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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론은 내 만화인생의 전환점

데카론 만화 그리는 만화가 박산하 인터뷰

이재진(다크지니) 2005-04-18 06:59:28

 

 

데카론은 14년 만화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만화가 박산하 씨(38)는 지난해 연말부터 14년 만화인생 사상 가장 큰 도전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종이) 만화에서 온라인 만화로 무대를 옮겼기 때문이다. 박 씨를 온라인으로 이끈 것은 다름아닌 게임. 게임하이의 온라인 RPG ‘데카론이었다.

 

92하늘마왕으로 데뷔, ‘진짜 사나이’, ‘구타닷컴등을 히트시켰고 최근에는 칼의 노래’, ‘태백산맥으로 인기몰이 중인 박 씨가 데카론의 연재 제의를 받은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개인적으로 판타지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의 취향대로 판타지 배경 온라인게임을 만화로 그리는 것은 솔깃한 제안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를 만나러 온 게임하이 사람들이 상당히 진실돼 보였다. “게임의 동영상을 보니 액션장면이 대단했다. 어차피 온라인 만화도 해야 할 일이었기에 결국 그리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박 씨의 작업은 원래 단행본을 목표로 진행됐다. 그러다 어차피 온라인게임을 널리 알릴 의도라면 연재도 온라인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데카론 1권 분량의 작업을 마친 후 박 씨는 야후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12월부터 온라인 연재로 성격을 바꿨다.

 

문제는 연재용 호흡으로 1권을 그리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매회 기대감을 심어주면서 끝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현재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주 3회 온라인 연재중인 데카론의 한 회분 작업은 꼬박 20시간, 이틀씩 걸린다.

 

 

단행본으로 따지면 10페이지 분량을 매번 올 컬러로 그려내는 작업은 결코 만만치 않다.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박 씨는 일주일 중 7일 모두를 데카론에 투자하고 있다.

 

만화 데카론은 홈페이지에 연재되는 소설을 바탕으로 박 씨의 오랜 콤비작가 박상욱(37)가 글을 쓰고 박 씨가 그것을 기반으로 만화를 그리는 방식이다. 그의 작업은 밑그림을 스케치하고 PC로 옮겨와 또렷한 하이라이트선으로 표현하는 부분 까지. 외주작업으로 색깔을 입히면 독자들을 만날 준비가 끝난다.

 

흑백만화는 이제 어렵다고 생각한다. 컬러 작업은 고통스럽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박 씨에게 있어 데카론 작업의 딜레마는 퀄리티였다. 그는 틈나는 대로 야후코리아 연재코너에 달린 댓글과 데카론 게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체크하면서 꼼꼼하게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모든 장면을 일러스트급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데카론 만화를 통한 목표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만화인 만큼 독자도 즐겁고, 작가도 즐거운 만화가 최고라는 부연설명. 빈 말이 아니라 “3권 후반부터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그림을 선보이겠다는 기세였다.

 

그런데 게임은 얼마나 플레이 할까? 솔직히 빠져들까봐 일부러 자제하고 있다.” 과거 인터넷 보드게임에 빠져 원고를 펑크냈던 아픈 경험이 있는 박 씨는 아직 데카론을 플레이 해보지 않았다. “오픈베타 부터는 할 예정이다. 무엇을 하든 승부욕이 강해 걱정된다.” 박 씨가 본 데카론은 액션을 참 잘 만든 게임이다. 그런 액션과 타격감을 만화에도 풀어내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

 

욕심이야 2~3회 동안 액션만 넣어서 흥미위주로 가고 싶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자신의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렸음 좋겠다는 박 씨는 생소했던 판타지 작품을 하는 느낌을 우스개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막 뻥을 쳐도 된다. 그런데 너무 뻥 치면 욕 먹더라.”(웃음)

 

 

중세의복과 관련된 서적을 보면서 그림을 구상중인 박산하

 

 

판타지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중세의복이나 무기관련 책들과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는 박 씨의 정성이 작용한 것일까? 주변의 반응은 박산하 만화 같지 않다부터 자리가 잡힌 것 같아 재미있다까지 상당히 좋은 편이다. 5권으로 마무리될 1부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현재의 가장 중요한 목표.

 

데카론이 선사해준 특별한 변화를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박 씨는 게임의 흥행에도 큰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데카론도 열심히 플레이 할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게이머들을 꼭 만나보고 싶다.”

 

그의 만화는 야후코리아(www.yahoo.co.kr)와 데카론 홈페이지(www.dekaron.co.kr)를 통해 볼 수 있다.

 

한편 데카론은 18일부터 21일까지 커밍 데이체험 이벤트를 개최하고 27일 정식 오픈 베타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 보너스 - '만화 데카론! 이렇게 그려진다!'

 

1단계 - 연필로 스케치한다. 가장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기초작업.

 

 

2단계 - 스케치를 스캔해서 PC로 옮겨와 하이라이트선을 또렷하게 잡아준다.

 

 

3단계 - 색을 입히고 검수과정을 거치면 출고 준비끝!

 

 

 

 

◆ 에필로그----------------------------------------------------

 

 

다크지니: 작업이 잘 안 될 때는 어떻게 하세요?

 

박산하: 깔끔~하게 한잔하죠!

 

다크지니: 아~~~ @_@

 

작업실 한켠에 놓여있던 '창작의 고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