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에서 개발하고 레벨인피니트를 통해 전 세계 서비스중인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는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둔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특히 '오타쿠 문화'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최초로 양대마켓 매출 1위를 달성하며 인기 게임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최근에 진행한 '2주년' 업데이트와 이벤트 또한 큰 화제를 모으며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죠.
그런데 이 게임의 개발자. 정확하게는 게임의 개발을 총괄한 시프트업의 '유형석' 디렉터는 그동안 주목을 받을 일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는 과연 '어떤' 게임 개발자이고, 어떤 생각으로 <니케> 개발을 이끌고 있을까요? 또 <니케>의 미래는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은 시프트업 유형석 디렉터를 만나 2주년을 맞이한 <승리의 여신: 니케>와 '유형석' 이라는 게임 개발자,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까지. 여러 이야기들을 폭넓게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깨쓰통) 기자
* 이번 인터뷰에서는 <승리의 여신: 니케> 2주년 이벤트 스토리, 그리고 최신 메인 스토리 등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담겨 있습니다. 본문을 읽기 전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 11월에 2주년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확실하게 이슈화되는 데 성공했죠. 하지만 우리나라 커뮤니티에서는 동시에 수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형석 디렉터 또한 이번 인터뷰에 응한 이유도 바로 이에 대해, '유저들께 꼭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흔쾌히 질문에 답변했습니다.
Q. 디스이즈게임: 최근 <승리의 여신: 니케> 2주년 이벤트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여러 논란도 함께 일었죠. 대표적으로 '신데렐라'나 '베히모스' 같은 신캐릭터들에게서 발생한 버그 이슈, '솔로 레이드 초기화' 같은 운영이슈가 있었는데, 먼저 이에 대해 해명을 듣고 싶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해명' 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버그의 발생과 대처, 또 운영 관련해서도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은 모두 저희의 잘못입니다. 불편함을 느낀 모든 유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또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이유를 덧붙이자면 2주년을 맞아 많은 콘텐츠를 준비하다 보니, 이전에 비해 QA를 해야 하는 양이 많았습니다. 또 새로운 메커니즘이나 다양한 플레이 환경에 대한 테스트를 충분히 커버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저희가 사전에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 맞습니다.
향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난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서 프로세스의 정비, 개발실의 조직 정비를 거칠 계획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보다 안정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Q. 하필이면 '새로운 매커니즘의 도입'으로 주목을 받았던 신데렐라나 베히모스에서 버그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혹시 이 '새로운 매커니즘의 도입'이 버그 발생의 이유였을까요?
A. 유형석 디렉터: 그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순수하게 'QA를 해야 하는' 신규 콘텐츠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게임의 개발 방향은 일관되게 '이전보다 많은 콘텐츠를 선보이자', 그래서 유저들께 '다양한 재미,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드리자' 였습니다. 이번 2주년은 특히 욕심을 냈는데, 그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고, 유저들이 온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 프로세스를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관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불편을 드려 유저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고, 개선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그래도 이번 2주년 'OLD TALES' 이벤트는 종합적으로 보면 굉장히 재미 있는 이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토리가 좋았죠. 이벤트가 끝난 것에 대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2주년 이벤트가 '끝났다' 에 대한 감상 보다는, 개발자로서 "아, 다음 2.5주년은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걱정이 더 앞섭니다. 돌이켜 보면 항상 그랬어요. 0.5주년이 끝났을 때는 "대체 어떻게 1주년을 준비하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1주년이 끝났을 때는 또 "1.5주년은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지금도 "다음 2.5주년에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어떤 콘텐츠를 유저들에게 제공할까?"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고, 동료들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2주년은 많은 유저들이 스토리에 대해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고, 또 잘 즐겨 주셨다는 반응이 많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저들이 'OLD TALES' 이벤트 스토리 에필로그를 보고 '리액션'하는 영상들을 하나 하나 찾아 다녀 봤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저들이 <니케>를 통해 재미 있는 이야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스토리 측면에서 이번 'OLD TALES'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떡밥'이 던져졌죠. 혹시 앞으로의 스토리까지 생각했을 때 유저들이 주목해 볼만한 떡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유형석 디렉터: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앞으로 전개할 이야기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정확하게 '이걸 주목해봐라!' 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드네요.
