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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딧의 사령관 '엄티'가 말하는 LCK와 언더독, 그리고 자괴감

[인터뷰] 프레딧 브리온 '엄티' 엄성현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1-09-10 10:20:46

2021 LCK 스프링 10위(5승 13패), 서머 9위(5승 13패)라는 성적은 얼핏봐도 '박수'와는 거리가 먼 숫자다. 게다가 이 팀은 올해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당연히(?) 롤드컵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팀에 대한 팬들의 목소리에는 언제나 힘이 실려있다. 잘할 수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이가 대부분이다. 이쯤에서 눈치챈 분도 있겠지만, 이 팀의 이름은 '프레딧 브리온'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선수가 팀의 주장을 맡은 정글러, '엄티' 엄성현이다. 2017년 진에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느덧 프로 5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정글러로써 팀을 이끌며 여러 가지 감동 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2020 롤드컵 챔피언 담원기아나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T1을 꺾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언더독의 주장으로써 엄티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렇게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엄티를 만났다.

 

엄티는 인터뷰 내내 여러 내용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고 당차게 밝혔다. 엄티가 전하는 LCK와 주장, 언더독으로써의 마음가짐과 시즌 중 마주한 자괴감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으며,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한 채 진행됐습니다.

 

프레딧 브리온 멤버십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피겨'를 들고 포즈를 취한 엄티 선수

  



 

# 국내외 러브콜 불구, 프레딧 브리온을 택한 이유는...

 

Q. 디스이즈게임: 지난해 고향 팀과 같았던 진에어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났습니다. 당시 스토브리그 상황이 궁금한데요,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프레딧 브리온에 합류하게 된 건가요?

 

A. '엄티' 엄성현: 해외와 한국에서 러브콜을 꽤 많이 받았었어요. 그중에서 처음 만나 뵌 게 최우범 감독님이셨습니다. 제일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했고요.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거기에 꽂혔습니다. (웃음)

 

 

Q. 여담으로 진에어가 해체됐을 땐 충격이 꽤 크셨을 것 같습니다.

 

A. 마음이 아팠죠. 당시 저는 진에어가 프랜차이즈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팀이 사라졌다고 하니 멘탈이 깨지더라고요.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싶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워낙 애착이 큰 팀이에요. 저를 잘 챙겨주시기도 했고요.

 

 

Q. 다시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 보죠. 당시 최우범 감독님께서 어떤 말씀을 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목표를 꽤 뚜렷하게 설정해주셨습니다. 당시 저의 기량이나 수준도 냉정하게 짚어주셨죠. 그런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굉장히 솔직하게 말씀해주셨기에 거짓말도 하지 않으실 듯했습니다. 코칭스태프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가장 컸어요. 예전에야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거라는 말이 많았지만, 요즘엔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봐요. 그런 부분들이 저를 프레딧 브리온으로 이끈 것 같습니다.

 

프레딧 브리온 최우범 감독

 

 

Q. 프레딧 브리온 합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죠. 정해진 로스터를 본 뒤, 팀에 입단하는 케이스가 있는 반면 먼저 합류한 뒤 기다리는 상황도 있는데... 엄티 선수는 어떤 케이스였습니까.

 

A. 제가 팀에 합류할 때 확정됐던 로스터는 '호야' 윤용호, '헤나' 박증환, '치프틴' 이재엽 선수였어요. 저는 그 이후에 프레딧 브리온에 들어왔죠. 기사가 늦게 뜬 것뿐이고 합류 자체는 조금 빠르게 한 편입니다.

 

 

Q. 망설임은 없었나요? 엄티 선수의 프로생활을 돌아보면 팀 리더로써 활약한 시즌은 20 진에어 정도에 불과했잖아요. 반면, 프레딧 브리온에서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팀을 끌어가야 하는 상황이니 자연스레 부담도 컸을 법한데.

