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린 악마, 디아블로가 부활했다. 6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8 WWI에서 <디아블로3>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디아블로>는 블리자드가 배틀넷 서비스를 시도했던 최초의 게임. 그만큼 3편의 발표는 의미가 크다.
지난 2006년 12월29일 블리자드는 <디아블로>와 배틀넷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배틀넷의 시작을 알린 <디아블로>로 시작된 문서는 배틀넷이 없었다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대규모 온라인 게임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현재의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것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면 그 시작에는 <디아블로>가 있었다. 2008 WWI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디아블로3>를 기념하며 <디아블로>시리즈의 기나긴 역사와 장엄한 스토리를 되돌아봤다. /디스이즈게임 팬더군
<디아블로> 공포의 제왕, 모습을 드러내다
1996년 12월 블리자드는 오컬트적인 색체가 물씬풍기는 액션 RPG <디아블로>를 세상에 내놓았다. 워리어, 로그, 소서러 3명의 영웅이 악마들과 펼치는 사투는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디아블로>는 블리자드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을 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블리자드를 세계 최고의 온라인게임 개발사로 만들어준 배틀넷은 말할 것도 없고, 불규칙적인 아이템 획득과 아이템에 대한 불규칙적인 능력치 부과는 현재 대다수 MMORPG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디아블로>만의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이외에도 3인칭 쿼터뷰 방식, 이동 및 공격을 마우스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조작성, 무작위로 생성되는 던전 등 온라인 RPG의 핵심적인 시스템들은 모두 <디아블로>로부터 시작됐다.
<디아블로2> 본격적인 멀티플레이의 시작
<디아블로>가 배틀넷이라는 씨앗을 뿌렸다면 <디아블로2>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성장한 배틀넷이라는 나무가 활짝 꽃을 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킬트리를 이용한 개성넘치는 캐릭터의 육성은 현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포함한 많은 MMORPG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이템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개념을 정립했으며 덕분에 수 많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유저들의 희비를 교차시킨 주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RPG에서 PVP가 재미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널리 알렸다. 그리고 이를 레더라는 랭킹시스템을 통해 보여줌으로 PVP에 대한 욕구를 부추겼다는 점도 흥미롭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현대 MMORPG의 근간을 이룰만큼 혁신적인 요소를 선보였고,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역시 핵심적인 시스템은 <디아블로>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침묵을 깨고 발표된 <디아블로3>. 2편 확장팩에서 20년이 지난 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다시 한번 '핵&슬래쉬' 스타일의 화려한 액션 RPG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다섯 가지 직업, 완전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진 배경, 주변의 아이템까지 주워서 사용하는 몬스터의 인공지능 등 거의 모든 요소들이 한층 발전했다.
그렇다면, 대체 스토리는 어디까지 전개됐을까? 3편의 발표를 기념하며 1, 2편의 시나리오를 정리해봤다.
스토리 다이제스트
<디아블로>
태초부터 빛과 어둠의 세력은 영원한 전쟁, 즉 대충돌을 치뤘다. 천상의 수정문에서 지옥의 불구덩이까지 전사들은 끝없는 전투를 계속하였으며, 결국 명예와 통찰력을 겸비한 전설적인 영웅을 탄생시키게 된다.
그 영웅의 이름은 이주얼, 천사장 티리얼의 부관이자 룬블레이드 아주어레스의 수호자였다. 그는 최후의 싸움을 통해 전쟁을 천국의 승리직전까지 몰고 갔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무기와 그마저 파괴했다. 이주얼은 어둠 깊은 곳으로 사라졌고 천국과 지옥의 전쟁은 다시 팽팽한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서로 밀고 당기는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지옥을 다스리는 3명의 위대한 악마인 메피스토, 바알, 디아블로는 빛도 어둠도 될 수 있는 인간세계를 손에 넣는 세력이 전쟁에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세 악마들은 자신들의 힘을 인간을 타락시키는데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전쟁의 포기로 인식한 아즈모단과 벨리얼은 악마들을 선동해 세 악마들의 영혼을 인간계로 쫓아내고 지옥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두 악마는 1인자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시작했다.
메피스토, 바알, 디아블로. 인간계에 그 모습을 드러낸 세 악마 군주들은 세상의 혼돈과 파괴, 그리고 공포를 불러왔다.
