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퀼리페르 (전승목 기자) [쪽지]

[어린이날 특집] 2012 TIG 어린이 캐릭터 대상

각종 게임에서 맹활약한 어린이 캐릭터들은 누구?

우리나라 몇몇 초등학교들은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면 특별한 상장을 아이들에게 준다고 합니다. ‘최고로 착한 어린이상’이라든지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 어린이상’ 등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을 통해 아이들을 격려하는 거죠.

 

그래서, 디스이즈게임은 게임 속에 나오는 어린이 캐릭터에게 상을 줘봤습니다. 상장의 내용은 어린이 캐릭터들의 평소 행실(?)을 바탕으로 정했는데요, 함께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이번에 다루지 않은 어린이 캐릭터 중 “이 캐릭터에게는 이런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댓글을 이용해 알려주세요. :)

 

 

[반사의 달인 상]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의 어린이 NPC

 

<스카이림>에는 블랙홀 반사를 사용하는 무적의 어린이 캐릭터가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NPC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자유도가 높은 <스카이림>이지만, 어린이 NPC는 털끝도 못 건드리죠. 외국에서는 어린이 살해의 장면을 담은 게임을 법으로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드래곤과 호각을 다투는 <스카이림>의 주인공도 아이들은 전혀 공격할 수 없다.

 

그래서 <스카이림>의 어린이 NPC는 주인공이 아무리 칼을 휘두르고 마법을 써도 절대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심지어 거대한 드래곤도 날려버리는 신비한 주문 푸스 로 다를 외쳐도 머리카락 한 올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떤 플레이어는 계속 푸스 로 다’를 외치며 날려버리려고 했는데, 어린이가 계속 따라오며 ‘아저씨는 우리 아빠보다 세냐’고 줄기차게 물었다. 호러액션물의 좀비도 이보다 더 끈질기게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며 혀를 차더군요.

 

<스카이림>의 어린이 NPC를 ‘반사의 달인’으로 인정하고 상을 수여합니다.

 

‘위 어린이는 드래곤도 날리는 외침에도 끄떡하지 않아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동물애호 ]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 애니

 

애니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챔피언으로 소환수 티버를 부립니다. 평소에는 티버에게 마법을 걸어 작은 곰인형으로 만들어 데리고 다니고, 필요할 때는 집채만한 본래 크기로 되돌려 적과 싸우게 만들죠.

 

애니는 종종 적진 한가운데에 티버를 던집니다. 주위에 계속 대미지를 입히는 티버가 열심히 싸우는 동안, 애니는 후방에서 적을 공격하죠. 재주는 곰돌이(티버)가 넘고, 경험치는 애니가 챙기는 셈입니다.

 


티버로 앞세우고 후방에서 적에게 마법을 퍼붓는 애니.

 

심지어 상대 챔피언이 타워 주변으로 도망갈 경우에도 티버를 이용합니다. 티버를 먼저 돌격시키면 타워가 티버를 먼저 공격하거든요. 상대 챔피언을 죽인 애니는 이렇게 말하죠. “내 곰돌이 티버 못 봤어?”

 


‘위 어린이는 친구를 사지로 몰아넣고 실컷 부려먹은 뒤 내 곰돌이 티버 어디 갔어라며

시치미는 떼는 모습이 타의 모범이 되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평강공주 상] <이코>의 히로인 요르다

 

2002년 출시된 PS2용 게임 <이코>는 악마들이 사는 성에 산 제물로 바쳐진 13살 소년 이코가 성 안에 갇힌 소녀 요르다와 함께 탈출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이코를 조종해 요르다가 쉽게 장애물을 빠져나오도록 도와야 합니다. 요르다는 허약하거든요. 이코가 끌어서 올려주지 않으면 자신의 키보다 높은 벽은 못 올라가요. 이코가 풀쩍 뛰어내리는 곳에서 뛰어내렸다가는 다치기 일쑤죠.

 

더군다나 성 안에 사는 그림자 악마들이 요르다를 잡으러 오기 때문에 이코가 요르다를 보호해주지 않으면 게임오버입니다. 이코는 요르다 때문에 그림자 악마들과 싸워야 하죠.

 


<이코>는 소년이 성에 갇힌 소녀를 구하는 게임.

 

<이코>는 주인공이 혼자서 도망간다면 액션게임이 됐을 텐데, 요르다 때문에 퍼즐게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요르다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코가 성 안의 비밀장치를 조작해 길을 열어줘야 하고, 높은 벽이 있으면 먼저 올라가서 요르다를 끌어올려줘야 합니다.

 

나중에 가면 이코는 성 안의 비밀장치도 척척 조작할 정도로 똑똑해지고, 그림자 악마들을 나무 몽둥이 하나만으로 베어버리는 뛰어난 검사가 됩니다. 만약 요르다가 없었다면 이코가 똑똑해지지도, 검술 실력이 나아지지 않았겠죠.

 


‘위 어린이는 순진한 소년을 부려먹고,
검술과 체력을 키워

타의 모범이 됐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안아줘요~ 상] <데드 스페이스 2>의 아기 네크로모프 크라울러

 

<데드 스페이스 2>는 인간의 시체에 기생하는 생물 네크로모프가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가 탄 우주선을 위협하는 SF 호러게임입니다. 여기에는 네크로모프로 변한 아기 크라울러’도 등장하죠.

