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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구원’ 배틀필드 온라인 워킹데드

EA서울스튜디오 박종흠 개발실장 인터뷰

이터비아 2011-01-24 22:50:22

대규모 전장을 무대로 하는 온라인 FPS 게임 <배틀필드 온라인>이 나온 지도 어느새 2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네오위즈게임즈 산하 띵소프트가 개발을 맡았지만, 지금은 EA서울스튜디오(구 제이투엠)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죠.

 

<배틀필드 온라인>은 원작의 인지도 덕분에 많은 주목을 받으며 등장했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특성 때문에 대중적인 흥행에는 다소 어려움도 겪어 왔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배틀필드 온라인>의 세계에 좀비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디스이즈게임은 EA서울스튜디오에서 <배틀필드 온라인>의 개발을 총괄하는 박종흠 개발실장을 만나 워킹데드 업데이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EA서울스튜디오 박종흠 개발실장.

 


■ “마니악함 해소는 개발팀의 영원한 숙제”


 

그동안의 성과는? 워낙 네임 밸류가 높은 게임이었기 때문에 오픈하고 난 뒤에 예상했던 수치들이 나왔다. 하지만 보통의 유저들이 하기엔 하드코어한 게임이기 때문에 성적은 PC방의 경우 30~40위권으로 조금 하향세라고 본다.

 

 

함락전 이후 한 달 만의 모드 업데이트다빠른 감이 있다. 개발팀이 집중해서 작업하고 있다. <배틀필드>는 네임밸류가 있지만 온라인 FPS 게임으로서는 후발 주자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다른 게임들은 보통 6개월마다 업데이트하는데, 유저 입장에선 빨리 나오는 게 좋지 않나더 큰 만족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봐 주면 감사하겠다.

 

 

보통 PvE 업데이트를 FPS 게임 모드의 종착점이라고 얘기한다. PvE는 게임 시장이 확대될수록 마지막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옛날부터 게임은 PvE가 기본이었고, 멀티플레이가 부수적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보면 PvE를 잘 만들어야 하는 동기부여가 없었던 것 같다.

 

PvP만으로도 유저들이 잘 즐겨 주지만, 그 기간에도 한계가 있다. 나 스스로도 나이를 먹으면서 잘하는 사람과 PvP를 한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아지더라.

 

옛날 같으면 게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있는데, 이젠 그러기 힘들다. 그렇다고 PvP 모드만 있으면 연습하면서 스트레스만 더 쌓인다.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EA는 역사가 있는 회사고, 인공지능(AI)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다 쉬운, 하지만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워킹데드 업데이트의 모습.

 

 

그럼 앞으로 추가할 모드들이 더 있나?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얘기하긴 이르다. 일단은 방학 시즌이 이어지고 있으니 ‘워킹데드’로 확장하려고 한다. 이어서 개학 시즌이 되면 고레벨 유저들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추가할 생각이다.

 

 

7병과제 부활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다. 개발팀의 콘셉트는 명확하다. <배틀필드 온라인>의 마니악함을 상쇄하는 게 큰 방향이었다.

 

기존의 7개 병과 중에는 각광받는 병과가 있는 반면, 버려지는 병과도 있었다. 또한 7개나 되다 보니 적절한 병과를 선택해 잘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큰 편이었다. 적어도 내가 이 병과를 하는 게 옳구나’ 하는 생각을 갖도록 심플하게 만드는 게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지금의 병과) 4개도 적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배틀필드: 배드 컴퍼니>도 병과가 4개로 축소됐다. <배틀필드> 프랜차이즈가 성장해 나가는 과도기였다고 본다.

 

물론 고수가 되면서 자신의 병과에 만족감을 느끼는데, 그런 부분이 사라진 게 아쉬울 것이다. 그래도 4개 병과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많으니 이해심을 갖고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

 

 

모드 업데이트도 좋지만 유저들은 총기 가격 인하, 신규 맵 추가를 더 원하는 것 같다. 맞다. 그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배틀필드 온라인>은 ‘푸아그라(거위나 오리의 간으로 만든 프랑스 요리)’라고 생각한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은 누구나 먹는데, 푸아그라 같은 경우 특정한 사람 위주로 즐기는 음식이라 좀 낯선 면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함께 먹으려면 반찬도 깔고 밥도 나와야 같이 먹게 되지 않나.

 

이처럼 요즘 들어 <배틀필드 온라인>이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드를 추가하고 있다.

 

그렇게 유저풀이 쌓이면 고레벨 유저도 싸울 수 있는 유저들이 늘어나며 풍성해질 것이다. 지금은 방학 기간이니 대중성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게임 개발과 관련해 EA 본사와의 협업은? 지리적으로 워낙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소스를 전부 가져와서 분석했다. 얼핏 봤을 때 이해하기 힘든 건 직접 문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EA코리아 개발팀, 그리고 네오위즈게임즈 개발팀과 협업하고 있다.

