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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우리 엄마는 왜 '상하이 애니팡'을 삭제했을까?

급격히 어려워지는 난이도와 불편한 조작성

송예원(꼼신) 2015-09-18 11:18:59
  

 

■ 최저 성적을 기록한 ‘애니팡’ 퍼즐 <상하이 애니팡> 


게임이라고는 고스톱밖에 모르던 엄마가 처음 배운 게임은 2013년 ‘하트 열풍’을 일으켰던 <애니팡 for Kakao>(이하 애니팡)였다. 하트를 보내주지 않으면 애정이 식었다며 매일 카톡을 날렸던 우리엄마. <캔디크러시사가>는 어려워서 못한다더니 <애니팡2>는 재미있다 했다. 동생과 함께 딱 10판하고 그만뒀던 <애니팡 사천성 for Kakao>(이하 애니팡 사천성)도 할만하다 했다. 그랬던 엄마가 <상하이 애니팡 for Kakao>(이하 상하이 애니팡)은 삭제를 했다? 

 

선데이토즈 신작 <상하이 애니팡>은 사전 예약자만 100만 명을 모집한 기대작이었다. 전작이었던 <애니팡2>는 출시와 동시에 구글 인기 1위, 매출 10위 권 진입에 성공했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론칭 첫 주 <상하이 애니팡>의 성적표는 다소 초라하다. 다운로드 수는 100만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매출 순위는 100위 밖에 밀려났다. <애니팡> 퍼즐 시리즈 중 최악의 성적이다. 론칭 초반 <상하이 애니팡>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애니팡>시리즈의 팬이었던 세대와의 대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봤다.  

 

 

 <애니팡2>, <애니팡 사천성>과 마찬가지로 스테이지 방식을 도입한 <상하이 애니팡>은 당연하게도 후반으로 갈 수록 어려워진다. 문제는 초반부터 난이도가 급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 애니팡>은 주어진 시간 안에 짝을 맞춰 패를 없애는 게임이다. 제거할 패 수를 늘리거나, 제거되지 않는 장애물 ‘벽’을 넣거나, 뒤집어진 패를 놓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난이도를 높이고 있는데, 스테이지 하나하나 넘어갈 때마다 “어려워지는구나”를 몸소 느끼는 장벽이 있다.

 

점차 어려워지는 난이도 속에서 도전하고, 또 이겨냈을 때의 성취감은 게임이 주는 큰 재미요소 중 하나다. 다만 <상하이 애니팡> 대한 첫인상에는 한정된 시간에서 아깝게 실패하는 아슬아슬함과 쫄깃함은 없고, 꽉 막힌 듯한 패를 째려보다가 시간만 흘려보내는 짜증만 남는다.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없애는 절망감이다. 

 

김영을 선데이토즈 COO는 지난 8월 기자가담회에서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이 선데이토즈의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이 애니팡>은 엄마에게 게이머, 그것도 프로게이머가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상하이 애니팡>은 론칭 초반 스테미너 차감 방식을 택했다. 즉,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더라도 보상 하트가 없었던 것. 전작이었던 <애니팡 사천성>과 같다. 

 

플레이어는 두 가지 기로에 놓인다. 카톡 친구에게 하트를 요청하거나, 하트를 구매하거나. 두부 한 모를 살 때도 100원, 200원을 따지는 엄마에게 (그것도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게임에 돈을 쓰는 일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행히 일주일이 지난 현재(17일 기준)는 패치가 진행돼 첫 클리어 이후에는 하트가 1개 채워진다. <캔디크러시사가>, <애니팡2>,<프렌즈팝>처럼. 처음부터 인심을 베풀었다면 엄마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을까?


 

‘애니팡’이란 브랜드는 막강했다. ‘애니팡’이라는 이름만 달았을 뿐인데, 유사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니팡 2>는 1위에 올랐고, <애니팡 사천성>도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게임 역시 ‘애니팡’은 있었지만 선데이토즈는 ‘상하이’도 놓지 않았다. 블록 구성을 애니팡의 동물 캐릭터와 본 게임에서 나오는 마작패를 혼용한 것. 

 

국내에서 마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규칙은 커녕, 패를 만져본 사람도 흔하지 않다. 겹겹이 쌓인 작은 블록들 사이에서 점 갯수로 구별해야 하는 마작패는 낯설고 어려운 존재일 수 밖에.

 

9월 18일 <상하이 애니팡>의 매출 순위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147위, 애플 앱스토어 140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