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마스코트 캐릭터를 사용한 '카카오프렌즈'의 새로운 게임 <프렌즈팝콘>이 출시됐습니다. 첫 게임 출시가 일 년이 좀 넘었는데 벌써 네 번째 게임입니다.
전 국민의 귀요미 '카카오프렌즈'. 막강한 IP 파워로 <프렌즈팝>부터 <프렌즈런>, <프렌즈사천성>까지 원만한 성공을 보이며 캐주얼 장르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출시된 <프렌즈팝>의 경우 출시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20위 내에 자리 하고 있죠.
그렇다면 9월 27일 출시된 <프렌즈팝콘>은 어떨까요? <프렌즈팝콘>은 사전예약에 참가한 무려 166만 명의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을까요? 게임에 대한 어떠한 정보 없이 캐릭터만 바라보고 신청할 사람도 많을 텐데 말이죠. 길고도 짧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프렌즈팝콘 for kakao>를 즐겨본 소감을 글로 정리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 기본은 같은데, 한층 업그레이드된 '귀요미'들
게임이 게임인 만큼 캐릭터만큼은 유저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프렌즈팝콘>의 기본은 전작 <프렌즈팝>을 철저하게 계승했습니다. 육각형 블록을 주변 블록과 바꿔가며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3개 이상을 매칭하면 삭제할 수 있고, 이렇게 블록을 없애가며 점수를 얻거나,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목적을 달성하면 됩니다.
대신 <프렌즈팝콘>은 전작보다 캐릭터의 개성과 귀여움을 나타내는 데 한층 집중했습니다. 캐릭터들의 귀여움은 오프닝부터 시작됩니다.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재연하며 등장하는 라이언, 타버린 고기에 분노를 표하는 튜브, 양 볼 가득 팝콘을 물고 있는 무지 등 오프닝 영상부터 카카오 프렌즈들이 전부 등장해 한껏 귀여움을 뽐내며 등장하죠.
여기에 블록 모양에도 차이를 뒀습니다. <프렌즈팝콘>은 <프렌즈팝>과 마찬 가지로 캐릭터 얼굴 모양의 블록으로 퍼즐이 구성돼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 하나하나의 매력이 섬세하게 표현되진 않아 실망스러웠던 <프렌즈팝>과 달리 <프렌즈팝콘>에서는 네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어피치의 장난스러운 웃음, 튜브의 인자한 미소 같은 캐릭터의 특징이 잘 반영돼 있죠.
# 8명의 개성 넘치는 프렌즈와 함께하는 퍼즐! 라이언만 편애하지 맙시다.
캐릭터의 편애를 막기 위해 고심한 흔적도 눈에 띕니다. 특정 캐릭터의 IP를 이용한 게임은 주로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얻느냐 마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지 않은 캐릭터를 뽑았을 때는 이도저도 아닌 계륵이 되기 쉽죠.
반면 <프렌즈팝콘>에서 유저는 한 명이 아닌 여덟 명의 캐릭터 모두와 함께 퍼즐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여덟 명의 모든 캐릭터를 골고루 육성해야 합니다. 캐릭터마다 자신에 해당하는 블록을 없앴을 때 추가 점수를 주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프렌즈팝콘>에서는 카카오프렌즈의 모든 캐릭터들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엄청난 성능 차이가 아니면) 라이언에만 인기가 집중되고, 라이언만 보다가 끝나는 다른 카카오프렌즈 게임과 큰 차이입니다.
수집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8명의 캐릭터는 각자 35개의 귀여운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렌즈팝콘>에서 볼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의 모습만 총 280개인 거죠. 덕분에 캐릭터의 외형을 보고 모으는 재미도 나름 쏠쏠합니다.
캐릭터의 외형은 눈 호강(?)에서 그치지 않고 게임 내에서도 큰 영향을 줍니다. 외형에는 각자 고유의 능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으로 주어지는 '조언자 라이언'은 특수블록 점수를 5퍼센트 더 주는 것에 그치지만 '헤드셰프 라이언'은 특수블록 점수를 13퍼센트 더 주고 확률적으로 선글라스, 모자 블록도 생성합니다.
그리고 8명의 캐릭터에 같은 컬렉션 외형을 입히면 세트 장착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세트를 장착하게 되면 일정 시간마다 하트와 이동횟수 추가 아이템을 생성하죠. 캐릭터의 수집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많았는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 여러분, 고기 굽고 불 켜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입니다
자, 그렇다면 <프렌즈팝콘>은 <프렌즈팝>과 어떤 부분이 다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본 방식은 같습니다. 대신 각 스테이지마다 특정한 미션이 추가됐죠.
