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블리즈컨에서 발표된 것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네 번째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였다. 이번 확장팩은 새로운 스토리를 전개하거나 변화된 스토리를 적용하기보다 1레벨부터 60레벨까지의 구간, 즉 기존 콘텐츠를 재구성해 또 다른 재미를 주려는 성격이 강하다.
디스이즈게임은 블리즈컨 2011 현장에서 <WoW>의 컨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J 알렌브렉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영웅 직업이 공개될 전망이었는데 일반 직업인 수도사로 나왔다. <디아블로 3>의 수도사와 비교할 수도 있을 텐데, 어떤 직업인가?
첫 번째로 영웅 직업을 할 것인가의 논의가 많이 있었다. 과거에 영웅 직업은 죽음의 기사였는데, 60레벨부터 시작했었다. 이번에 <판다리아의 안개>를 준비하고 수도사를 만들면서 레벨을 어디부터 할까 논의했다.
그런데 세계관의 특성상 몇 만 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를 다루고, <대격변>을 통해 열리면서 레벨 1부터 시작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멋지고 에픽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지만 레벨 1부터 시작해서 영웅 직업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수도사를 보면 <디아블로 3>는 액션 게임이다 보니 액션에 중점을 둔 반면, <WoW>에서는 아시아의 느낌을 추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 자동 공격이 없어서 유저가 직접 공격을 입력하도록 했다.
판다리아 업데이트에서 아시아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는데,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봐도 되는가?
특정한 지역보다는 전 세계 <WoW> 유저에게 아시아의 문화를 전해 보고 싶었다. 새로운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WoW>의 문화를 새롭게 해석했다. 기대가 높다.
아시아의 영항을 받았다는데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사실 판다렌의 등장은 <워크래프트 3>에서 있었다. 판다는 무술을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콘셉트는 과거부터 존재했다. 이런 콘셉트 만으로는 확장팩을 만들 수 없어 설정을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에서 가져왔다.
4.3 패치도 나와 있는데 <판다리아의 안개> 론칭 일정은 어떻게 되나?
아직 베타테스트도 안한 상태에서 출시일을 말하기는 어렵다.
<워크래프트 3>에서 나온 다른 중립 영웅 중에서 <WoW>에 추가될 캐릭터가 있나?
새로운 종족을 추가할 때 유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를 제일 먼저 고민한다. 이야기 측면에서도 적합한 종족을 선택해야 한다. 판다렌은 이런 조건이 충족된 경우였다. <워크래프트 3>에서 다른 종족을 <WoW>에 추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은 새로운 확장팩(판다리아의 안개)에 집중해야 한다.
수도승이 하이브리드 직업인데, 탱커와 힐러가 가능하다. 기존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개발 단계라서 실제로 게임에서 어떻게 딜링이나 힐링을 하는가는 논의 중이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판다렌 종족의 새로운 탈것도 나오나?
아직 어떤 탈것을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여성 판다렌이 나올지도 콘셉트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보시다시피 남성만 나온 상태다.
수도사의 기술 중 기존과 다른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예정된 독특한 마셜아츠 동작이 있나?
특별한 무술 애니메이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족별 뼈대가 필요한데, 지금은 판다렌에만 집중하고 있는 시기다. 종족마다 스킬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이다. 역동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 캐릭터 슬롯이 10개였던 것은 직업이 10개이기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수도사가 추가돼도 슬롯의 수는 그대로 유지되나?
직업과 캐릭터 슬롯은 우연히 맞아떨어졌다. 캐릭터 슬롯을 더 많이 갖고 싶은 것은 이해한다. 아직 의논해 보지 않아서 고민 중이다.
<스타크래프트 2>에는 맵 에디터가 있어서 맵도 만들고 머시니마 영상을 만드는데, <WoW>는 이런 부분을 제공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유저들이 전장을 만들어서 즐기는 것은 불가능한가?
<스타크래프트 2>의 맵 에디터는 매우 강력한 툴이다. <워크래프트 2>에서 처음 맵 에디터를 제공하면서 유저들이 스스로 지도를 만드는 놀라운 경험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은 처음부터 맵 에디터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게임들이다.
<WoW>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기획해서 <스타크래프트 2>처럼 편집 기능을 제공하기는 힘들다. 사실 <WoW>에도 툴이 있기는 있지만 내부 서버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야 한다. 서버-클라이언트 의존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직접 서버에 접근해서 지도를 만들게 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애완동물 전투 시스템이 <포켓몬스터>와 뭐가 다른가?
<WoW> 오리지널에서 애완동물이 나왔을 때부터 유저들의 요청이 있었던 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격변>에 이르러 200여 개의 펫이 등장하면서 게임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이걸로 뭔가 해 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팀 안에서도 포켓몬 같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애완동물을 활용해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애완동물 전투에서는 기술해제나 잠금해제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확장팩에서 직업 특성이 완전이 바뀐다. 밸런스 문제는 어떻게 고려하고 있나?
직업 간 밸런스는 개발팀에서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밸런스 툴을 만든 유저를 개발자로 채용해 직업 간 밸런스를 맞추는 내부 툴을 만들었다. 4.3 패치나 이후에 직업 밸런스 부분에 많은 향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향후 확장팩에서도 밸런스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
이번 확장팩은 ‘전쟁 그 자체’라는 언급을 했는데, 어떤 이유인가?
지난번 확장팩에서는 세계를 파괴하는 공통의 적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모험을 좋아하는 판다렌이 들어가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했다. 갈등이 문제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갈등으로 풀어 나갈 것이다.
게임 내에서 ‘샤’라는 악한 기운이 등장하는데, 이를 이용해 게임의 갈등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 과거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사제는 PvP에서 암울한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제의 상향은 없는지 묻고 싶다.
사제의 장점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사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질문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향은 지금 계획이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확장팩은 일리단 처럼 유명한 인물이 보스였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어떤 보스가 최종적으로 등장하는가?
이번 확장팩에서는 공통의 적은 등장하지 않는다. 과거처럼 유명한 악당은 없을 예정이다. 이런 부분보다 종족 사이의 갈등에 집중하고자 한다. 물론 중간급 보스는 등장한다. 초파리안이나 네갈처럼….
레이드 보스는 지금까지 계속 기존 영웅이 타락하는 것으로 처리됐는데… 영웅을 타락시키는 데 염증을 느끼는 것인가?
이번에도 처리해야 할 다양한 보스가 있긴 하다. 타락에 관한 내용을 버리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타락시킬 것이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샤’라는 악의 기운이 등장한다.
판다렌의 영웅인 첸도 이미 타락한 것인가?
타락하지 않았다(웃음). 첸은 이번 확장팩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아제로스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등…. 다음 확장팩에서는 타락한 첸과 싸우도록 해주겠다(농담).
새로운 확장팩을 기획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일단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내는 것이 힘들었다. 판다리아는 상당히 늦게 나온 아이디어로 개발팀과 디자인팀에서 다양한 아이디어 중에서 뒤늦게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들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은데 그중에서 정말 좋은 것을 골라 살을 붙이고 걸러내는 일이 어렵다.
판다렌이 <쿵푸팬더>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있다.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나?
판다렌은 쿵푸팬더에서 왔다(웃음). 사실 영향을 아예 안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크래프트 3> 시절부터 있었던 캐릭터였고, <WoW>로 가져오면서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쿵푸팬더>를 좋아하고,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