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진공관 앰프 50년 장인과 듀랑고의 콜라보, 네코제 ‘듀랑고 사운드 워프전’

세운상가 류재용 장인과 사운드 디자이너 홍초선의 콜라보

반세이(세이야) 2018-05-26 18:21:06

종로구 세운상가 3층. 검고 두꺼운 커튼이 여러 겹 드리워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청량한 바람과 함께 <야생의 땅: 듀랑고>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25, 26일 진행되는 제5회 네코제에서는 독특한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바로 <듀랑고> 세계를 사운드로 체험할 수 있는 ‘<야생의 땅: 듀랑고> 사운드 워프전’이다.

 


 

전시가 진행되는 공간에서는 ‘사운드’를 통해 듀랑고 세계로 워프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홍초선 사운드 디자이너는 <듀랑고>의 다양한 사운드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게임 아트의 한 분야 ‘게임 사운드 스토리’ 전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세운상가와 협업한다는 제5회 네코제의 메시지가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돼 있다는 것이다. ‘<듀랑고> 사운드 워프전’에는 류재용 장인이 참여했다. 류재용 장인은 세운상가 8층에서 47년간 진공관 앰프를 만들고, 고쳐온 세운상가 역사의 산 증인이다. 서울시로부터 ‘장인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듀랑고 사운드 워프 공간에서 홍초선 작가와 류재용 장인을 만나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반세이 기자

  
사운드 디자이너 홍초선 (좌), 진공관 앰프 장인 류재용

  

 

넥슨과는 어떤 계기로 작업하게 됐나.

 

홍초선: 류재용 선생님과 진공관 앰프 작업을 함께 해 줄 수 있냐는 요청을 받았다. 넥슨으로부터는 음악을 제안받았는데, 사운드 이펙트를 통해 앰비언스* 작업을 하자는 제안을 내가 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음악이 아니다. ‘사운드’를 통해 게임을 재해석한 ‘게임 디자인’ 작업이다.

 

앰비언스: 마치 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음이 퍼지는 것

 

  

<듀랑고>는 공룡이 출몰하는 야생이 배경이다. 사운드 작업을 하며 어떤 것에 가장 집중했나.

 

일단 작업에는 <듀랑고>에 실제로 사용된 소스들을 사용했다. 앰비언스 같은 경우 내가 새로 해석한 것이다. <듀랑고>는 현대인이 어떤 상황을 만나 ‘듀랑고’라는 세계로 워프하는 것이지 않나. 내가 새로 해석한 설정은 유저가 끊임없이 다른 세계로 워프하고, 또 워프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새로운 스토리를 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으로 안다.

 

맞다. 한국은 이 분야에 좀 뒤쳐져 있다. 게임 아트에는 여러 분야가 있지만 유저들에게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소리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도 많은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있지만 보통 다 뒤에 숨어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운드를 전면으로 드러내고 싶어서 영상 없이 사운드로만 작업하는 것을 제안했다.

 

 

유저들이 이 공간을 통해 어떤 체험을 하길 바랐나.

 

게임을 해 본 유저들이라면 환경이나 스토리를 어느 정도 알지 않나. 소리만 나오는 상황에서 게임을 새롭게 느낄 수 있길 바랐다.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 ‘워프’를 하는 듯한 판타지 세계를 체험하는 것이다. 

 

 


 

 

진공관 앰프는 어떤 장비인가? 고가의 음향장치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류재용: 모두가 비싸진 않지만 대체로 비싼 장비인 건 맞다. 이번에 내놓은 건 내가 즐기기 위해 만들어 둔 것이다. 반도체로 된 앰프로 음악을 들으면 좀 날카롭다. 진공관 앰프에서는 좀 더 부드럽고 감성적인 소리가 나지. 요즘 진공관 앰프를 찾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 번 진공관 앰프로 소리를 들어보면 다시 반도체 앰프로 잘 돌아가지 않는다. 

 

홍초선: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반도체 앰프는 소리가 굉장히 플랫하다. 5.1 채널이나 서라운드 시스템 느낌을 낼 수 있는 것이 진공관 앰프다. 공간의 음질이나 떨림 같은 것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장비다. 

 

 




  

 

두 분의 협업 과정에 대해 간단히 말해줄 수 있나.

 

류재용: 홍 작가가 다 했다. 나는 뭐 만들어서 빌려 주기만 했지. (웃음)

 

홍초선: 선생님께서 내가 재해석한 <듀랑고>의 사운드 스토리를 들어보시고 적합한 장비, 공간상의 거리 등을 측정해 주셨다. 이 정도 사양의 스피커를 놓으면 좋겠다, 이런 앰프 규격을 쓰면 좋겠다 같은 의견을 주며 도와 주셨다.

 

 


 

 

유저들이 와서 체험하는 것 보니 어떤가.

 

홍초선: 신기하기도 하고 겁나기도 한다. 나보다 게임에 대해 훨씬 더 잘 아는 분들이실텐데, 재해석을 통해 의도한 경험이 제대로 전달되는지 궁금하고. 2차 창작을 주요 테마로 모이신 분들이니까 재해석에도 익숙하실 것 같고. 

 

류재용: 많이 와서들 들으니까 기분 좋지. 나는. (웃음) 

 

 

최신목록 801 | 802 | 803 | 804 | 805 | 806 | 807 | 808 | 809 |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