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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압긍' 무료 게임, 말 안 듣는 포메라니안+스플래툰?

깜찍 혹은 끔찍... 이거 누가 다 치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4-04-04 17:10:21

"역대 가장 귀여운 게임", "집이 망가져 가는 과정을 멍하게(중의적이다) 보게 된다", "포메라니안은 언제나 최고야"


스팀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도론코 완코>의 유저 리뷰 중 일부다. 포메라니안이 되어 온갖 방법으로 집을 더럽히는 정말 단순한 무료 게임이지만, 스팀 리뷰 1,150개 중 98%가 긍정적인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단순히 '귀여워서' 재밌는 건 아니다. 게임의 인기는 <고트 시뮬레이터>, <스플래툰> 시리즈의 매력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그렇다, 무언가를 변칙적으로 망가트릴 때 느끼는 원초적 재미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은 절대 즐길 수 없겠지만 말이다.)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멀티가 아닌 싱글 플레이 게임이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집주인 억장을 무너트릴 준비가 되셨는가? 




게임명: <도론코 완코>

장르: 캐주얼, 3D 액션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개발사/배급사: 반다이 남코 스튜디오/ Phoenixx Inc.

플랫폼/출시일: 스팀/ 2024년 3월 26일

가격: 무료

한국어 지원: X (조작 설명 외에 언어 필요 없음)


# 멍멍! (와, 신난다!)


깔끔하고 멋진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 가족. 입주하고 일주일이 지난 날에 가족들끼리 파티를 열기로 결정했다. 엄마를 제외한 아빠와 아들, 딸은 파티 용품과 음식을 구매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섰다. 이삿짐을 풀고 집을 정리하느라 피곤했던 엄마는 잠시 달콤한 낮잠을 잔다. 자, 이제 포메라니안에게 주어진 자유의 시간이다. 


게임의 조작은 매우 간단하다. 달리기, 점프를 포함한 이동과 간단한 상호작용 등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가지 동작을 반복하며 집을 더럽히게 된다. '몸에 진흙이나 페인트를 묻히고', '몸을 사방팔방으로 흔들어 턴다'. 


이사를 오게 된 가족들
 

파티 준비를 하느라 아빠와 아이들은 집을 비우고, 엄마는 잠시 꿈나라로 떠나게 된다.

단순하지만 위협적인(?) 동작. 이제 이 집은 포메라니안의 개집이 될 예정이다.

게임을 시작하고 포메라니안을 움직여 보면 발자국마다 진흙이 묻어 나온다. 그 위에서 몸을 비비고, 사방으로 털어내면 점점 더 넓은 범위에 영역 표시(?)를 할 수 있게 된다. 당연하지만 진흙만 준비되어 있진 않다. 물, 와인, 온갖 색상의 페인트까지 집을 더럽힐 액체는 가득하다.  


게임의 굵직한 목표는, 청소 및 수리를 위해 청구될 '비용'을 끝없이 올리는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포메라니안의 행복이 커질수록, 잠들어 있는 엄마가 점점 불쌍해 보이는 지경에 이른다. 게임 속 포메라니안은 '귀여움' 하나로 용서 받기엔 이미 너무 먼 길을 와버린 듯 하다.


하단의 청구 비용을 높이는 게 게임의 목표. 귀엽고 슬픈 장면이다.

# 더 귀엽고, 더 악랄하게

게임이 시작되는 거실 중앙에서부터 플레이어는 '숨겨진 포메라니안 무늬'를 금세 찾아낼 수 있다. 빛나는 발자국을 따라가면 숨겨진 무늬가 나오는 방식이다. 집 안에는 총 12개의 강아지 무늬가 있고, 이를 모두 찾아내면 숨겨진 방의 문이 열린다. 이제 집안 곳곳을 더럽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우측 상단에 표시되는 '배지'도 있다. 대부분의 배지 획득 조건은 그리 어렵지 않아서 마구잡이로 더럽히다 보면 얻을 수 있는데, 꽤 내용들도 있다. 가령 자고 있는 엄마 주변에서 일부러 난동을 부린다거나, 와인 저장고를 박살 내기도 하고, 소환진을 물들여 거대한 포메라니안 동상을 불러내기도 한다. 괴상함과 귀여움이라는 극명한 차이가 있지만 <고트 시뮬레이터>가 떠오르는 디테일이다.