그래도 몇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신데렐라를 제외한 '헨젤&그레텔', '세이렌'(리틀 머메이드) 등 '2세대 페어리 테일' 니케들의 행방은 추후 스토리를 통해 차근 차근 밝혀질 거니까 많이 기대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 'OLD TALES' 이벤트는 신데렐라와 에이브가 주역이된 스토리다 보니 많이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향후 만회할 수 있는 스토리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Q. 그렇다면 '2세대 페어리 테일' 니케들의 플레이어블 참전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A. 유형석 디렉터: 당장 추가하는 것은 어렵겠죠. 하지만 앞으로 풀리는 이야기에 더해, 출시에 대한 빌드업이 쌓이면 향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Q. 전반적으로 이번 2주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스토리' 측면에서는 나무랄데 없이 좋았고, 훌륭했다. 하지만 '미니게임' 만큼은 과유불급이 아니었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희는 언제나 '이전보다 더 많이', '더 재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드리고 싶다는 목표로 콘텐츠를 개발했습니다. 1주년과 1.5주년 미니 게임이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 2주년 미니 게임으로 선보인 'IN THE MIRROR' 또한 그 이상으로 재미 있게 즐겨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유저들에게서 그런 반응이 나온다면 분명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게임 내에서 공식적으로 2주년 이벤트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유저들의 반응을 취합하고 있는데, 피드백을 면밀하게 검토해보고 다음 미니 게임 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매번 N주년 이벤트 때 마다 스토리 하이라이트에서는 '2D 애니메이션' 을 선보이고 있죠. 이번 스토리 이벤트에서도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는데, 호평이 많았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애니메이션은 이전부터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저희는 항상 실력이 뛰어난 파트너와 함께 유저가 만족하실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를 희망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A1 Pictures와 함께 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애니메이션의 품질에 만족해 하는 것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이 방향을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최신 메인 스토리 애니메이션은 처음으로 3D 형식을 시도했는데, 형식 측면에서도 더 나은 스토리 표현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할 것입니다.
정말 퀄리티 높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라면 제작 기간에 여유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은데요. 다음 2.5주년에는 이번 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형석 디렉터는 <승리의 여신: 니케>를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나름 '슈퍼 스타' 입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얼굴을 비치면서 유저들한테도 많이 알려졌고, 심지어 오프라인 행사에서 한정 판매되었던, 그의 사진을 이용한 굿즈는 어지간한 다른 인기 캐릭터들을 이용한 동일 굿즈보다 많이 팔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Q. 그래서, 공식적으로 다른 필그림 인기 캐릭터를 제치고 굿즈 판매 1위를 기록한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제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저 스스로가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재미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 한 가지 생각만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에요. 제 목표 중에 '유명한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항목은 없습니다.
게다가 전 굉장히 내향적인 성격입니다. 쉴 때는 집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밖에 잘 안 나가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게임 행사 등에서 저를 알아봐 주신 분들이 사진을 요청하시면 정말 당황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유저 여러분들이 <니케>를 사랑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요.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평소에 쉴 때는 그러면 무슨 게임을 하시나요?
A. 유형석 디렉터: 저는 정말 '잡식' 게이머에요. 몇 개 장르 빼고는 다 하기 때문에 '어떤 게임에 꽂혀 있고, 플레이하는' 지는 매번 다른 것 같습니다. 최근 즐긴 게임만 살펴봐도 AOS 부터, 클래식 MMORPG, 로그라이크 게임, 심지어 다른 경쟁 캐릭터 수집형 게임(!)까지 정말 다양해요.
다만 요 몇년간, 시기와 관계없이 바뀌지 않고 고정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제일 재미있어 하고, 제일 애정을 가지며 플레이하는 게임일 것이에요.
왠지 <승리의 여신: 니케>라고 할 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맞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제가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구현한 작품이기도 해요. 그래서 정말 재미 있게 즐기고 있고, 많은 게이머들에게 정말 강력 추천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Q. '자신의 최애 게임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정말 로망 같은 이야기네요. 뭔가 '내추럴 본 게임 개발자' 같은 느낌?
A. 유형석 디렉터: 그렇게 말하면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어릴 때 부터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좋아해서' 그 결과 '게임 만드는 개발자를 동경해서' 지금 이 자리 까지 온 '게이머이자 개발자'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교도 게임 학과를 지망해서 졸업했고요. 만약 게임 개발자가 되지 않았다면 대체 내가 무슨 직업을 가질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업계에 개발자로서 처음 들어왔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처음 업계 입문했을 때부터 계속 게임만 만들었던 거 같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게 세상에서 재일 재미있고, 앞으로도 재미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Q. '게임 개발자' 로서 디렉터님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원칙, 혹은 개발관을 이야기하자면?