이를 막기위해 대천사 티리얼에 의해 마법사 단체인 호라드림이 결성되고, 이들은 소울스톤에 세 악마군주의 영혼을 봉인하는데 성공한다. 디아블로의 소울스톤은 호라드림에 의해 서방세계인 칸두라스 지하 깊숙한 곳에 봉인된다. 그리고 그 위에 소울스톤을 지키기 위한 성당이 지어진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버려진 대성당의 폐허 위에 레오릭 왕의 궁전이 세워진다. 디아블로는 이 틈을 이용해 레오릭 왕을 지배하려고 했지만 그의 영혼을 완전히 집어삼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왕은 미쳐버렸고 엄청난 폭정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디아블로는 다시 자신의 숙주를 찾아나섰고, 레오릭 왕의 아들인 알브렉트 왕자를 선택했다. 어린 아이의 연약한 마음은 공포의 힘에 쉽게 무너졌고, 결국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는 인간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디아블로2>
하지만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는 용맹스러운 인간 전사들의 손에 쓰려젔다. 소울스톤의 위험성을 파악한 영웅은 자신의 영혼으로 사악한 악마군주의 힘을 누르기 위해 스스로의 머리에 소울스톤을 심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오만이었다. 악마군주의 힘은 실로 강했고 그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 자유 의지를 빼앗긴 채 자신이 수호하려던 트리스트람에 악마의 하수인들을 풀어놓는다.
영웅의 몸을 빼앗은 디아블로는 자신의 봉인된 형제들을 풀어주기 위해 인간인 마리우스와 함께 동방으로 여행을 떠난다.
티리스트람의 이변을 알아챈 자카럼 종파에서는 디아블로를 물리치기 위한 추적자들을 보내지만, 자신의 부하인 안다리엘을 이용해 추적을 늦춘 디아블로는 순조롭게 탈라샤의 무덤에 봉인된 자신의 형제 바알을 풀어주는 데 성공한다. 그 결과 티리얼은 봉인되고 마리우스는 바알의 소울스톤을 가진 채 도망치게 된다.
바알을 부활시킨 이후 트윈해를 건넌 디아블로는 신전에 봉인된 메피스토를 부활시키고 지옥의 군대를 일으키기 위해 지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를 집요하게 뒤쫓은 영웅들은 메피스토를 물리치고, 그가 만든 지옥문을 통해 지옥에 도착한다.
지옥의 군대를 물리치며 디아블로를 뒤쫓는 영웅들 앞을 타락한 이주얼이 막선다. 이주얼로부터 소울스톤은 악마군주를 봉인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 인간세계의 숙주를 만들기위한 장치라는 사실을 알게된 티리얼은 결국 영웅들에게 소울스톤을 헬포지에서 파괴할 것을 부탁한다.
디아블로와의 마지막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영웅들은 메피스토와 디아블로의 소울스톤을 지옥의 헬포지에서 파괴해 인간계로 추방됐던 그들의 영혼을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낸다.
인간세상에 다시 평화가 돌아왔다고 생각한 순간, 바알은 정신병원에 갇혀있던 마리우스를 찾아 자신의 소울스톤을 회수해 힘을 되찾는다.
<디아블로2: 파괴의 군주>
힘을 회복한 바알은 바바리안 왕국의 신성한 아리앗 산의 중심에 있는 세계석(世界石)을 이용해 인간세계에 지옥의 군대를 이끌고 올 계획을 세운다. 용맹한 바바리안들은 바알에 맞섰지만 힘을 회복한 그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바알은 아리앗산 중심의 세계석에 도달한다.
지옥에서 돌아온 영웅들은 월드스톤을 수호하기 위해 티리얼과 함께 악마의 군세를 뚫고 아리앗 중심부에 도착해 바알을 물리치지만 이미 세계석은 타락한 뒤였다. 인간세계와 지옥, 그리고 천국을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세계석의 타락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 티리얼은 결국 세계석을 파괴힌다.
티리얼이 월드스톤을 파괴하면서 2편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그러나…
<디아블로3>
20년 후. 메피스토, 디아블로, 바알은 패배했지만 천상의 군대와 불타는 지옥의 군대로부터 성역의 주민들을 보호해 왔던 세계석이 파괴되면서 트리스트람에 악의 세력이 다시 등장한다.
티리얼은 어떤 상태일까? 디아블로에 맞서 싸웠던 영웅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새로운 전개, 새로운 직업, 새로운 이야기로 진행될 <디아블로3>가 다시 한번 게임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