 

A. 중압감보다는 내가 할 거 하면서 경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희팀에는 주장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직책이 생겼습니다. 그러고 나니 동생들이 막 부려먹더라고요. 엄주장 이거 사달라, 이거 해달라고요. (웃음) 가끔 감독, 코치님께 총대 메고 선수들의 의견을 전할 때 빼고는 대부분 간단한 것들이었어요. 케어 정도였습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T1전에서 우디르로 부시에 들어갔을 때"

Q. LCK에서 주장직을 맡은 건 올해가 처음이었잖아요. 주장으로써 임한 첫 번째 LCK, 어떠셨습니까.

 

A. 작년보다는 잘한 것 같지만, 아쉬운 게 더 많았던 시즌이었어요. 주장으로써 선수들을 더 케어하거나 강한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항상 그런 모습만 보여준 건 아니었으니까요. 제가 힘들어하는 걸 선수들이 본 적도 있었고. 그런 건 주장이 보여줄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 내년에 또 맡게 된다면 훨씬 성숙하게 할 수 있을 듯합니다. 

 

 

Q. 엄티 선수는 카리스마와 관리형 중 어떤 유형의 주장이었나요? 

 

A. 카리스마는 아닌 거 같고... 왠만하면 형처럼 대해주길 원하는 편입니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을 땐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잘못된 행동이면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합니다.

 

 

Q. 처음 프레딧 브리온의 5인 로스터가 완성됐을 때, 주장 입장에서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내심 '이거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드셨을 것 같은데.

 

A. 당연히 빡세겠다고 생각했죠. (웃음) 다만, 동시에 홀가분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목표로 해야 할 부분이 확실하고 명확해서... 배운다는 마인드로 임했기에 편한 부분도 있었고요. 그래서 선수들은 오히려 부담을 덜 느꼈던 것 같습니다. 패배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과정과 이유에서 스트레스를 받곤 했어요.

 

 

Q. 게임 내, 외적으로 가장 잘 맞는 선수는 누구였습니까.

 

A. 조금 어려운데... 헤나랑 '라바' 김태훈 선수를 꼽고 싶어요. 게임 내적으로 가장 많이 싸운 선수들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야길 했던 터라 호흡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외적으로는 선수들이 둥글둥글해서 모두 잘 어울렸어요. 굳이 한 명을 꼽자면 '드링크' 이승후 코치님인 것 같습니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맞춰주셨고, 어울려주셔서 팀 화합에 큰 도움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로스터 공개 당시, 많은 팬은 우려 섞인 시선으로 프레딧 브리온을 바라봤다 (출처: 프레딧 브리온)

  

 

Q. 사실 프레딧 브리온은 눈에 보이는 성적 이상으로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한 해를 소화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마음은 어땠나요?

 

A. 냉정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9등, 10등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스프링 시즌에는 2-0으로 정말 많이 졌어요. 그런데, 서머 시즌에는 그 빈도가 조금 줄어들었죠. 성장하고 있는 건 분명해요. 다만, 저희가 운이 좋아서 플레이오프를 갔다 해도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을 것 같진 않습니다. 그만큼 잘하진 않았으니까요. 서머 시즌에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못 간 게 오히려 내년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2021년의 프레딧브리온은 '언더독'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팀이었습니다.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었고, 박수도 많이 받았기 때문이죠. 다만 막상 언더독의 입장이 되면 마냥 달가운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결국 '약체'로 분류된 셈이니까. 이런 부분들이 선수단에겐 어떻게 작용했습니까. 오기와 좌절을 느낄 때도 있었을 법한데.

 

A. 그런 건 없었습니다. 도전자와 같은 마인드였으니까요. <던전 앤 파이터>에서 사망의 탑을 돌듯, 도장 깨기 하는 것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10등에서 순위도 끌어올렸고, 강팀도 이겨보고... 재미있었어요.

 

 

Q. 시즌 전 설정한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다고 보시나요?

 

A. 팀적으로는 다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수 개인의 목표라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머 시즌 '자주 잘리는걸' 고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거든요. 하지만 조금 늦게 고쳐졌어요. 2라운드 들어서는 빈도가 확실히 줄어들긴 했으니까.

 

아직도 눈에 밟히는 장면이 T1전에 우디르로 부시에 들어갔다가 경기를 말아먹은 거에요. 그게 한편으로는 약이 됐습니다. 당시 감독님께서 해주셨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직도 또렷하게 생각나요. 대체 뭐 하는 거냐고, 다시 스프링으로 돌아갈 거냐고 하셨죠. 솔직히 그땐 조금 힘들었습니다. 저는 자괴감에 많이 빠지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안 되려고 정말 노력했던 것 같아요.