A. 유형석 디렉터: 성공한 게임을 그대로 답습하여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성공 공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재미 있는 게임이 성공한다”는 말을 굳게 믿으며, 시장에 공개되어 있는 게임들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시장의 유행하는 문법과 거리가 있는 게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니케>도 적절한 예시 중 하나입니다만, 과거 넷게임즈(현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했던 <히트>(HIT)에서도 이런 개발관을 가지고 개발했는데요. '자동전투' 중심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수동조작'이 유효한 액션 RPG를 선보였던 거죠. 당시, 모바일 게임에 거부감을 가지시던 게이머분들께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드린 것 같아 상당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본인을 어떤 개발자인지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A. 유형석 디렉터: 전 굳이 따지자면 'RPG 개발자'인 것 같습니다. PC용 MMORPG인 <레드 블러드 온라인>을 시작으로 <히트>, <오버히트> 등의 개발에 참여했는데 모두 RPG였으니까요. <승리의 여신: 니케>도 슈팅 게임이기는 하지만, RPG 성향이 곁들여진 게임이고 말이죠.
Q. 동시에 '서브컬처 게임' 개발자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걸 물어보지 않을 수 없는데, 디렉터님의 오타쿠... 그러니까 '덕력'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유형석 디렉터: 어, 음... 참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네요. '덕력'을 1부터 10까지 해서 그 파워를 환산해본다면 제 덕력은...
우와 진짜 '오타쿠 개발자' 같다
.... 어찌되었든 저는 덕력을 수치로 환산하면 3정도 되는거 같아요. 오타쿠가 아니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서울 코믹월드' 같은 행사를 많이 다녔고, 애니메이션이나 여러 스토리 기반 콘텐츠들을 좋아해서 다양한 '덕질'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또 스스로 '나모 웹 에디터' 를 이용해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홈페이지를 제작한 기억도 있고 말이죠.
좀 더 넓은 세상에 나와보니 각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 정도면 라이트한 덕후인 거 같고... 3 정도의 파워가 적절한 것 같습니다. (웃음)
Q. 지금까지 개발자로서 거쳐온 게임들 중에 기억에 남거나, 아쉬웠던 게임을 꼽자면 어떤 게임이 있을까요?
A. 유형석 디렉터: '아쉬웠던 프로젝트' 라면 모든 게임이 다 아쉽습니다. 이건 <니케>도 포함입니다. 매번 게임을 만들고 나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과 미련, 아쉬움이 항상 남거든요. 그래서 그런 아쉬움을 어떻게든 다음 게임 개발의 양분으로 삼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이라면 역시나 <승리의 여신: 니케>입니다.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니케>에서의 경험과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이에요. 이건 미련이라고 표현해도 되고, 애정이라고 표현해도 되는데, 정말 <승리의 여신: 니케>가 어떤 방면으로든 제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은 프로젝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 2019년, 시프트업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프로젝트 니케>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공개 당시 이 게임의 디렉터는 유형석 디렉터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니케> 개발팀에 합류한 것은 2020년 중반으로, 게임의 개발이 진행되고 나서 1년 이상이 지난 후였습니다.
Q. 유형석 디렉터님은 처음부터 <승리의 여신: 니케> 개발을 이끈 것이 아니라 개발 도중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합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이거 처음으로 공개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저는 시프트업에 <니케>가 아니라 <프로젝트 이브>(현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에 합류를 타진하고 있었어요. 이를 위해 2020년 6월경 회사를 방문했고, <이브> 개발진들과 미팅도 진행을 했죠.
그런데 회사 내에서 마침 지나가던 김형태 대표님과 마주친 것이에요. 그 자리에서 대표님께서 제 개발 이력을 들으시곤, 갑자기 <니케>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하시는 거에요.
아니 무슨 아이돌 길거리 스카우트도 아니고...
정말 당황해서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까, <이브>가 아니라 계속해서 <니케> 생각이 나는 거에요. "아, 이거 이렇게 만들면 정말 재미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겠다" 계속 머리 속에 맴돌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정식으로 회사에 연락을 하게 되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니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좋습니다. 뭐 그 부분은 언젠간 김형태 대표님을 통해 크로스 체크를 반드시 해보겠습니다. 아니, 그런데 대체 <니케>의 어떤 점에 '삘'이 꽂히신 건가요?
A. 유형석 디렉터: 많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머리 속에서 <니케>의 여러 가지 장면들이 정리가 되었어요.
대표적으로 말씀드릴 만한 것이 '알트아이젠'과의 전투인데, '대형 기차와의 전투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고, 이런 식으로 만들면 정말 재미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겠다' 그려진 것이죠.
