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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발표

일곱 개의 대죄, 모바일 게임이 ‘애니메이션 감성’을 살린 방법

유나이트 서울 2019, ‘일곱 개의 대죄: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그대로’ 강연

현남일(깨쓰통) 2019-05-24 17:21:04

오는 6월 4일 정식 출시를 확정지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만화 및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를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입니다. 특히 이 게임은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 및 전투 연출로 인해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데요. 

 

게임을 개발한 퍼니파우의 최재영 CTO와 류재성 TA는 22일, 유나이트 서울 2019에서 “일곱개의 대죄: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그대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애니메이션’ 같은 게임을 개발할 때의 고민과 해결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왼쪽부터 퍼니파우 최재영 CTO, 류재성 TA

# 일곱개의 대죄?

 

<일곱 개의 대죄>는 지난 2012년, 일본의 주간소년 매거진을 통해 연재가 시작된 스즈키 나카바 원작의 소년 만화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 중에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믹스를 전개해서 호평 받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 만화는 지난 2015년 일본 만화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고, 2018년 상반기에는 3위를 기록했을 정도입니다.

 

퍼니파우가 개발하고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되는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바로 이 <일곱 개의 대죄>를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RPG입니다. ‘시네마틱 어드벤처 RPG’를 표방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과 같은 연출과 함께, RPG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또 AR(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 모드 같이 실험적인 콘텐츠도 선보이는데요. 오는 6월 4일 한국과 일본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 애니메이션 같은 감성을 구현하라

 

퍼니파우 개발진이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를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 중에 하나는 바로 게임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 게임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퍼니파우 개발진들은 애니메이션을 수차례 돌려보면서, 캐릭터 움직임 하나하나, 각도, 카메라 연출,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캐릭터의 감정을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했다고 합니다. 

 


개발팀이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바로 ‘캐릭터 디자인’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캐릭터가 비주얼적으로 좋은 퀄리티로 개발되어야 유저들에게 이러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디테일이 좋은’ 퀄리티 좋은 디자인을 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캐릭터 디자인을 해보니 단순히 디테일이 좋은 캐릭터 디자인으로서는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게이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류재성 TA는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살펴보면 원작의 캐릭터들은 무작정 디테일 좋게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만화적으로 과장된 부분은 과장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디테일이 좋은' 캐릭터 디자인과 목표로 디자인했지만,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성이 살지 않았다.

그래서 보다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퍼니파우 개발팀은 방향을 변경해서 단순히 ‘디테일이 좋은’ 캐릭터 디자인보다는 원작 그대로의 ‘개성을 살린’ 캐릭터 모델링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가령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캐릭터의 ‘선’(LINE)을 강조하고, 캐릭터의 비율 또한 무작정 7등신~8등신이 아닌, 각 캐릭터 별 개성에 맞춘 비율에 맞춰서 새롭게 디자인했습니다. 당초 텍스처는 노멀맵을 사용했지만, 카툰맵으로 대체하고 최대한 ‘애니메이션과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하려 노력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외에 퍼니파우 개발진들이 곤란을 겪었던 것 중에는 ‘라이팅’(광원) 문제도 있었습니다. 퍼니파우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개발에 전통적인 셀 쉐이딩(Cell Shading) 방식을 적용했는데,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광원은 하나이기 때문에 연출에 따라서 그림자는 필수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그림자가 생기니 어찌된 일인지 애니메이션과 같은 감성이나 분위기가 살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퍼니파우 개발팀은 이에 대해 애니메이션을 계속 반복해서 보면서 문제 해결법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애니메이션이 연출에 따라서 ‘비현실적인’ 음영 설정 및 연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령 캐릭터 방향에 따라 분명히 그림자가 발생해야 하는 구간에도 비현실적인 음영 설정을 해서 그림자가 발생하지 않게 한다는 식이죠. 

 

그래서 개발팀은 이를 즉시 게임에도 적용했다고 합니다. 물리적인 사실보다는 감정 전달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비현실적인 음영을 설정해 그림자가 보이지 않게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게임은 기존에 사용하던 캐릭터 쉐이더를 버리고, 새롭게 ‘Matcap 캐릭터 쉐이더’를 사용. 방향에 상관없이 동일한 명암이 적용하도록 게임에 반영했습니다. 그 결과 마치 애니메이션 같은 부드러운 연출을 할 수 있게 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이렇게 개발 방식을 변경하니 ‘생산성’ 면에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비현실적인 음영 설정을 보인다. 이를 게임에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개발팀이 신경을 쓴 요소 중에는 ‘얼굴 그림자’가 있습니다. 기존의 개발 방식대로 캐릭터를 디자인한 후 캐릭터 얼굴을 정면에서 보면 불필요한 음영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특히 코와 입술 주변에 어색한 그림자가 발생했는데요. 애니메이션을 살펴 보면 비현실적이더라도 대부분의 장면에서 코와 입술 주변에 그림자가 거의 없거나, 혹은 아예 코가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개발팀은 ‘버텍스 칼라 알파’(Vertex Color Alpha) 값을 설정해서, 코 주변의 모든 음영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애니메이션과 같은 부드러운 캐릭터 모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얼굴에서도 얼굴 그림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절한 결과 실제 애니메이션 같은 감성의 비주얼이 나오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퍼니파우 개발팀은 다양한 부분에서 '애니메이션' 같은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가령 원작에서 캐릭터의 눈썹은 머리카락을 뚫고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게임에서도 눈썹이 머리카락 위로 표현되도록 조정했다.

이런 식으로 <일곱개의 대죄> 개발팀은 현실적이거나 디테일한 모습을 게임 속에 구현하는 것보다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살리는 것에 무엇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그래픽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빠르게 생산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게임이 될 수 있었다는 데요. 

 

퍼니파우 최재영 CTO는 최근 일본에서 진행한 게임의 CBT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일본 유저들이 정말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줬기에 많이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게임에 대해 특별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 놀라웠다”며 조만간 시작할 게임의 정식 서비스에도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유나이트 서울 2019에서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의 체험 버전이 전시되어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