  

엄티가 꼽은 최악의 순간은 부시에 들어간 T1전 우디르였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주장으로써 심적 부담도 컸을 것 같습니다. 선수들에겐 어떤 식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셨습니까. 

 

A. 뭐, 동생들에게 야식을 사주는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희망을 심어주려고 스크림 성적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들어하는 선수가 있으면 코치님께 슬쩍 언질을 주기도 했고요. 우울해하는 선수에겐 일부러 게임 이야길 할 때도 있어요. 저희 역시 한 명의 겜돌이다보니 게임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기분이 풀릴 때가 많습니다.

 

 

Q. 그러고 보니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라바 선수의 멘탈은 괜찮았나요? 일각에서는 워낙 2020시즌 부진했던 탓에 자신감이 떨어졌을 거라는 이야기도 나왔었잖아요.

 

A. 라바 선수는 굉장히 특이해요. (웃음) 이게 나쁜 게 아니라, 진짜 특이한 성격이죠. 게이머에겐 좋은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는 주변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스타일이에요. 자기 의견이 맞으면 고집이 아닌 선에서 밀고 나갈 줄도 알고요. 좋은 거라고 봐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너무 틀에 박힌 질문이니까, 반대로 물어볼게요. 올 한 해 가장 떠올리기 싫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A. 두 개가 있는데요, 하나는 앞서 말씀드렸던 T1전 우디르입니다. 두 번째는 신짜오를 플레이했던 농심 레드포스와의 경기였어요. 잘리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던 시기였는데, 또 잘렸죠. 전령 쪽에서 앞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죽은 장면이었어요. 자괴감이 많이 들어서 울었습니다. 아, 물론 T1전 우디르를 이길 순 없습니다. (웃음)

  

농심전을 승리한 뒤, 엄티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출처: 프레딧 브리온)

 

 

Q. 올 시즌 정말 다양한 챔피언을 플레이하셨잖아요.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과 꺼내지 못해 아쉬운 픽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개인적으로 자신 있고 선호하는 픽은 릴리아입니다. 저를 약간 빛낼 수 있는 챔피언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대처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폐기된 픽은 스카너입니다. 원래는 쓰레쉬, 아펠리오스랑 세트로 준비한 픽이었죠. 연습 때 승률도 좋았습니다. 스크림때 정말 재미를 많이 봤는데 감독님께서 냉정하게 봐주셨어요. 이제는 전갈 친구를 보내줘야 할 때가 아닌가... 그리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 (웃음)

 

 

Q. 엄티 선수의 베스트 픽 중 하나인 엘리스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나오지 못했습니다.

 

A. 지금은 어떤 챔피언도 나올 수 있는 시대에요. 결국 교전을 어떻게 더 강하게 펼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전엔 군중제어기로 한 명을 점사하는 게 중요했다면, 지금은 대미지가 쎈 게 우선시되죠. 게다가 엘리스는 빠른 정글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친구인데... 아이템 너프때문에 다소 무난해진 게 뼈아픈 것 같아요. 엘리스를 쓸 바엔 니달리, 탈리야, 다이애나가 더 좋은 상황인 거죠.

  

엄티의 비밀병기는 스카너였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선수 쪽으로 눈을 돌려봅시다. 올 시즌 상대하는 입장에서 까다로웠던 팀이나 선수를 꼽아본다면요?

 

A. (망설임 없이) T1이 까다로웠어요. 워낙 라인전을 잘하는 팀이니까. 결국 라인전은 체급이잖아요? 정말 쉽지 않은 팀입니다. 선수 쪽에서는 '피넛' 한왕호 선수를 꼽고 싶어요. 상대 정글을 정말... 괴롭게 하는 플레이를 하니까요. 그런데 결국은 이게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정보 공유도 하고 이것저것 자주 물어보는 편입니다.