또 하나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5명의 캐릭터가 일렬로' 전투하는 모습. 처음 봤을 때 <니케>는 캐릭터가 화면 중앙에 하나만 등장하고, 대신 다른 캐릭터들로 '스위칭' 하는 형태의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본 순간 5명의 캐릭터가 일렬로 배치되어서,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함께 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이게 이대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미있겠다! 삘이 꽂힌 것이죠.
실제로 이 두 장면을 비롯하여 성장, 슈팅, 스토리, 사운드 등 여러 방면에서 제가 합류하기 이전에 머리 속에 상상했던 것과 현재의 모습이 상당히 흡사하거든요. 제가 합류한 시점이 2020년 6월이었으니, 그 이후로는 정말 정신없이 앞만 보며 개발에 매진했던 것 같습니다.
Q. '중간'에 합류한 디렉터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처음부터 방향성을 드라이브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 초기엔 개발진 분들과의 소통이나 게임의 방향을 이해시키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가 합류 하기 전에 <니케>는 상당히 하드코어한 슈팅 게임이었습니다. 자동 전투가 없고, 보다 '슈팅'에 집중한 면모가 강한. 말 그대로 '슈팅' 게임이었죠. 하지만 제가 합류한 이후에 조금 더 RPG 적인 측면이 강화되고, 라이트하고, 또 모바일에서 '한 손으로 즐길 수 있는'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개발진들에게 설명하고, 또 설득하는데도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자동 전투를 개발하는 것만 해도 반대가 꽤나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개발팀 분들이 저를 믿고 잘 따라와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만약 디렉터님이 합류하지 않고, <니케>가 처음 모습 대로 완성되었다고 상상해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지 예측해보는 것도 흥미롭네요.
A. 유형석 디렉터: 상당히 다른 모습의 하드코어한 '슈팅' 게임이었겠죠. 물론 그런 모습을 좋아하는 게이머분들도 계시지만, 아마 지금처럼 여러 플랫폼에서 즐기기는 힘들었을 것 같고, 스토리에 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방향성이 좀 더 다양한 게이머 분들께서 즐기실 수 있는 방향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Q. 그러고 보면 많은 유저들은 김형태 대표님이 <니케>의 개발에 어느 정도 관여하시는 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하자면?
A. 유형석 디렉터: <니케> 론칭 전에는 특히 '그림', '아트' 쪽에 관여를 많이 하셨습니다. 또 캐릭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하지만 '콘텐츠' 측면에서는 론칭 이전에도 전적으로 저를 믿고 맡겨주셨습니다.
그리고 론칭 이후에는 아트, 캐릭터 모두 저와 개발팀을 믿고 맡겨 주시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저와 저희 개발팀의 정체성이 온전하게 반영된 게임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대표님은 개발자들의 월급을 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보면 <승리의 여신: 니케>에 여전히 가장 많은 영향력을 주는 분이실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Q. <승리의 여신: 니케>는 론칭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런 성공을 예측하셨을까요?
A. 유형석 디렉터: 정말 솔직하게 말해서 '잘 안 될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론칭 당시 기준으로 봤을 때 기존 '성공한 게임'의 문법에서 벗어난 구조와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당시 시장은 '행복하고', '밝은' 이야기를 다루는 서브컬처 게임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반면 <니케>는 결이 달랐고, 그래서 유저들이 이런 부분을 싫어한다면 잘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하는 것',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 무엇보다 '우리가 진심으로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을 만들었을 때 유저분들께서도 재미 있게 즐겨 주실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현재의 스토리 방향을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니케>를 재미 있게 즐긴 모든 유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품고 있습니다.
Q. 디렉터님이 꼽는 <니케>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을 꼽자면?
A. 유형석 디렉터: '스토리', '사운드', 그리고 '캐릭터'. 역시나 유저들에게 임팩트를 준 것은 이 3가지 포인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3가지 요소들이 서로 융합해서 큰 시너지를 내줬기 때문에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밖에도 '슈팅'을 포함해 '블라블라' 등 여러 가지 재미 포인트들도 상당히 유효한 결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게임 외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개발팀' 이기도 합니다. 정말 우리 개발팀은 최고의 개발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구성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그러고 보면 디렉터님은 여러 개발팀을 거쳐서 현재의 자리까지 오게 되셨죠. <니케>의 개발팀은 이전에 겪었던 개발팀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유형석 디렉터: 여러 개발팀의 문화를 봐왔지만, <니케> 개발실은 특히 게임에 대한 애정이 더 깊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유사한 개발관으로 게임을 바라보며, 더 에너지 넘치게 일을 추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 이 기회에 한 가지 잘못 알려진 사실을 정정하고 싶은데요. 온라인에서 보면 간혹 <니케> 개발진들이 나이가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개발팀 전체 연령의 평균을 내보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국내 개발팀으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할 겁니다. 그런데 나이가 많다고...