 

 


■ “워킹데드, 기존과 다른 재미를 추구한다”


 

‘워킹데드’라는 이름은 혹시 미국 드라마에서 따온 것인가? 맞다. 좀비물이 제대로 드라마로 나온 게 메이저급에서는 처음인 걸로 안다. 기존 좀비 영화의 집대성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콘셉트로서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등장하는 인물도 경찰이나 군인 등 현실세계와 맞아떨어져서 영감을 줬다.

 

 

<워킹데드>는 국내 케이블TV에서도 방영돼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함락전과 워킹데드의 차이는? 큰 의미에서는 적이 원거리를 공격하냐, 근거리를 공격하냐의 차이다. 함락전은 완전히 초보자를 위한다기보다 <배틀필드>의 중요한 요소인 점령의 학습을 위한 것이다. 아무래도 초보 유저들은 CP를 먹는 룰을 모를 수 있고, 들어가면 뭘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교육을 시킨다는 중간 단계적인 의미다.

 

하지만 워킹데드는 누구나 들어와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드다. 근거리 공격의 적들이 깜짝 놀라게 등장하는데, 화력으로 그들을 압도해야 한다.

 

 

구원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경쟁 요소도 있다고 했는데. 기존의 게임 플레이에서 한 번 더 꼬고 싶었다. 기존 게임들은 좀비를 그냥 죽였는데, 거기에 재미가 가미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개발했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에서처럼 갇히거나 살려 주는 요소들이 게임 플레이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 좀비를 죽였을 때 더 큰 점수 얻으려면 이들을 구원해야 한다는 콘셉트다. 좀비가 죽으면 영혼이 나오는데, 이를 모아 성소로 보내면 구원되면서 점수를 얻는다.

 

하지만 그 영혼을 주우러 가는 사이에 좀비들이 몰려와 더 큰 위협요소가 될 수도 있다. 결국 구원할지, 안전하게 죽이기만 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영혼 구원이 점수가 더 높기 때문에 경쟁 구도로 진행된다. 살기 위해 협력하지만 경쟁하는 요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셈이다. 게다가 유저가 죽었을 때 갖고 있던 영혼들을 다 흘리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화면 중간에 떠다니는 것이 좀비를 죽이면 나오는 영혼이다.

 

 

워킹데드라고 이야기하지만 유저들은 좀비 모드라고 인식한다. 지겹다는 반응인데. 유저 입장에서 그럴 수 있지만 개발자 입장에선 여러 게임에서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좀비라는 근거리 몬스터의 특성상 FPS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요소가 있어서 이용하는 듯하다.

 

물론 좀비가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공격할 때 유혈이 낭자하는 화끈한 느낌을 줘서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워킹데드 모드는 다른 게임보다 더 현실감이 있을 것이다. 기존 게임 플레이에서 한 번 더 꼬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같은 말을 해도 뉘앙스나 느낌이 다르듯 게임의 느낌도 다를 거라고 본다.

 

 

워킹데드 모드에서는 모든 무기와 탈것을 쓸 수 있나? 아니다. 무기는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탈것은 아예 안 나온다. <배틀필드>와 다른 FPS와 다른 점이 대규모 전장과 모든 탈것인데, 사실 이건 양날의 검이라서 이번 워킹데드 업데이트에선 제외했다.

 

그래도 탈것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워킹데드들을 압도적으로 쓸어 버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거친 뒤 업데이트 여부를 생각하고 있다.

 

 

플레이 인원을 4명으로 한정한 이유는? 8인까지 해도 되는데 역시 밸런스 문제다. 4명이 했을 때 적절한 난이도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기본 4인이면 1명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8인으로 세팅하면 그에 맞는 밸런싱을 맞춰야 한다. 만약 처음에 혼자 싸우게 되면 그 격차가 커져서 버티기 힘들다.

 

 

클리어에 대한 여러 보상도 있겠지만, 가장 많은 워커를 제압하거나 구원한 유저에 대한 보상도 있나? 물론이다. 기본적으로 랜덤하게 나오는데, 다양한 아이템들이 나올 예정이다. 잘할수록 더 좋은 아이템이 나오게 된다.

 

 

최근 서비스 중 그래픽을 개선하는 게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혹시 개선의 여지는 있나? 그동안 무기 그래픽은 업데이트가 이뤄졌지만, 전장 등의 개선은 신중히 선택해야 할 문제다. 현재로선 콘텐츠 등 여러 가지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끝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배틀필드 온라인>은 온라인 게임으로 보면 과도기에 있다. 보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바꿀 점도 많은데, 그 과정에서 기존 유저들이 보기엔 변화의 방향이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여름방학 이전까지를 분수령으로 삼고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FPS 게임을 조금이라도 즐겨 본 사람이라면 만족하면서 <배틀필드 온라인>만의 유니크함을 느끼도록 만들겠다. 앞으로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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