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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타일, 이렇게 만들어졌다.

프리스타일 개발자 송인수 팀장

임상훈(시몬) 2005-04-08 11:10:39

 

송인수(29). ‘프리스타일 개발을 이끈 사내다. 제이씨이엔터테인먼트 TT팀의 팀장.

 

숱한 고비들의 연속이었으리라. 그의 표현을 빌리면 삽질닭질의 연속. 하나씩 둘씩 부딪치며 용케 넘어왔다. 그리고 유료화 이후 오히려 동시접속자가 증가하는 희한한 현상. 급기야 이달 초 전체 프리스타일의 동시접속자가 8만 명(JCE 발표)을 넘어섰다. 그런데 정작 그 개발자와 개발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에 궁금증이 많은 디스이즈게임, 자유로운 청년정신을 게임을 통해 그리고자 했던 한 개발자를 만났다.

 

그는 얼마나 많은 유저가 하느냐 보다, 유저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게임을 즐기고 있느냐가 개발자의 첫번째 행복이라며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TIG> 왜 이 게임을 만들었나?

 

깃발을 꽂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2003)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온라인 스포츠게임이 나오지 않았었으니까. 비어있는 시장을 노린 것이다. 그런데 열혈농구가 먼저 나와서 먼저 깃발을 꽂아버리더라. 허무하게. OTZ...

 

 

TIG>  왜 농구였나?

 

온라인게임이니까 팀플레이가 재미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골프나 격투기는 개인 플레이 성향이 강하고, 야구는 너무 고도의 협력을 요구하고, 게다가 구성원 간 밸런스가 안 맞는다. 1루수는 뭐 하고 있나? 축구는 너무 많은 플레이어가 필요하고, 배구는 가운데 줄 딱 긋고 툭툭 공이 왔다 갔다 하면 되니까 만들기는 쉬운데 인기가 없을 것 같고... 그러다보니 농구를 만들게 됐다.

 

 

TIG> 왜 길거리 농구인가?

 

원래 기획은 경기장에서 하는 정식 농구였는데, '다양성'을 추구하다 보니, 유니폼 벗고 '스트리트'로 나서게 됐다.

 

결과적으로 사람 수가 줄어, 만드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많은 유저들이 3:3에서도 팀플레이 게임성을 이해 못하는데, 5:5였으면 고도의 전략이 필요해 더 골치 아팠을 것이다. 네트워크에서도 데이타 오가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고. 길거리로 안 나왔으면 큰일 날뻔 했다. ~

 

 

TIG> 원래 농구를 좋아하고 잘 알았나?

 

NBA는 좋아하지만 매니아 급은 아니다. 농구 게임을 해봤지만 거기에 미쳐 밤새거나 이랬던 것도 아니고. 실은 게임 만들면서 농구 코트가 몇 미터인지 잘 몰라 농구 교본을 한권 샀다. ^^

 

콘솔이나 PC로 농구 게임을 곧잘 하긴 했는데, 프리스타일 오픈 이후 안 하게 됐다. 그 게임에 있는 멋진 요소 보면 스트레서 받아서. -.-;;

 

 

TIG> 다른 농구게임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들이 만든 첫 농구게임인데, 처음 3D로 나왔던 ‘NBA 96’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기존 농구게임이 많았는데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일단 온라인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다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그래픽이어서 카툰렌더링 방식을 선택했다. 최근 농구게임 중에 이렇게 다리 짧고 손 두꺼운 캐릭터 나오는 게임은 없다. ^^

 

 

TIG> 그 캐릭터의 움직임은 모션캡쳐했나? ‘열혈농구는 모션캡쳐했는데.

 

그냥 그렸다. 모션 캡처하면 돈도 많이 들어가고... 모션 캡처를 안 해서 다행이었다.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시간을 모니터 위에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기 힘들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오히려 덜 사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덩크슛이나 더블클러치 같은 기술은 실제 모션캡쳐했다면 게이머 눈에 잘 안 보였을 것이다.

 

 

TIG>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실시간 네트워크 전송이 가장 큰 문제였다. 우리 팀이 원래 턴제 온라인게임(로켓롤)을 만들었는데, 실시간은 처음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회사 내에서는 잘 돌아가던 것이 PC방에서 테스트하면 다른 퀄리티로 나왔다. 캐릭터의 액션(애니메이션) 부분을 많이 양보하게 돼서 아쉬웠다.

 

 

TIG> 최근의 인기에 대해.

 

처음 PC방에서 프리스타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다. 5년 동안 개발해 오면서 처음이었으니까.

 

하지만 생각하고 있는데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 고칠 방법을 아는데 손을 못 대고 있는 부분이 있어 오히려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많은 유저가 하느냐 보다, 유저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게임을 즐기고 있느냐가 개발자의 첫번째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TIG> 어떤 점이 아쉽나?

 

온라인게임인데다, 농구가 소재니 커뮤니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커뮤니티 기능을 못 넣은 부분이 가장 아쉽다. 다이빙 등 인기 스킬과 비인기 스킬이 나뉘는 것도 아쉽고...

 

 

TIG> 개발 기간과 개발팀에 대해?

 

2003 7월부터 본격적인 기획을 시작해서 10월께부터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애니메이터 뽑고 팀(TT) 구성 완료한 것은 지난 해 2~3월께였던 것 같다. 그 전에 TT팀은 '로켓롤'이라는 턴제 액션게임을 만들었다. ('로켓롤'은 턴제 온라인 액션게임이었다. 게임성이 뛰어나 기대를 모았으나 흥행에는 실패해 서비스를 중지했다. /운영자 주) 

 

프리스타일을 잘 하는 것도 팀워크다. 프리스타일을 지금까지 만들어 올 수 있었던 힘도 팀워크였다. 팀워크 나쁜 천재들보다 팀워크 좋은 바보들이 낫다고 생각한다. TT팀이 많았을 때 12명 정도밖에 안됐다. 3D 엔진은 '프리스트' 것을 개량해 사용했다.

 

 

TIG>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은?

 

액션대전 방식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 게임성에 집중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