아, 그거 콜라보레이션 IP 선정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오해입니다. 아무튼 굉장히 젊은 개발팀이라서 그런지, 다들 굉장히 파이팅이 넘치고, 무엇보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 대해 저 이상으로 다들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게임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다들 <니케>를 정말 사랑하고, 게임을 정말 사랑하고, 서브컬처를 정말 사랑하는 정말 멋진 개발팀입니다.
Q. 실제로 인터뷰 때문에 슬쩍 <니케> 개발실을 지나가면서 분위기를 보니, 정말 '전세계 니케 오타쿠들만 모아놓은 듯한' 포스(?)와 분위기가 철철 넘쳐 흐르더라고요.
A. 유형석 디렉터: 개발진들 중에서는 현실에서 <니케>의 여러 캐릭터로 코스프레를 하는 분까지 계실 정도죠. 저희 개발실 로비에 보면 옷이 하나 걸려 있는데요. 그게 그분이 실제로 코스프레를 할 때 입었던 옷을 전시한 것입니다. 다들 그런 거 보면서 정말 좋아할 정도이고. 게임 개발에 그 누구보다도 열정을 가지고 임해주고 계시죠.
정말 훌륭한 개발자들인 만큼 유저 여러분들도 따뜻한 시선에서 응원해 주셨으면 정말 감사하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또 '인기작'으로 계속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게임이지만, 사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출시한 직후만 해도. 특히 우리나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게임에 대한 여러 논란과 비판이 많았던 작품입니다. 이 시기는 <니케> 개발팀은 물론이고 유형석 디렉터에게도 아픈, 그리고 후회가 가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고,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당시의 이야기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Q. 앞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게임이라고 하셨죠. 하지만 그 때문이라고 해야 할지, 처음 게임이 론칭했던 초반만 해도 정말 어마어마한 비판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니케>는 기존에 시장에서 흥행하던 여러 서브컬처 게임들의 공식과 동 떨어진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큰 도전' 이었고, 동시에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유저들은 처음 게임을 접하면 "이게 어떤 게임이다" 라는 판단을 하기 마련인데, <니케>는 그런 판단에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여러 의견이 분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론칭 초기의 여러 버그라던가 루머들이 여럿 발생하면서 게임의 구조와 의도 또한 좋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부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게임의 정체성이 확립되며 나아졌지만, 게임 업계에 종사하며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Q. 오픈 초반에는 실제로 여러 비판들이 많았는데, 그런데 그 중에는 분위기 때문인지 '완전히 틀린' 루머도 많았습니다. 혹시 이 기회에 당시 잘못 알려진 것들 중 정정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유형석 디렉터: 지금도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 정보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만 짚어서 정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사실이 아닌 것에 굳이 그렇게 해명까지 해야 하나 싶습니다.
오히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찌되었든 <승리의 여신: 니케>는 론칭 초기에 수많은 버그가 존재했고, 그래서 불편함을 겪은 분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런 '부정적인 시선'이 힘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전적으로 저희의 잘못이 맞습니다. 만약 저희가 오픈 초반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했었다면 그런 비판이나 루머도 자연스럽게 힘을 못 받고 잊혀졌겠죠.
그래서 과거의 루머들을 해명하는 것 보다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개선하고, 앞으로 그런 이야기가 나와도 힘을 받지 않을 정도로 저희가 잘 해야겠다. 정말 게임을 잘 만들고 잘 서비스 해야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이제 다시 <니케>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볼까 해요. 먼저 '큰 그림' 에서 <니케>의 향후 업데이트 사이클은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반년 단위로 'N주년' 이벤트를 선보이고, 이 N주년 이벤트를 중심으로 사이사이 다양한 이벤트와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그리고 메인 스토리와 사이드 스토리를 업데이트하는 현재 정착된 업데이트 흐름을 큰 그림에서는 계속 유지하려고 합니다. 중간에 '신년' 이벤트와 '만우절' 이벤트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구요.
다만 큰 흐름은 유지하되, 세부적으로 보면 소소하게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23년보다 2024년에 업데이트했던 스토리와 더빙, 필드 등 전반적인 콘텐츠 분량이 작지 않게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2025년에도 여러가지 노력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2024년 신년 이벤트 PV
Q. 아무래도 '스토리'에 대한 호응이 큰 게임이기 때문에 유저들은 항상 '메인 스토리',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갈증이 큰 것 같습니다. 혹시 스토리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할 생각은 없는지?