거실, 주방, 지하실, 침실, 놀이방 등 다양한 공간을 더럽히면서 '청구 비용'을 높이면, 집안 곳곳에 아이템이 하나씩 생겨난다. 상자를 뒤집어 쓰고 다닐 수도 있고, 접시나 병을 입으로 물어 옮기거나, 선풍기를 켜서 흩뿌리는 진흙을 멀리 날릴 수도 있다. 커다란 장난감 기차의 '바퀴'를 모두 찾아오면, 기차를 운행시켜 놀이방 뒷편의 공간을 열 수도 있다.


숨겨진 무늬를 찾고

배지를 획득하고 여러 상호작용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집이 꽤나 더러워지기 시작한다.


이 게임의 정체성이자 하이라이트는 각종 의상과 무기(?)들이다. 모자, 안경, 옷 등을 입으면서 안 그래도 귀여운 포메라니안이, 이 모든 과오를 용서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극강의 귀여움으로 거듭나게 된다. 개틀링건이나 대포처럼 누가 봐도 옷보다는 무기에 가까운 장착 아이템들도 있는데, 몸으로 진흙을 흩뿌리는 단순한 더럽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원시원하게 난장판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일부 아이템들은 단순한 꾸미기 요소로 보이지만, 포메라니안의 목표인 집 더럽히기에 꽤 유용하게 사용된다. 코끼리 모자는 코에서 물을 뿜고, (왠지 모르겠지만) 트로피를 물고 달리면 커다란 먹물 덩어리가 한 번씩 터져나오는 등 독특한 아이템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미안해요 어머니. 이렇게 괴롭히는데 '배지'는 "굿 나잇, 맘!"이라니

그래도 귀여우니까 용서해주세요

# 쉽고 짧고 무료고... 그치만 뭔가 허전해!

서문에 소개한 것처럼, 많은 유저들이 "게임이 귀엽고 재밌다"고 긍정 리뷰를 남겼는데, 그 안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된 사항이 있었다. 집을 더럽힐 '동기부여'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숨겨진 무늬와 길, 배지, 아이템은 매력적인 요소들이긴 했지만, 기자 본인 또한 뭔가 허전하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마당도 더럽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더 탁 트인 공간에서 신나게 달리면서 더 화려하게 이것저것 망가트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포메라니안의 활동 반경은 집 안으로 한정되어 있다. 잠든 엄마나 장을 보러 나간 가족들의 존재도 그렇다. 게임 오버까지는 아니어도, 긴장감을 주는 존재가 되어 줄 수도 있지만, 지금의 버전에서는 그런 요소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래도 뭐 어떤가. 무료 게임인데 회차 플레이까지 약 2시간 분량에, 이 정도 귀여움이면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개발사 정보를 보셨으면 눈치채셨을 수도 있는데, <도론코 완코>는 반다이 남코 스튜디오의 신인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 게임이다. 만약 당신이 부담 없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귀여운 게임을 찾는다면, 포메라니안 진흙탕 액션 게임에 뛰어들어 보시라. 


크레딧에서도 화면을 더럽히고 다닐 수 있다. 뭉크의 <절규> '강아지' 버전 같은 디테일 또한 재밌다.
집 안 벽에도 걸려 있던 여러 그림들은 모두 '강아지' 버전으로 각색된 그림이다.

난장판이 되버린 집. 
퓨처랩이 개발하고 스퀘어에닉스가 배급했던 <파워 워시 시뮬레이터>와 함께 묶어서 플레이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집에서 키우긴 부담스러운 이 말썽쟁이 포메라니안. 스팀 라이브러리에라도 들여보시라.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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