 

 

Q. 그러고 보면 엄티 선수는 '스코어' 고동빈 선수에 대한 존경심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드러냈었잖아요. 어떤 부분을 닮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A. 스코어 선수는 어떤 고난이 와도 버틸 것 같은 사람이에요.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잘할 것 같은 사람, 그게 동빈이 형이었죠. 프로 마인드에 있어서도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실력도 뛰어났고... 이 두 개가 맞물리면서 제가 좋아하는 형이 됐습니다. 

 

 

Q. 스코어 선수가 프레딧 브리온에 온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A. 오면 좋은데... 동빈이 형이 안 오니까요. 이제 짬이 있으시니 돈도 버셔야 하고... 제가 형님의 앞길을 막을 순 없습니다. (웃음)

 

스코어는 얼마 전 전역한 뒤,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조금 가슴 아픈 이야길 해보죠. 올 시즌 엄티 선수는 초반에 킬을 따면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시도하다 잘리는 그림이 종종 노출되곤 했습니다. '내가 킬을 먹었으니 캐리해야 한다'와 같은 부담감이 작용한 것처럼 보이는데... 선수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에 관한 피드백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부담을 느끼는 건 맞아요. 게임이 답답해지는 순간부터 선을 넘는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하니까요. 때문에 '답답하면 차라리 뒤로 물러나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곤 했습니다. 뒤로 물러나서 다시 생각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정글러로써 해야 할 걸 찾아야 하는데 이걸 찾지 못했을 때 선을 넘는 장면이 많이 나온 듯해요. 서머 시즌엔 어느 정도 고쳐졌다고 생각하는 만큼, 계속해서 단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이기적인 정글러'에 대한 엄티 선수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네요.

 

A. 팀 게임에서 이기적이라는 단어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그건 선수가 메타에 맞춰서 플레이하는 거고, 적당한 수식어가 필요하니까 붙인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희생적인 선수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죠. 다들 이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는 겁니다. 

 

 

Q. 그렇다면 정글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A. 솔로랭크에서는 적 정글러를 죽이는 게 기본이라고 봐요. 이 경우, 상대 정글러가 할 수 있는 건 뻔해지죠. 여기서부터 정글러의 묘미가 나옵니다. 상대의 수를 생각하고 대처하는 재미가 쏠쏠하니까요. 팀 게임에서는 라인 이해도가 중요합니다. 라이너의 라인 관리 상황이나,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하죠. 나의 행동반경을 정해주는 거니까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엄티가 전한 감사 인사, "정말 감사했습니다"

  

Q. 엄티 선수는 분석 데스크나 객원해설을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조리있게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 핵심적인 코멘트를 던지기도 했죠. 말을 잘하는 비결이 있나요? 단순히 경기를 많이 본다고 해서 달변가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웃음)

 

A. 말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개인적으로 그걸 즐기기도 했습니다. 분석 데스크를 할 때면 준비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실제로, 분석을 하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키포인트가 될 단어를 수집하면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Q. 이현우 해설을 시작으로 강범현, 이서행 등은 선수에서 해설 쪽으로 넘어간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합니다. 엄티 선수 역시 이러한 경로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A. 생각 안 하고 있다면 거짓말이죠.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다만, 당장 선수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은 없어요. 따라서 지금은 객원해설 정도로 만족할 것 같습니다.

 

 

Q. 말이 나온 김에, 이번 롤드컵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가요?

 

A. 해외 리그 상황을 봤을 때는 LPL이 견제됩니다. 경기를 보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게 보이기도 하고... 물론, LCK에게도 희망은 있어요. 특히 담원기아는 굉장히 믿음직스럽습니다.

  

엄티는 MSI 중 객원해설로 등장,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출처: 엄티)

 

 

Q. 이쯤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프레딧 브리온과의 계약이 올해로 끝나는데, 잔류할 생각 있으신가요?

 

A. 음... 이건 최우범 감독님 이야길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양초에 붙은 불을 유지하거나 끄는 건 위쪽이 해야 할 일이니까. 일단 감독님과 이야기해보고 마음이 맞으면 어지간해선 남을 듯합니다. 생각이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게 중요하니까요.

 

 

Q. 올 시즌 정말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함께 울고 웃어준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사실 팬분들이 늘었다는 걸 실감 못 하고 있어요. 팬미팅도 못하고 있고... 나중에 뵙게 되면 한 분 한 분 악수하면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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