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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발표

게임 많이 하면 ‘게임이용장애’ 온다?…원인 따로 있어

“부정적 심리상태가 게임이용장애에 지대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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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2-04-12 16:10:32

게임 이용이 청소년의 정신과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건 사실일까?  또한, 게임 이용시간이 늘어날수록  흔히 ‘게임중독’으로 이야기되는 ‘게임이용장애’가 발생할 확률 또한 함께 커진다는 우려도 일반적이다.

 

그러나 게임이용이 청소년의 심리·인지적 문제는 물론, 게임이용장애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건국대학교 정의준 교수와 싱가포르 난양공대학교 존 왕 교수, 미국 스테트슨대학교 크리스토퍼 퍼거슨 교수 연구진은 싱가포르 게임이용 청소년 3,034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3년간의 패널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정의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게임과몰입(pathological gaming)에 관련하여 여러 연구를 진행해왔다. 2019년에는 4년에 걸친 청소년 추적연구 끝에 게임과물입의 원인이 게임보다 사회·환경적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의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게임이용장애는 지속적 게임 몰두 때문에 일상생활의 정상적 영위가 힘든 상태를 말한다. 2019년 5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제72차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질병코드를 부여받게 됐다.

 

연구진은 게임이용장애가 별도의 심리적 장애인지, 아니면 ADHD나 우울증 등 다른 장애에 수반하거나 이러한 장애의 전조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는 2016년부터 2019년에 걸쳐 싱가포르 지역의 6개 초등학교(primary school)와 6개 중학교(secondary school)에 다니는 학생 3,0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년에 한 번씩 총 세 번에 걸친 설문을 통해 이들을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자율적으로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한 뒤, 부모가 동의한 때에만 연구를 진행했고, 학생들에게 원하면 중도 포기할 수 있다고 알렸다. 참여자 72.8%는 남학생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1차 조사 때 약 11.21세, 3차 조사때는 13.12세였다.

 

인종으로 구분하면 중국인이 72.6%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말레이시아인이 14.2%, 인도인이 8.7%를 차지했다. 이는 싱가포르의 전체 인구 구성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 

 

행동 결과별 표준화 회귀계수

설문은 참여자의 ▲게임과몰입(pathological gaming) ▲가족환경 ▲충동조절 ▲지능 ▲자기통제 ▲스트레스 징후(somatic) ▲ADHD 증상 ▲우울증 ▲불안증 ▲사회 불안증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설문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진은 게임이용시간이 불안, 우울, 사회적 공포 등 부정적 심리 변인이나 ADHD, 자기통제력 등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게임장애에도 유의미한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대로 부정적인 심리상태는 게임이용장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청소년 불안과 자기통제 문제가 게임이용장애 정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와의 갈등, 대화 부족 등 가족환경 상의 문제 역시 청소년 불안을 가중하고 자기통제력을 약화시켜 궁극적으로 게임이용장애를 증대시킨다.

 

한편 게임이용장애는 회복률이 높았다. 1차년도에서 게임이용장애가 상위 수준으로 나타난 청소년 1,117명 중에서 2차년도까지 상태를 지속한 비율은 22.2%에 불과했다. 3차년도에는 비율이 12%로 줄었다. 

 

게임과몰입의 사회적 스트레스 모델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함의에 대해 “게임이용장애는 심리적 상태와 ADHD, 충동조절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정신건강 (mental health) 분야에서 그 자체로 독립적(stand-alone)으로 구별 짓기가 어려운 개념이다”고 전했다.

 

이어 “게임이용시간은 부정적 심리상태나 게임장애에 모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 심리상태와 자기통제 저하가 궁극적으로 게임이용장애를 증대시킨다. 따라서 게임이용장애를 논한다면, 청소년의 게임이용 그 자체보다는 그들의 심리상태와 충동조절 및 자기통제의 문제와 그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환경(가족환경)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ICD-11(질병 및 관련 건강 문제의 국제 통계 분류 11차 개정판) 게임이용장애는 여전히 논란이 지속하고 있으며,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메뉴얼 5차 개정판)가 제시한 대로, 보다 충분하고 타당성 있는 연구결과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논문은 SSCI 학술지 '일반 심리학 저널'(The Journal of General Psych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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