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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듬액션의 새로운 세계, 오디오서프

유저 PC의 음원으로 스테이지를 생성하는 확장성이 매력

안정빈(한낮) 2008-12-20 16:28:54

미국의 IT 전문지 와이어드는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PC 게임으로 <오디오서프>를 선정했다. <스포어>과 <폴아웃3> 등 걸출한 경쟁작이 많았던 해였기에 <오디오서프>의 수상은 주목을 받고 있다.

 

얼핏 겉보기에는 흔해 빠진 리듬액션에 불과한 <오디오서프>가 상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하나, 어떤 음원이라도 분석해서 스테이지로 만들어주는 무한한 확장성 때문이다. /디스이즈게임 한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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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말했듯 <오디오서프>의 장점은 무한에 가까운 확장성이다. <오디오서프>는 어떤 음원이라도 분석해서 그것을 스테이지로 만들어준다. 다시 말해 음원만 갖고 있다면 자신의 취향에 100% 맞는 곡을 선택할 수 있다.

 

리듬액션 게임에서 음악이 좋다 나쁘다는 게임의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음악은 유저에 따라서 취향의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에 모든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노래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용량과 음원 비용의 제약이 있는 게임에서 수많은 유저들의 음악적 취향을 일일이 고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원하는 음악은 무엇이든 찾아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오디오서프>에서는 유저가 갖고 있는 어떤 음원이라도 스테이지로 만들어 준다. 유저의 취향이나 곡의 제작비 등을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단순히 모든 음원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음원에 따라 각종 악기가 울리는 타이밍에 맞춰 게임의 무대가 되는 트랙이 구성되고, 박자에 따라 기체의 속도나 트랙의 기울기도 달라진다. 때문에 어떤 음원을 넣어도 별다른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선택한 기체에 따라 달라지는 난이도와 플레이 방식도 게임의 볼륨을 늘려준다.

 

<오디오서프>의 기본 규칙은 트랙을 지나면서 다가오는 블록을 색깔별로 3개씩 맞춰서 지우는 것이다. 각 색깔별로 다양한 블록이 나오기 때문에 중간중간 필요 없는 블록은 버리거나 피해야 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추가되는 기체를 통해 두 종류의 블록만 나오는 모드와 나오는 모든 블록을 피하는 모드, 두 대의 기체를 동시에 조종하는 모드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기체. 각기 특징이 다르다.

 

같은 기본 모드라도 기체마다 다른 특수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몇 번의 플레이만으로 쉽게 질려버릴 일도 없다. <오디오서프>는 여러모로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임 자체의 재미도 만족스러운 수준. 연이어 다른 색의 블록을 없애는 연쇄나 올클리어 보너스, 화면의 하단까지 내려야만 사라지는 흰색 블록, 점수에 따라 주어지는 메달 등은 플레이하는 내내 머리를 굴릴 수밖에 없게 만든다. 단순히 눈과 손만 빠르면 되는 일반적인 리듬액션과 달리 빠른 두뇌 회전이라는 추가요소를 집어 넣은 셈이다.

 

 

 

음원을 트랙으로 만들어 준다는 장점에 가려 크게 빛을 보진 못했지만 전 세계 랭킹등록 시스템 역시 <오디오서프>에는 또 다른 특징이다. 단순한 랭킹등록 시스템이 어째서 특징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오디오서프>는 음원에 따라 무한에 가까운 스테이지가 나오는 게임이다. 각 스테이지별 랭킹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파일에 들어있는 태그에 따라 전세계 모든 유저들의 랭킹을 매겨주기 때문에 100% 똑같은 음원이 아니거나 제목이 다르더라도 같은 랭킹으로 계산된다.

 

블록을 피할 수도 있는 <오디오서프>의 특성 상 단순히 스테이지 클리어하기 위한 난이도는 매우 낮다. 하지만 랭킹시스템을 통해 고득점이라는 일종의 도전목표를 잡아 줌으로써 고난이도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의 입맛도 맞춘 것이다.

 

전세계 유저들과 경쟁이 가능하다! 게다가 자신의 성적을 자랑할 수도 있다.