A. 유형석 디렉터: 유저 여러분들이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메인 스토리는 3개월에 한 번씩, 두 챕터씩 묶어서 선보이고 있고, 최근엔 메인 스토리급의 파급력을 가진 사이드 스토리 콘텐츠가 추가되었습니다.
이벤트 스토리의 경우 2022년 초기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분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토리 분량을 늘리고 있고, 앞으로도 여력이 되면 더 많은 스토리를 제공하고 싶네요. 그런 의미에서 <니케>에 관심이 많은 시나리오 작가분들은 부디 이 인터뷰를 보시면 꼭 지원을....
아니, 첫 인터뷰 때부터 시나리오 작가 구인난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었어요?
저희 뿐만 아니라 아마 전 세계 모든 서브컬처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해결을 못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일본이나 중국 쪽 유명 개발자분들과 만날 일이 많았는데요. 만나서 물어볼때마다 다들 동일한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Q. 현재 <니케>의 기간한정 이벤트 스토리는 사실상 N주년을 제외하면 '신규 캐릭터 쇼케이스' 느낌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죠. 그러다보니 '기존 캐릭터'들이 주목 받는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쉽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저도 동일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년'이나 'N주년' 이벤트 처럼 주목도가 높은 이벤트들은 대부분 '필그림'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래도 3대 기업 캐릭터들이 좀 외면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것들에 대해서는 좀 케어할 방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이 준비를 하고 있고, 아마 조만간 공식 채널을 통해 내용을 공유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최근 '라피'가 메인 스토리상 '파워업'을 이뤄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라피의 이 '파워업한' 모습은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선보일 것인가요, 아니면 기존 캐릭터의 무언가 '신규 육성 시스템'으로 선보일 것인가요?
A. 유형석 디렉터: 파워 업을 '새로운 육성/성장 '시스템으로 내게 될 경우 소장품과 그 역할이 겹칠뿐더러, 지휘관 여러분들에게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로 출시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스나 네온을 수영복 버전의 '별도' 캐릭터로 출시한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그리고 게임 내에서 참 여러 의미로 많은 유저들에게 애정을 받는 캐릭터가 있죠. '슈엔'이라고. 그런데 정말 아쉽게도 메인 스토리에서도 그렇고 요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거 같아 아쉽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다시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아직도 슈엔 관련해서 풀려야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같은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확실한 것은 슈엔이 주목받는 날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Q. 아무래도 서비스 2년을 넘기다 보니, 이제는 슬슬 '버려진' 콘텐츠도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해방'을 꼽을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베히모스 같은 캐릭터는 해방으로 플레이어블이 되면 딱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A. 유형석 디렉터: '해방'은 고민중입니다. 실제로 기자님 의견처럼 여러 캐릭터들을 '해방'으로 푸는 게 어떠냐는 유저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해방은 '오랜 기간 시간을 투자해서' 캐릭터를 얻는 방식이기 때문에, ‘즉시' 애정 캐릭터를 얻을 수 없는 것에 거부감을 표현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주류 캐릭터들만 계속해서 해방으로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딱히 효용을 못 보는 시스템이라면 현재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방에 개발력을 투입하느니, 그 여력을 새로운 다른 신규 콘텐츠를 만드는데 투입하는 것이 조금 더 유저들 입장에서도 만족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다만 현재 시점에서 '해방'의 미래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조금 여러 각도에서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추후에 방향성이 결정되면 개발자 노트 등을 통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Q. 현재 개발중인 여러 '신규 콘텐츠'들은 무엇이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우선 이야기해 볼 시스템은 '지상' 콘텐츠가 있겠네요. 메인 스토리의 흐름상 현재 <니케>의 이야기는 지하인 방주를 나와 '지상'을 무대로 하고 있죠. 이 지상에서 거점을 만드는 신규 콘텐츠를 일종의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니케>에 대한 여러 피드백 중에서 의외로 많은 피드백 주에 하나가 'SD 캐릭터 귀엽게 만들고 왜 안쓰냐' 였거든요? '지상' 콘텐츠는 바로 이 SD 캐릭터들을 적극 활용한, 그런 콘텐츠가 될 것이니까 많은 기대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또 준비되고 있는 신규 콘텐츠를 이야기하자면 '챔피온 아레나'가 있는데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 말하기에 앞서 좀 큰 '방향성'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싶습니다.