 

크라울러는 아기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를 안아줄 사람을 찾아다니는데, 그 누구도 이 아기를 안아주지 못합니다. 안는 순간 크라울러가 폭발하거든요. 실제로 게임 속의 엄마는 크라울러를 안아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작 클라크를 조종하는 플레이어는 크라울러만 등장하면 가까이 오기 전에 총을 쏴서 없애기 바쁘죠.

 

하지만 다시 생각을 해보면 누가 자폭을 하고 싶겠어요. 크라울러가 된 아기는 그저 사람들에게 안기고 싶어할 뿐이고, 자신이 자폭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차마 안아줄 용기는 나지 않지만 크라울러가 된 아기들을 위로하고 싶네요.

 


‘위 어린이는 사랑 대신 총알 세례를 받았기에 위로장을 수여합니다.’

 

 

[꼬인다 꼬여~ ] <워크래프트 3>의 티미

 

티미는 <워크래프트 3> 휴먼 캠페인에 나오는 어린이입니다. 원래는 엄마 및 다섯 형제와 함께 사는 천진난만한 소년이었죠. 한때 놀들에게 납치돼 큰일을 당할 뻔했지만, 로데론 왕국의 아서스 왕자가 구해준 덕분에 화를 면했죠.

 

하지만 티미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로데론 왕국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언데드 세력이 몰래 마을에 오염된 곡식을 갖다 놓은 겁니다. 오염된 곡식을 먹은 사람들은 언데드가 돼버렸고, 티미 역시 언데드가 되죠.

 

그리고 티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다시 등장합니다. 동부왕국 끝부분의 인스턴스 던전인 스트라솔름의 네임드 몬스터 잔혹한 티미로요.

 


<워크래프트 3>에서 유저가 구해준 티미. 하지만 언데드가 되는데….

 

<워크래프트 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모두 즐긴 플레이어라면 티미를 살려줬다가 또 만나서 티미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셈이죠. 미안해, 티미~.

 


‘위 어린이는 퀘스트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쳐

타의 모범이 됐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인생역전 상] <포켓몬스터시리즈 최이슬(일어명: 카스미)

 

티미와는 정반대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RPG <포켓몬스터>와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캐릭터 최이슬이죠.

 

<포켓몬스터> 게임에서 최이슬은 플레이어가 이겨야만 했던 보스 캐릭터 중 하나였습니다이기고 나면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주변인물에 불과했죠.

 

그런데 <포켓몬스터>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시리즈에서 꾸준히 등장한 덕분에 인기를 얻은 최이슬은 1997 4월부터 2002 11월까지 방영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에서 히로인 역할을 맡습니다. 게임에서는 주인공에게 질 수밖에 없는 주변인물 중 하나에 불과했는데, 276화짜리 애니메이션의 고정으로 출연했으니 인생역전에 성공한 셈이죠.

 


게임의 이슬(위)과 애니메이션의 이슬(아래). 주변인물에서 히로인으로 성공했다.

 


‘위 어린이는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빌붙기 상]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 어린이 NPC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이하 WoW)에서는 매년 가정의 달에 어린이 주간 이벤트가 열립니다. 플레이어가 어린이 NPC의 소원을 들어주고 보상을 받는 이벤트인데요, 어린이를 소환한 다음 먹을 것을 주거나 몬스터를 잡아야 등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어린이 NPC들은 플레이어가 소환을 해제할 때까지 졸졸 따라오는데요, 탈것을 타고 달려도, 그리폰을 타고 날아다녀도 전혀 뒤처지지 않고 따라옵니다. 몬스터와 사투를 벌일 때도 옆에서 천진난만하게 쳐다보고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죠.

 


얼마나 빨리 이동하든, 어떤 몬스터와 싸우든 소원을 들어달라고 쫓아오는 아이들.

 

<WoW>의 현재 끝판대장인 데스윙과 싸울 때도 꼬마는 옆에서 사탕을 달라며 버티고 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아다닐 정도입니다. 그 어떠한 상황에도 플레이어의 곁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소원을 비는 어린이 NPC들을 위해 상을 준비했습니다.

 


‘위 어린이는 플레이어가 날아서 이동하든 레이드를 하든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고

업적을 달성하라고 제대로 빌붙었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초지일관 상] <마비노기 영웅전> 게렌과 브린

 

<마비노기 영웅전> NPC 게렌과 브린은 어려지는 약을 먹고 꼬마가 되는 경험을 겪었습니다. 게렌은 2년 전 <영웅전> 어린이날 이벤트 때, 브린은 올해 어린이날 이벤트 때 꼬마로 변했죠.

 

NPC는 모두 어린이로 변해도 성인일 때와 다름없는 성격을 보였습니다. 항상 플레이어에게 아이템이나 금품을 요구하며 민폐를 끼치는 게렌은 어린이가 돼서도 용병단 사무실을 어지럽히거나 팬케이크와 딸기주스를 달라고 떼를 쓰며 민폐를 끼쳤죠.

 

항상 원하는 것이 있긴 한데 별로 해달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며 튕기는 브린은 어린이가 돼서도 솜사탕이 필요한데 딱히 구해달라는 것은 아닙니다”며 튕깁니다.

 

그래서 성인일 때나 어린이일 때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인 두 어린이(?)를 위해 상을 준비했습니다.

 


어른일 때나 아이일 때나 도도한 브린.



떡잎부터 싹수가 누런 심술꾸러기 게렌.

 


어릴 적 성품을 잘 지켜오며 성장했기에 위 상장을 수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