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이후 많은 게임들이 ‘포스트 WoW’를 표방하며 등장했습니다. 러시아에서 만든 <얼로즈 온라인>도 그중 하나로, 올해 상반기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죠.
<얼로즈 온라인>은 패키지 게임 <얼로즈> 시리즈를 통해 확립된 세계관을 온라인으로 풀어낸 게임입니다. 한국 유저들에겐 조금 생소한 러시아의 게임 개발사 ‘아스트롬 니발’에서 만들었고, 오는 4월 국내 클로즈 베타테스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얼로즈 온라인>의 국내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CJ인터넷을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권영웅 기자
“패키지 게임의 세계관을 온라인 게임으로”
<얼로즈 온라인>은 아직 국내에서 낯설다. 어떤 게임인가?
잘 짜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갖춘 ‘웰메이드 게임’이라고 자신한다. ‘함선’을 타고 수시로 변화하는 ‘아스트럴’을 탐험하며 전리품을 얻고, 또 그것을 약탈할 수 있는 ‘함대전’ 콘텐츠는 <얼로즈 온라인>만의 개성 있는 재미요소다.
<얼로즈 온라인>을 개발한 아스트롬 니발의 전신인 니발 인터렉티브는 PC 패키지 게임을 다수 출시한 경력이 있다. 국내 유저들에겐 익숙한 게임으로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매직 5>가 있다.
아스트롬 니발이 개발한 게임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시리즈가 <얼로즈>다. 총 3편이 출시된 이 게임 세계관을 <얼로즈 온라인>에서 이어 나가고 있다.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WoW>로 이어진 것과 같은 형태다.
그동안 CJ인터넷은 많은 해외 개발사와 협조해 게임을 퍼블리싱해 왔다. 니발 인터렉티브는 그중에서도 한국 게임시장의 특수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많이 협조해 주는 곳이다.
패키지 시절부터 이어온 탄탄한 세계관이 강점.
<얼로즈 온라인>이 한국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보나?
<WoW> 이후 서구형 MMORPG에 흥미가 생긴 유저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WoW>는 여전히 건재하고 재미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신규 유저가 처음부터 즐기기엔 기존 유저와의 간극이 너무 벌어진 상황이다.
그래서 오리지널 전성기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WoW>를 즐기고 있지 않은 유저들에게 <얼로즈 온라인>이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얼로즈 온라인>은 <WoW> 오리지널 시절의 향수를 자극할 것이다. 또,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나 <에버퀘스트>를 좋아했던 유저들에게도 매력적인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산 대형 MMORPG <얼로즈 온라인>.
아직 국내 유저들에게는 인지도가 낮아 ‘함대전’ 같은 차별화 요소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로 <얼로즈 온라인>은 차별화 요소만 부각되는 게임이 아니라 ‘기본기에 충실한’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언제쯤 만나 볼 수 있나?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는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4월 안에는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완성도는 담보된 게임이라 CBT 이후 오픈 베타(OBT)까진 아무리 길어도 한 달 이상 걸리진 않을 것이다.
“아스트럴 내부의 함대전이 매력 포인트”
끊없이 변화하는 아스트럴. 함선을 타고 모험을 떠난다.
아스트럴 내부의 함대전은 어떻게 진행되나?
<얼로즈 온라인>의 함대전은 게임 내 콘텐츠에 녹아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아스트럴 탐험을 통해 아이템을 얻어야 최종 콘텐츠인 24인 공격대 인스턴스 던전에 수월하게 도전할 수 있다. 다른 게임의 함대전과 달리, ‘우주공간’이란 요소가 차별화 포인트다.
현실의 함선은 혼자서는 조종할 수 없다. <얼로즈 온라인>의 함선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함선의 키를 조종하는 유저는 시야가 극히 제한된다. 하지만 레이더를 볼 수 있는 항해사가 방향을 알려주며, 지휘하는 등 역할 분담을 통해 함선이 움직이게 된다.
또, 함선으로 탐험하는 공간인 ‘아스트럴’은 계속 확장되고 추가된다. 아스트럴은 고정된 곳이 아니라 끝없이 변화하는 ‘미지의 공간’이다. 때문에 진정으로 ‘탐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스트럴 곳곳에 있는 섬은 PvE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스트럴에선 PvP와 PvE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아스트럴 내부에 있는 인스턴스 던전인 ‘섬’을 찾아 공략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PvE 콘텐츠다.
섬 공략으로 얻은 ‘보물상자’는 ‘항구’에서만 열 수 있다. 그래서 섬을 탐험한 후, 보물상자를 함선에 싣고, 항구로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함선에 탄 상대편 진영을 공격해 제압하고 보물상자를 강탈할 수 있다. 이것이 아스트럴 내부의 PvP다.
서로의 보물상자를 노린 함대전은 <얼로즈 온라인>의 대표적인 PvP 콘텐츠다.
함선에 대해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얼로즈 온라인>의 함선 또한 그 자체로 최종 콘텐츠 중에 하나다. 함선을 제작하기 위해선 꽤 긴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 함선 제작 자체의 난이도가 어렵다기보다는 필요한 재료가 많다. 재료는 퀘스트와 영웅 던전 공략으로 얻을 수 있다. 누구나 노력하면 얻을 수 있고 도전 가치는 있는, 하드코어유저가 아닌 유저도 만들 수 있는 것이 함선이다.
우리나라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이라면, 혼자 함선을 제작하려면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따라서 길드 단위로 함선을 제작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또, 함선을 운용하기 위해선 6명의 유저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함선이 없어도 함선 소유자의 파티에서 함선 콘텐츠를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함선 보유자는 그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함선은 항구에 정박해야 보물상자를 열어 볼 수 있게 된다.