 

이런 시스템에 호응이라도 하듯 <오디오서프>의 스코어를 자랑하거나 곡 별 점수정보를 수집하는 홈페이지와 게시판이 따로 생겨났을 정도다.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트랙마다 나오는 블록이 일정하고 클리어를 위한 난이도가 너무 낮은 탓에 성취감이 부족하다. <오디오서프>의 대부분의 모드에서는 게임오버 자체가 없는데다가 트랙의 양 옆에는 안전라인이 마련되어 있다.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도 노래가 끝날 때까지 살아있는 것이 전부이다 보니 안전라인에만 들어가 있어도 된다.

 

심지어는 여기에 서야 스킬이 발동되는 기체도 있다.

 

물론 스코어와 랭킹등록을 통해 도전욕을 자극하게 만들었지만 무언가를 해냈다는 절대평가의 성취감과 점수를 올려 순위를 비교하는 상대평가인 랭킹은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이왕 기체에 따른 난이도 분류가 있었던 만큼 안전라인을 없애고 특정 점수를 올리거나 특정 블록 수를 채워야만 클리어하는 등의 부가조건을 달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음원에 따라 클리어 조건을 정해주고 난이도를 숫자로표시해주는 것도 성취감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경우 보다 높은 난이도의 곡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음원을 일일이 넣어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점수에 따른 메달도 있고 한 라인을 꽉 채우면 게임오버가 뜨는 '아이언모드'옵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지에 불과하다.

 

세 단계의 난이도 구분을 제외하면 선택할 수 있는 기체의 수가 상당히 제한적이고 트랙의 구성이 비슷해서 쉽게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아쉽다. 기체의 특성과 모드에 따른 차이는 좋지만 일단 트랙의 구성이 닮아 있는 만큼 게임의 분위기는 거기서 거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은 좋았지만 정작 비주얼과 게임의 기본인 성취감을 만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리듬액션 게임에 있어서 음악이란 일종의 양날의 검과 같은 소재였다. 게임 내의 음악의 양이 풍부할수록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그와 비례해서 제작비과 제작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열심히 모은 음악 중에서 정작 구입한 유저의 취향에 100% 맞는 곡은 얼마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오디오서프>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에서 말한 곡을 선택하고 음원을 모아야 하는 권리과 의무를 모두 유저에게 맡겼다. 유저 스스로 갖고 있는 음원을 활용하게 함으로써 리듬액션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음원이 없는 만큼 게임 가격을 낮췄고(9.99 달러) 음원이 없는 유저들을 위해 밸브의 이전 게임인 <하프라이프> 1·2편과 <포탈> 등의 배경음악을 기본으로 넣어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포탈의 엔딩곡인 '스틸 얼라이브'의 믹스버전은 최고다! 반드시 들어보자!

 

덕분에 최소한 <오디오서프>에서만큼은 음악이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가 없어졌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클래식을 듣고 싶으면 듣고 메탈을 듣고 싶으면 들으면 되니까.

 

물론 최신 게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화면은 수수하기 그지없으며 성취감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개발사의 오리지널 곡들을 기대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단점들을 모두 감안해도 <오디오서프>는 충분히 뛰어난 게임이다. 특히 사용자의 PC에 새로운 음원이 추가될 때마다 하나씩 스테이지가 늘어난다는 점과 짧은 플레이 시간 등은 <오디오서프>를 일회성 게임이 아닌, 긴 시간 동안 틈틈이 즐길 수 있는 장수 게임으로 만들어 준다. 스트레스를 푼다는 게임의 목적에도 부합하는 게임인 셈이다.

 

간단히 즐기기에는 <오디오서프> 이상의 게임은 없다.

 

게다가 <오디오서프>는 개발자의 첫 결과물이다. 음원을 분석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이용하는 게임이었던 만큼 이후에 충분히 개선·발전될 여지가 있다. 관련 게시판에는 <오디오서프>를 이용한 슈팅 게임이나 항목별 점수제도, 특정 조건에 맞는 곡들을 찾는 미션 등의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을 정도. 그만큼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게임이다.

 

유저에게 음악을 맡긴다’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결과는 엄청났다. 다음에는 보다 완성된 비주얼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후속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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