Q. 콘텐츠 업데이트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A. 유형석 디렉터: 네, 물론 지상 콘텐츠를 비롯해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개발팀은 '신규 콘텐츠의 개발' 보다는 '기존 콘텐츠에 대한 개선'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니온 레이드'라던가, '솔로 레이드', '협동 작전' 같은. 특히 '보스전' 위주로 진행되는 여러 콘텐츠들이 현재 유저들에게 온전하게 그 재미를 전달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고,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들을 하나씩 점검하며 순차적으로 그 개선 내용에 대해 업데이트하게 될 예정인데요. 개선되는 첫 콘텐츠인 '유니온 레이드'는 조만간 공식 채널을 통해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듯합니다.
Q. 그래도 말 나온 김에 '챔피온 아레나'도 한 번 짚고 넘어가죠. 도대체 언제 업데이트 되나요?
A. 유형석 디렉터: 사실 챔피온 아레나는 개발이 다 끝났고, 내부에 서버를 세팅한 뒤 여러가지 테스트를 진행하며 출시 직전의 단계까지 도달했었습니다. 다만, 내부 테스트 중에 까다로운 이슈가 발견되어 현재는 하드웨어 문제인지 꼼꼼히 문제를 살피는 중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2024년 내에 출시를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서 유저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승리의 여신: 니케>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2차 창작'도 흥했죠. 혹시 디렉터님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2차 창작이 있다면? '도로롱'은 빼고요.
A. 유형석 디렉터: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선보인 캐릭터들을 '다른 식으로' 해석을 해주는 여러 2차 창작을 정말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 유저에게서 팬북을 받았는데, 전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인기 캐릭터들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주셔서 인상깊게 봤어요.
또 임팩트가 컸던 것은 역시나 '토커티브' 코스프레(?)였던 것 같습니다. 토커티브 코스프레를 해주시는 미국 유저 분을 최근 도쿄게임쇼에서도 만나 뵈었는데,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놀랐습니다. 토커티브 복장(?)은 양 팔을 쇠 기둥에 끼워 어깨에 메는 방식이었는데, 땀을 뻘뻘 흘리고 계시더라구요. <니케>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Q. 아마 '니케'의 2차 창작에서 가장 흥한 캐릭터는 역시나 '도로롱' 일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 도로롱을 활용한 홍보나 굿즈 제작도 이루어지고 있던데,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많은 게이머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무엇보다 저희 개발팀들도 참 많이 사랑하는 캐릭터죠. '도로롱'은 저희가 창작자분들로 부터 권리를 정식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홍보나 굿즈 제작 등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도로롱은 '2차창작' 캐릭터이기 때문에 외부에서만 쓰일 것이고, 이 캐릭터가 인게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굳이 활용된다고 해도 만우절 정도가 한계이지 않을까요? 그 '선'은 정확하게 지킬 생각입니다.
Q. 이번 2주년에서 선보인 여러 마케팅 중에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인공위성'을 통해 유저들의 메시지를 우주로 보낸 것인데요.
A. 유형석 디렉터: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은 역시나 '로망' 아닐까요? 플레이어 분들께 가슴이 뜨거워질만한 '감동' 또는 '로맨틱한'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위성이라던가 '비행선', ‘드론'이나 '불꽃놀이' 등 아웃게임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 로망을 실현해 나가고 싶습니다.
Q. '레벨 인피니트'라는 퍼블리셔에 대해 디렉터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각자가 가진 강점을 서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레벨 인피니트는 글로벌 인프라를 굉장히 탄탄하게 갖추고 있는 퍼블리셔였고, 저희는 '서브컬처' 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회사였기 때문에 <니케>의 성공은 결국 이런 두 회사의 강점이 잘 융합되어서 나올 수 있었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퍼블리셔 선정 때부터 생각하면 지금 거의 4년째 함께 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뭐라고 할까요. 물론 지금도 여전히 티격태격 대는 부분도 많고, 의견 충돌도 많지만, 그래도 이제는 정말 이제는 여러 역경을 함께 해쳐온 '전우' 같아요. 앞으로도 레벨 인피니트와 잘 소통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니케>는 조만간 개최할 'AGF 2024'도 그렇지만,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고퀄리티 굿즈를 선보이죠. 하지만 수량이 적고, 상시 판매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에 대해 개선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유형석 디렉터: TMI일 수 있는데 <니케>를 서비스하면서 배운 것이 '좋은 퀄리티의 굿즈'를 '넓은 지역'에 유통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굿즈의 제작과 유통 제반에 대한 각국의 '인프라'를 보면 일본을 제외하면 거의 갖춰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니케>는 현재 굿즈의 제작과 유통을 제공하기 위해 현재 각국의 인프라를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봐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지금도 퀄리티 낮은 굿즈를 그냥 상시 판매하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런 건 당장 유저들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올해를 돌이켜 보면 작년 보다는 선보이는 굿즈의 개수나 회수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차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꼭 우리나라에서도 고퀄리티의 굿즈를 유저들이 편하게 구할 수 있도록 힘내 보겠습니다.
