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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퍼스트룩] 시간, 공간, 기억의 틈에서 피어나는 미스터리 '옥센프리 2'

김승준(음주도치) 2023-08-31 10:08:22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7년 만에 <옥센프리>가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전작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상관없다. 그저 <옥센프리 2>가 보여주는 촘촘한 미스터리를 따라갈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된다.

정보의 공백은 인간의 불안감과 흥미를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2023년 7월 13일 출시된 <옥센프리 2: 로스트 시그널>을 플레이해봤다.


  

# 라디오와 무전 그리고 포탈


주인공 라일리는 자신의 고향인 카메나 마을로 돌아왔다. 이 작은 해안 마을에서는 TV가 꺼지거나, 비행기 교신에 장애를 겪고, 라디오 송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전자 설비 전반에 이상한 문제가 이어지던 중이었다. 본인이 원하는 선택은 아니었지만, 남아있는 선택지가 이것 뿐이었기에, 라일리는 조사원이 되어 고향에 파견됐다.


라일리에게 무전기를 통해 상황을 설명해주는 인물은 같은 조사원인 에블린이다. 에블린은 마을 밖에 있는 본부에서 라일리에게 높은 곳에 올라가 라디오 송신기를 설치해야, 전파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비를 가지고 있는 제이콥이 망가진 자동차 때문에 마을 안에 있으니, 그와 합류해 조사를 진행하라고 전해 듣는다.

제이콥과 합류한 라일리. 알고 보니 제이콥은 라일리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제이콥과 라일리는 산을 오르며 서로의 과거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된다. 지금 마을 전체가 겪고 있는 이상한 현상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도착한 목적지에서 그들은 송신기를 설치하고, 카메나에서 가까운 '에드워즈 섬' 위로 알 수 없는 삼각형의 포탈이 열려 포탈과 송신기가 레이저로 연결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주인공 라일리는 고향 카메나에 도착한 순간부터 다른 시간대로 연결되는 포탈을 경험했다.

이상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제이콥과 합류한 라일리

두 사람이 설치한 송신기는 에드워즈 섬 위의 거대한 포탈과 연결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 타임 루프와 변주 그리고 미스터리

라일리와 제이콥이 설치한 송신기에 거대한 에너지가 흘러 들어오면서 시공간이 왜곡됐다. 라일리는 가면을 쓴 학생들의 환상과 이상한 현상들을 짧게 경험한 후 정신을 차리게 된다. 라일리가 눈을 뜬 장소는 에블린의 무전을 처음 받았던 마을의 버스 정류장. 라일리는 기시감을 느낀다. 이미 겪었던 과거로 다시 되돌아 온 것이다. 제이콥을 만나기 직전까지의 일들이 이상한 현상들과 뒤섞여 여러 차례 반복된다.

반복되는 시간선 안에서 라일리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기계 장치를 발견한다. 다이얼을 돌려 명확한 상이 맺히게 기계를 조작하자, 라일리는 드디어 반복되던 루프에서 벗어나게 된다. 

라일리는 자신이 타임 루프 안에 갇힌 것을 인지했다.

반복되고 있지만 다른 상황들이 펼쳐진다. 라일리는 다른 시간선의 존재들을 루프 안에서 마주치게 된다.

원래의 현실에 없었던 기계를 발견한 라일리. 드디어 루프를 벗어나지만...

#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제이콥과 다시 만난 라일리는 에블린과의 무전 상태가 좋지 않음을 확인한다. 에블린은 ​가까스로 연결된 무전에서 송신기를 여러 대 설치해 망을 형성하면 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결국 라일리와 제이콥은 장비를 모아 다시 다른 산꼭대기에 오르는 여정을 떠난다.

이야기는 점점 더 기괴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산꼭대기로 이어져야 할 동굴에서 망가진 엘리베이터와 막다른 길에 봉착한 두 사람. 동굴 안에는 포탈의 틈이 열려 있었고,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운행되던 과거로 넘나드는 것으로 동굴 밖으로 탈출한다. 

그렇게 도착한 두 번째 정상에서는 자살 시도를 하는 '바이올렛'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엉킨 타임 루프 안에서 계속해서 죽는 바이올렛을 구하는 중에 제이콥까지 이상한 심령에 의해 빙의되어 몸을 조종 당한다. 다시 뒤엉키는 시공간. 라일리는 과거의 아버지를 만나는 등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겪다가 루프 밖으로 탈출한다. 힘겹게 두 번째 송신기를 설치한 두 사람은 또 다음 송신기를 설치하기 위해 떠난다.

바이올렛의 자살을 막는 과정에서, 또 이상한 심령 현상을 겪는다. 제이콥마저 빙의된 상황.

라일리는 메쓰꺼움을 느끼며 엉킨 시공간 속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송신기를 설치하는 것에 성공한다.

# 미스터리의 재미는 확실한데...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셨는가?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이 한 곳에 모여 사건을 해결하는 작품인데, 등장인물들이 다들 끊임없이 말꼬리를 잡고 농담을 쏟아내니 "톰 홀랜드만 수십 명 모인 것 같은 작품"이라는 평이 있었다. <옥센프리 2>도 대사 안에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제시된 것은 좋았지만, 라일리, 제이콥, 에블린의 대화가 계속 이어져, 플레이어에 따라 피로도를 느낄 수도 있어 보였다.  

라일리가 낯선 공간에 들어섰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전반적인 이동이 다소 느린 편이었는데, 타임 루프 연출 특성상 같은 맵을 반복적으로 탐험할 때도 있어서, 한 번 갔던 장소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았다.

이런 두 가지 아쉬움만 제외하면, 전작보다 더 동적인 연출, 강렬한 이야기, 예측할 수 없는 미스터리로 확실한 재미를 보여준 <옥센프리 2>였다. 특히 라디오 주파수, 타임 루프라는 소재를 봤을 때 쉽게 예상 가능한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더 충격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로 나아가려 한 시도들이 독특한 긴장감을 유발해서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당신도 라일리의 여정에 함께 동행해보시길 추천한다.

워프를 활용하는 퍼즐들은 취향저격이었다.
  
▶ 추천 포인트

1. 미스터리의 재미를 잘 아는 제작진이 만든 게임이다.
2. 이야기와 연출 모두 플레이어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3.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
4.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난이도

▶ 비추 포인트
1. 누군가에게는 복잡하고 난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2. 이동이 다소 답답하다.

▶ 정보
장르: 미스터리, 어드벤처, 스릴러
가격: 26,150원 (스팀 정가) / 모바일 넷플릭스 에디션은 무료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PS4, PS5, 닌텐도 스위치, PC(스팀), 모바일

▶ 한 줄 평 
 
"전작을 하나도 모르더라도
시리즈 특유의 미스터리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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