<프렌즈팝콘>의 플레이 방식은 <프렌즈팝>과 마찬가지로 같은 블록 3개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거기에 같은 블록 네 개를 연결하면 가로, 세로, 광범위한 영역을 터트리는 모자 특수 블록과 선글라스 특수 블록이 생성됩니다. 다섯 개의 블록을 연결하면 한 종류의 블록을 모두 터트리는 황금 라이언 블록을 생성되죠. 여타 퍼즐게임에서도 흔히 보던 방식입니다.
대신 <프렌즈팝콘>에서는 각 스테이지마다 새로운 미션이 주어집니다. 방해 블록을 제거해 캐릭터들이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길 찾기', 불판 주위의 블록을 터트려 고기를 구워야 하는 '고기 굽기', 햇빛 블록과 같은 색깔의 프렌즈 블록을 맞춰 밤을 낮으로 바꾸는 '밤낮 밝히기' 등 다양한 미션이 주워지죠.
이러한 미션들은 <프렌즈팝콘>이 기존의 단순 고득점 획득을 위한 블록 맞추기에 그치지 않고 유저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공합니다. 최대한 높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 기본이었던 <프렌즈팝>과 달리 한 턴 한 턴을 고민하고 움직여야 하는 새로운 재미를 주죠.
# 불판에 자물쇠가 왠 말? 생기기도 전에 사라지는 '도전 의식'
그런데 너무 어렵습니다. 퍼즐게임이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건 당연한 일인데, <프렌즈팝콘>은 어려워지는 방식이 너무 짓궂어요.
<프렌즈팝콘>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캐릭터의 귀여움, 퍼즐을 푸는 재미도 아닌 '이 게임 참 어렵다.' 였습니다. 후반으로 넘어가면 '길 찾기' 미션에 등장하던 방해 블록은 1단에서 2단, 3단까지 생겨납니다. 캐릭터를 한 칸 이동시키기 위해 블록을 3번씩 없애야 하는데 이런 게 화면 곳곳에 쏟아지죠.
'고기 굽기' 미션의 불판은 10개까지 늘어나고 위치는 구석에, 심지어 한 번에 켤 수 없도록 자물쇠까지 채워집니다. 게다가 블록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녹색 페인트까지 여기저기에 랜덤으로 칠해지니 고득점은커녕 스테이지 클리어하기도 벅차죠. 속된 말로 '암 걸리는 스테이지'가 너무 많습니다.
여차여차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한다 해도 '산 넘어 산'입니다. 챕터마다 잠겨있는 '골드 보너스 레벨'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한 챕터 내의 모든 스테이지를 금메달로 클리어해야 합니다. 은메달은커녕 동메달도 어렵게 받았는데, 금메달을 받아야만 플레이할 수 있는 스테이지라뇨.
'다이아 보너스 레벨'이야 말로 '산 넘어 산 넘어 산'입니다. 다이아 보너스 레벨은 스테이지를 금메달로 클리어하면 플레이할 수 있는 다이아 스테이지를 한 번 더 돌아야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챕터의 모든 다이아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하죠.
골드 보너스 레벨과 다이아 보너스 레벨은 캐릭터 외형이나 보석을 얻을 수 있는 스테이지로 유저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중반만 가도 챕터 전체를 금메달 혹은 다이아메달로 클리어하기는커녕 금메달로 클리어 하는 것 조차 매우 어려워집니다.
결국 한 챕터를 겨우겨우 깨고 나도 화면에 가득한 별 1~2개 짜리 스테이지를 보다 보면, 그리고 이걸 별 3개 받고 다시 다이아까지 깰 생각을 하면 도전 의식은 커녕 그냥 의지가 꺾여버리죠. 너무 노골적인 고난도 스테이지에 질린다고나 할까요?
# 너무나 귀엽고 재미있는 초반, 그래서 더 아쉬운 후반
<프렌즈팝콘>은 '카카오프렌드'라는 IP의 강한 파워를 보여준 게임입니다. 무뚝뚝한 라이언, 장난스러운 어피치, 조금은 느끼한 제이지 등 캐릭터의 매력을 게임 속에 잘 녹여내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했죠. 다양한 미션이 추가된 만큼 재미도 있습니다. <프렌즈팝>을 했던 유저라면 익숙한 규칙 속에서 조금은 달라진 목표가 재미를 주고, 혹여 해보지 않은 유저라도 금세 게임에 적응해서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술술 풀어냈다는 점도 칭찬할 부분입니다. 카카오프렌즈보다는 라이언과 친구들 수준으로 정리되는 캐릭터 편애에 대한 고민을 '8명의 캐릭터를 모두 장착(?)하는 게임방식'으로 풀어냈죠.
하지만 캐릭터의 귀여운 외형만을 보고 진입한 유저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수가 후반부의 난도 높은 퍼즐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초반이 매력적이었던 만큼, 고민도 많았던 만큼,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느낄 것 같은데 그 약간이 아쉽네요.
초반은 너무나 귀엽고 재미있는, 그래서 아쉬움이 더 남은 <프렌즈팝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