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부터 모바일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해 오던 에프엠스튜디오는 2009년 웹게임으로 개발 방향을 바꿔 <로드워>를 개발했다.
에프엠스튜디오가 웹게임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와 바꾸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로드워>는 어떤 게임일까? 에프엠스튜디오의 양승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우리에게 더 어울리는 플랫폼은 웹”
TIG> 에프엠스튜디오는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업체였다. 웹게임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양승용 대표: 웹게임으로 방향을 바꿀 당시 모바일게임 시장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이라 풀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하고 테스트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동통신사와 협의하고 검수를 거쳐야 하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플랫폼의 제약도 심했다.
우리는 모바일게임 시절에도 웹게임 방식의 풀 네트워크 게임 <로드오브디> 같은 걸 만들었고, 20개월 이상 서비스했다. 그러면서 모바일게임보다 웹게임이 우리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 플랫폼을 바꿨다.
TIG> 웹게임으로 방향을 바꾼 후 성과가 있다면?
2009년 차세대 게임 콘텐츠 과제에 선정된 <로드워>는 해외 시장을 목표로 만든 웹게임이다. 이를 위해 순수하게 웹표준을 지켰고 자바와 HTML로만 제작했다. 그래서 모든 웹브라우저와 스마트 기기에서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TIG> 웹게임을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기존에 웹게임을 개발하던 사람이 거의 없었고, 웹을 개발하던 개발자가 앱 개발로 넘어가면서 개발 경력자를 찾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특히 게임만이 아니라 금융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앱을 개발하면서 앱 개발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마디로 인재의 씨가 말랐다.
일할 곳이 많아지고, 분야도 늘어나면서 개발자 환경은 좋아진 것 같다. 대규모 업체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 업체들은 인재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아이디어가 있어도 개발하기 힘들어지는 등 기회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웹게임의 제약은 더 제약이 심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다가 바꾼 것이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았다.
모바일게임을 만들 때도 전략적인 게임을 많이 기획했는데 인터페이스가 따라가지 못해 시스템을 빼기도 했다. 웹게임으로 넘어오면서 그런 제약이 없어져 오히려 더 개발하기 편했다.
■ “<로드워>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전략 웹게임”
TIG> 현재 서비스 중인 <로드워>는 어떤 게임인가?
<로드워>는 기존의 전략 웹게임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위치 개념이 없다. 기존 게임들은 지도에서 자신의 구역을 선택해 플레이하게 된다. 사실성은 강조될 수 있지만, 자신과 거리가 먼 유저들과 대화하기 힘들고, 서로 만날 일이 많지 않아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점들이 재미를 해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드워>는 유저가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누구라도 공격하거나 도울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강조하려고 위치와 지역의 개념을 없앴다.
전략 웹게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전투다. 하지만 기존 웹게임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모집한 병사를 소모시키며 싸우기 때문에 전투에서 질 경우 병력의 피해가 컸다. 그래서 질 경우를 두려워해 상대와 쉽게 싸우지 못하는 유저도 많았다.
이런 전투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로드워>는 병사를 하나의 유닛으로 만들었다. 유닛은 전투에서 죽더라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부활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게임에서 누군가를 몰살시킨다는 것은 쾌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당하는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이를 위한 안전장치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TIG> 앞으로 업데이트할 콘텐츠는 어떤 것이 준비돼 있나?
먼저 치명적 손상이 추가된다. 이는 몬스터를 불구로 만드는 시스템으로, 상대의 유닛을 강력한 대미지로 쓰러트려 부활하더라도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마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는 제법 큰 피해를 받게 된다.
<로드워>는 유저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많다 보니 하위 유저들이 땅이나 자원을 뺏기 위해 계속 상위 유저들을 공격한다. 반면 상위 유저는 하위 유저를 공격해도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공격하는 하위 유저들이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 복수하고 싶으면 상대의 유닛을 불구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불구를 만들 수 있고,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면 랭크에 상관없이 공격할 수 없는 리벤지 시스템도 함께 추가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다양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후발주자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TIG> 웹게임의 특성상 처음 시작하는 유저가 후발주자에 비해 많이 유리한데, 대비책은?
<로드워>의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재력이나 레벨이 높아도 몬스터의 조합에 따라 승패가 엇갈린다. 성장 속도도 상당히 빨라서 다른 유저들과 기본적으로 싸울 수 있는 수준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물론 기존 유저의 재력이나 능력을 쉽게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로드워>는 단순히 레벨과 재력만이 아니라 조합에 따라 승부가 갈리고 졌을 때도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다.
그래서 한 세력이 일방적으로 서버를 점령하기보다 서버를 점령하는 세력과 상황을 뒤집으려는 세력 간의 다툼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TIG> 같은 몬스터를 조합해 강화하는 몬스터 융합시스템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저가 몬스터를 잡아서 사용하는 방식을 좋아해 게임 시스템에 넣게 됐다. 하지만 몬스터를 무한정 제공할 수도 없기 때문에 소비를 시키면서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사실 몬스터 융합은 메인 시스템으로 기획되지 않았다. 단지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서비스 직전에 추가했는데 이렇게 유저들이 좋아할 줄은 몰랐다. 앞으로는 아이템을 조합해 강화하는 아이템 융합 시스템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TIG> 영웅보다 몬스터가 더 전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도한 것인가?
사실 우리가 실수한 부분이다. 전략 웹게임은 밸런스가 정말 중요한데 상태이상에 걸리는 계산식에 문제가 있었다.
예상보다 상태이상에 걸리는 확률이 워낙 높아서 정신 수치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저항을 못하고 상태이상에 걸렸다. 영웅도 상대적으로 정신이 높아 원래 상태이상에 잘 안 걸리는 유닛인데 계산식이 잘못돼 저항를 못했고, 전투에 잘 안 쓰이게 됐다.
이로 인해 지금은 캐릭터 조합도 대미지 딜러보다 상태이상 유닛 위주로 꾸며지고 있다. 계산식을 수정해서 정신에 따라 편차를 두고, 치명적 손상이 업데이트되면 다른 유닛의 효용성도 살아나고 조합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10년 이상 즐길 수 있는 웹게임 만들겠다”
TIG>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모든 스마트 기기에서 <로드워>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과제의 일환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발할 때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었다. 만약 플래시를 썼다면 보다 수월하게 좋은 그래픽과 연출을 보여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플래시를 사용해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을 보여주는 웹게임과 비교해 <로드워>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때 무척 속상했다. 또, 아무래도 회사가 크지 않아서 테스트 기간을 오래 갖지 못했다. 그래서 개발 과정에서 간단히 수정할 수 있었던 부분이 유저에게 큰 피해를 입힌 적이 있어 아쉽다.
그리고 다른 웹게임은 캐시를 충전하면 부활하거나 시간을 단축시킬 때 즉시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로드워>는 일반 RPG처럼 캐시를 충전한 다음에 아이템을 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도 일일이 아이템을 추가해야 하고, 유저들도 불편하다고 말한다. 고쳐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최대한 재미를 추구하면서 게임을 만들었는데, 사소한 부분에 의해 밸런스가 파괴되거나 게임에 영향을 미쳐 재미가 떨어지는 게 가장 아쉽다.
TIG>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로드워>를 10년 이상 서비스하고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다. 유행을 타지 않는 게임이기 때문에 우리가 계속 노력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다음 웹게임을 개발하기보다 전사적으로 <로드워>에 집중하고 있다.
유저가 만들어 가는 게임이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다른 유저가 적이나 보스가 되기도 하고, 협력해야 할 대상도 되는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도구를 꾸준히 제공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