Q. 서브컬처 게임에서 '로망'이라고 하면 역시나 'TV 애니메이션 제작' 혹은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것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혹시 <니케>도 검토하고 있을까요?
A. 유형석 디렉터: 음... 이런 질문에는 '형식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다는 거 잘 아시면서, 굳이 물어보시는데... 당연하지만 '검토하고 있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죠. "하고 싶으세요?"
당연히 하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하고 싶습니다. '로망'이잖아요. 언젠간 꼭 이뤄보고 싶은 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다 좋은데 '퀄리티'가 문제 입니다. '좋은 퀄리티로 선보여야 한다'는 조건이 들어가는 순간, 굿즈든 애니메이션이든, 기타 다양한 방식의 IP 전개든 정말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아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빨리' 하려고 하면 일을 그르칠 수밖에 없고, 그렇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느리더라도 정말 '좋은 퀄리티'를 선보이기 위해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당초 이번 인터뷰는 2년 동안 물어보고 싶었던 여러 이야기를 모두 물어보려고 정말 많은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예정되었던 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이 넘어가자 아무래도 질문을 하는 저도 그렇고, 유형석 디렉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래서 남은 질문들은 '다음 기회'에 반드시 다시 인터뷰 하는 것으로 하고, 적당히 집중력이 흩뜨려진 기미가 보였을 때 가장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짧고 굵게 질문했습니다.
Q. <니케>의 다음 시나리오는 어디가 배경이고, 누가 주역으로 나오나요?
A. 유형석 디렉터: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습니다.
아니, 이걸 안 낚이네...
(웃음) <니케>는 현재 지상과 방주, 그리고 과거까지 다양한 가지에서 아직도 풀어볼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하나 같이 흥미진진하고 재미 있는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어요.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사랑해주시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가 역시 '스토리' 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자 그렇다면 이제 2024년도 얼마 남지 않았고 2025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A. 유형석 디렉터: 지난 2년... 아니, 개발 기간까지 합치면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죠. 그동안 저희 <니케> 개발팀은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아요. 진짜 쉰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빴거든요. 게다가 개발은 언제나 한 발 앞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만 해도 '내년 만우절'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을 정도로 쉼 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이렇게 쉼 없이 달리는 것과 '지휘관'(유저) 여러분들이 게임에 만족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5년에는 새로운 즐길 거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기존에 선보였던' 여러 콘텐츠들을 손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성으로 게임을 개발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저희는 언제나 '재미있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2025년에도 정말 최선을 다해 <승리의 여신: 니케>를 서비스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부디 응원의 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유형석 디렉터' 개인의 꿈,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유저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A. 유형석 디렉터: 저는 언제나 가지고 있는 꿈이 있어요. 바로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이에요. 만약 제가 그만 은퇴할 때가 되어서 개발자를 그만둔다고 하면... 그게 어쩌면 <니케> 일수도 있겠죠? 만약 개발자를 그만둔다고 하면 정말 '후회를 남기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을 하나라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당장 은퇴하겠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아마 김형태 대표님께서 저 대신 많은 비판을 대신 받아 주신 덕분에 오래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고요(웃음). 이 기회에 대표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유저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번에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 2주년 이벤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이슈에 대해 불편을 겪은 유저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 동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목소리는 모두 듣고 있으며. 최대한 게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신경써서 서비스에 임하겠습니다.
부디 <승리의 여신: 니케>를 앞으로도 재미 있게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개발팀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잠도 줄여가면서 총력을 다해서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디렉터로서도 팀의 프로세스를 잘 관리해서 이런 개발팀 분들의 노력이 온전하게 유저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니 만약이라도 게임에 불편을 겪으신다면 저희 개발팀 분들에게 험한 말은 하지 말아주시구요. 대신
김형태 대표님을?
네. 대표님을... 이 아니라, 저를 욕해주세요. 개발팀 분들이 마음이 여려 일부 유저 여러분들의 험한 말에 의외로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괜찮으니까요. 어찌되었든 디렉터라는 자리는 책임져야 하는 자리니까, 혹시라도 비판을 하신다면 저를 탓해주시고 대신 저희 개발팀 분들에게는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 번 말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승리의 여신: 니케>의 2025년 서비스 준비하겠습니다. 부디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