼 해외에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국환 에반젤리스트의 개인 블로그(//wlhermit.blog.me/220319619224 )에 방문하면 <던전999F>의 개발 과정 에피소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