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대로 한국 2부리거(?) SKT1이 리그오브레전드 올스타전(이하 롤 올스타)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사실, 이번에만 주춤했을 뿐 한국에서 SKT1의 실력을 의심하는 팬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부진했다면 시선이 곱지 않았겠지만, 이들은 한국의 메타를 전 세계에 알리며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프나틱과 2세트는 압도적인 면이 더 강했습니다. SKT1 특유의 몰아붙이는 운영. 페이커의 무서운 성장세. 이를 도운 뱅기와 임팩트의 버티기, 푸만두-피글렛의 지원. 최근 한국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모두 재등장했죠.
펑! 펑! 펑!
경기 초반 페이커와 팽팽한 라인전을 벌이던 엑스페케는 아군 정글러를 도우려다가 오히려 페이커와 임팩트에게 포위당해서 킬을 헌납하고 맙니다. 니달리가 초반에 룰루를 상대로 불리한 게 사실인데 이 킬을 계기로 페이커의 다소 힘들 수도 있었던 라인전이 풀려버렸죠. 게임 폭파의 신호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무리하게 탑 2차 타워를 푸시하던 레오나, 베인 듀오도 기회를 잡은 SKT1 선수들에게 포위당하며 더블킬을 내줍니다.
녹턴: 선생님 섬광을 만들고 싶어요!
어떤 전략인지 잘 모르겠지만 프나틱은 요즘 잘 쓰이지 않는 정글러 녹턴을 선택합니다. 아마, 레오나+녹턴+룰루의 조합으로 그림 같은 한타를 만들고 싶었겠지요. 하지만 SKT1의 조합 특성상 녹턴이 피해망상으로 불을 끄면 시비르의 사냥개시로 모두 후퇴 해 사실상 녹턴 혼자 적진에 남겨지는 우울한 상황이 연출될 게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김동준 해설도 예상한 부분이고요.
실제로 녹턴은 엄청나게 성장한 페이커를 계속 노렸지만 변변한 피해 한번 입히지 못하고 모두 실패합니다. 승부수로 '야생의 섬광' 을 만드려고 했지만 적팀이 바론을 잡는 순간에도 정글 몬스터를 잡아야 할 정도로 망해있었습니다. 게임이 끝나기 직전에 야생의 섬광이 등장하긴 했지만, 의미가 없었죠.
SKT1를 이기려면 페이커나 뱅기를 묶어야 하는데...
SKT1을 상대로 편하게 경기하려면 뱅기의 미드 지원을 막거나 페이커의 발을 묶어야 합니다. 그래야 탑에서 버티다 지친 임팩트나 봇 듀오의 빈틈을 노릴 수 있죠. 프나틱은 그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리신과 룰루가 합공해도 페이커는 살아갔고 녹턴이 과감히 돌진하자 페이커가 우물 길동무로 만들어 버렸죠.
거듭되는 피해망상의 실패, 힘쓰지 못하는 탑 리신, 무너진 봇 듀오. 이런 상황은 프나틱 선수들의 멘탈을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리신은 한타 때 단 한 번도 용의 분노를 사용하지 못했고요. 살아야 했습니다.
이런 때 베인은 해서는 안 될 파밍을 시도하며 무너진 멘탈을 증명했죠. 베인은 당연히 좋은 300원이 됐습니다. 의사소통되지 않아 계속 기습에 당하는 모습도 나왔고요.
멘탈 싸움이 중요한 다전제에서 무너진 멘탈로는 역전의 발판은커녕 반격할 기회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밀리길 반복하던 프나틱은 그렇게 홈그라운드에서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5월 11일 롤 올스타전 경기 일정 SKT1은 OMG와 결승을 치릅니다.
5/11(일) | 13:00 | 20:00 | 올스타 챌린지 | 이벤트 매치 | 5전 3승 |
14:00 | 21:00 | 올스타 인비테이셔널 | 결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