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캣이 만들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바람의나라: 연>에 1년 가까이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의 실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넥슨은 전담팀을 꾸려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스이즈게임이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른바 '리성거' 매크로라고 알려진 프로그램은 2020년 9월경 텔레그램 등을 통해 거래가 시작됐다.
슈퍼캣과 넥슨이 인정하지 않는 불법 개·변조 소프트웨어로 현행 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판매자와 이용자는 감시망을 피해 1년 넘는 기간동안 매크로를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성거 매크로를 사용하면 자동 사냥 복귀, 보스 몬스터 자동 처리 등 게임 내 거의 모든 콘텐츠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프로그램에는 새벽에도 PvP의 위협을 피해 사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보스 사냥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매크로 사용자들의 막대한 이익 편취가 이루어지는 현실"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프로그램의 사용이 만연하자 지난 6월 10일, <바람의나라: 연> 운영진은 게임 내 실시간 랭킹과 사용자의 현재 위치 표시 기능을 제한했다. 악성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유저와 사용하지 않는 유저의 편차가 커지자, PvP를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게임을 바꾼 것이다.
<바람의나라: 연>의 PvP 시스템은 상위 던전인 '폭'맵과 일반 맵으로 구분되어 진행되는데, '폭'맵에서는 문파/동맹이 아닌 플레이어와 자유롭게 PvP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이권 분쟁이 '폭'맵에서 이루어지는데, PvP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패치되자, 또다른 불법 애드온인 'ACS'(Auto Channel Search)가 도마 위에 올랐다.
ACS는 현재 <바람의나라: 연>에서 사라진 특정 유저의 채널 검색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카카오톡을 통해 운영 중이다. 채팅으로 '!채널 ID'를 치면, 해당 유저의 접속 채널이 등장해 쫓아가 PvP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불법 프로그램을 쓰지 않는 유저들은 다른 유저들의 위치를 모르는데, ACS를 쓰는 유저들만 누가 어디에서 사냥하는지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제보자는 "리성거가 유저의 기계적인 패턴을 도와주는 '헬퍼' 류 프로그램이라면, ACS는 한 유저의 게임 플레이를 영원히 막는다"고 주장했다. 또 "3개월 전부터 신고창구 및 메일로 지속적으로 제보하였으나 아무 조치가 없기에 부득이하게 제보하게 되었다"라며 "넥슨은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바람의나라: 연>에서는 타인의 닉네임 선점 여부를 알 수 있는 외부 애드온(DCSS) 등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게임 내 불거진 매크로와 ACS 문제에 관련해 13일 입장을 발표했다.
요약하자면, <바람의나라: 연>에서는 자동으로 매크로를 검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단순 일회성으로 차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별도 전담팀을 구성하여 작업 중이다. 시스템 구축 시점까지 피해를 보는 유저를 보호하고자 이번 주 업데이트에서 긴급하게 불법 프로그램을 막을 수 있는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이후 매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더불어 넥슨은 '10월 바른이 캠페인'을 통해 허용되지 않은 프로그램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넥슨은 "게임 앱을 통해서 진행할 수 없는 데이터가 반복될 경우, 운영정책에 따라서 조치될 수 있으니 타 프로그램 사용은 중단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불법 프로그램으로 피해를 보는 유저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