“진정한 의미의 로컬라이징을 했다”
국내 유저들이 성향에 맞춘 로컬라이징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작년 7월 조인식을 했고, 지금까지 로컬라이징 작업을 진행해 왔다. 단순히 한글화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라, 게임 내 콘텐츠를 한국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에 맞춘, 진정한 의미의 로컬라이징 작업을 했다.
<얼로즈 온라인>은 유럽 유저들의 성향에 맞춘 게임이라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선 많이 헤매고, 수수깨끼를 풀듯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유럽에서 추구하는 RPG다. 그렇지만 한국 유저들에게 이런 RPG는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이 부분을 한국 유저들의 성향에 맞게 수정했다. 퀘스트 동선과 퀘스트 목표 등에 대한 조율 작업이 이뤄졌다.
게임 내 편의성도 향상됐다. <얼로즈 온라인> 유럽 버전에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포탈도 활성화할 때마다 퀘스트를 수행해야 하지만, 한국 버전에선 그렇지 않고, 포탈의 수도 더 늘렸다. 또, 유럽 버전은 미니맵이 없지만 한국 버전에는 있다. 채팅창 분리 및 기능 추가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편의성을 위해 수정한 부분이 여러 가지 있다.
하지만 게임의 본연의 재미, 즉 콘텐츠의 양과 질, 캐릭터 밸런스 및 핵심 재미요소는 건드리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얼로즈 온라인>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콘텐츠는 그대로 살려서 로컬라이징했다.
국내 유저들에게 <WoW>를 베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게임 내 색감이 <WoW>와 비슷하다. 기본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도 <WoW> 스타일을 따랐다. 분명 <WoW> 유사품 논쟁에 불붙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렇게 잘 만든 ‘유사품’은 절대 없을 것이다. <WoW>와 마찬가지로 API가 오픈된 상태라 애드온을 유저 입맛에 맞게 설치할 수도 있다.
또, 처음에는 <WoW>의 모방작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수 있겠지만, 계속 즐기다 보면 <얼로즈 온라인>만의 고유한 콘텐츠에 푹 빠질 것이다.
<얼로즈 온라인>의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서양풍의 그래픽, 액션과 타격감이 다소 약점이라 생각한다. 풍부한 콘텐츠와 게임성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얼로즈 온라인>의 타깃 유저들은 이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이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게임의 재미를 심각하게 저해할 수준도 아니라고 본다.
초반 레벨업이 약간 어려워서 그렇지 15레벨 정도만 키워도 다양한 스킬과 3개로 구성된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캐릭터가 정말 강해진다. 레벨 업 속도는 물론 플레이 자체의 재미가 휠씬 커진다.
지금 관점에서는 다소 투박한 게임 내 캐릭터가 아쉬운 부분이다.
캐릭터 레벨 업 후에 능력치를 직접 선택해서 올려야 해서 초보자들이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공식 홈페이지와 게임 인터페이스(UI)를 통해 현재 레벨 대비 낮은 스탯을 표시하고, 추천 스탯을 보여주는 등 충분히 안내할 것이다. 또, 팬사이트와 웹진 커뮤니티를 통해 충분한 공략도 제공할 것이다.
해외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을 보면, 각 능력치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또 각 능력치는 특성과 연계돼 있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특성 및 능력치 초기화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할 것이다.
잘 짜인 콘텐츠가 국내에선 오히려 초반 접근성을 낮게 할 수도 있을 듯하다.
가이드와 공략을 이해하면 게임 접근성은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간단한 팁만 알면 게임 진행이 편리해지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 이런 팁들을 팬사이트와 웹진 등에서 만나볼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평판 아이템의 경우, 일반적인 퀘스트 동선을 따라 진행해 그 지역의 모든 퀘스트를 완료하면, 반복 퀘스트 2~3번만 추가로 수행하면 좋은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평판을 달성할 수 있다. 또, 초반부터 너무 많은 콘텐츠를 접하게 돼 막막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콘텐츠 노출 시기를 적절히 분리해 놓았다.
함대전 외의 최종 콘텐츠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7마리의 네임드 몬스터와 숨겨진 1마리의 네임드 몬스터가 있는 24인 공격대 콘텐츠가 제공된다. 공략 난이도는 적절한 전술과 움직임을 요구하는 수준인데, <WoW>의 레이드 콘텐츠에 비해 조금 더 수월한 수준이다.
<WoW>를 즐긴 유저들이라면 <리치왕의 분노> 버전 ‘낙스마라스’나 ‘십자군 원형 경기장’ 정도 난이도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오픈 베타 이후 추가될 레이드 던전은 그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다.
아스트럴 탐험과 함대전 외에 레이드 콘텐츠도 제공된다.
“<얼로즈>만의 콘텐츠로 승부하겠다”
CJ인터넷이 대형 MMORPG 운영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유저들도 있다.
솔직히 <완미세계> 외엔 MMORPG로 재미를 본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오히려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정말 많이 반성했기 때문이다. 안정감 있는 운영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또,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가격적인 부담이나 서버 불안정 요소는 최대한 배제할 것이다.
끝으로 국내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로즈 온라인>을 접하면, 처음에는 <WoW>의 모방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계속 즐기다 보면 <얼로즈 온라인>만의 고유 콘텐츠에 흠뻑 빠질 것이다. 재미있는 게임, 파고들 만한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얼로즈 온라인>을 강력히 추천한다.
단언하건대, <WoW> 이후 수도 없이 쏟아진 게임들 중에서 <얼로즈 온라인> 이상으로 풍부한 콘텐츠와 잘 짜인 시스템을 가진 게임은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 “왜 이런 게임을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마치, 은거 기인의 무림 출사와 같은 충격을 줄 것이다.
CJ인터넷 퍼블리싱 사업5팀 김상훈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