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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팜빌처럼 키우고 삼국지처럼 싸운다”

텐센트코리아 신상빈 운영팀장 인터뷰

이터비아 2011-12-14 13:23:12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게임이 바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깔끔한 그래픽과 다양한 콘텐츠로 중국에서 동시접속자수 80만 명을 기록했던 웹게임이죠. 텐센트코리아는 ‘아스텔리스’라는 운영팀을 만들어 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 아스텔리스 팀을 이끄는 수장은 과거 네오플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운영을 맡은 ‘조종실’에서 정보팀장을 역임했던 신상빈 팀장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그를 만나 <춘추전국시대>의 콘텐츠와 운영 정책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텐센트코리아 팀 아스텔리스 신상빈 팀장. 

 

■ “<춘추전국시대>, 웹게임다운 확실한 재미가 있다”

 

텐센트코리아의 첫 게임으로 중국의 <칠웅쟁패>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이 곳에 부임한 게 올해 2월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작년 10월부터 플레이해 왔던 게임이다. 웹게임을 시작한 지 14년이 됐는데 그동안 즐겼던 게임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았다 (※ 칠웅쟁패: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명칭.)

 

게임의 재미가 확실했다. 처음엔 내부에서도 ‘중국에서 워낙 잘된 게임인데 한국에서 안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좋은 게임인 건 확실히 알았기 때문에 이견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MMORPG는 큰 조직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일단 작은 조직으로 팀워크를 맞추고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해서 웹게임으로 시작하게 됐다.

 

 

독특한 호칭의 운영팀이 전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드물 일인데. 운영 조직에도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회사 이름만으로는 유저들에게 철학을 전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아스텔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스텔리스는 우주를 뜻하는 ‘아스트로’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합친 말이다. 이상한 나라는 우주에 비하면 이상하지 않다. 좀 더 새롭고, 진짜 이상한 나라를 한 번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짓게 됐다.

 

참고로 네오플에서 일하던 당시에도 운영팀은 조종실로 불렸다. ‘거대 로봇을 조종실이 움직인다’는 것처럼 이름에는 조직의 철학이 있다. 심지어 알려지지 않았지만 로고도 있었다.

 

 

그럼 앞으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도 아스텔리스가 운영을 맡나? 그렇다. 팀 내에 세부 조직이 구성된다. 만약 다른 종류의 서비스를 하게 되면 그때 생각해야겠지만 텐센트코리아의 모든 게임 운영은 아스텔리스가 맡는다.

 

 

게임 수정 사항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되나? <춘추전국시대>는 수정할 게 생기면 하루 만에 처리할 수 있다. 단지 수정사항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다.

 

버그가 발견되면 그 때마다 하나씩 수정하진 않는다. 일정 기간 동안 모아서 한꺼번에 한다. 이외에도 정책을 바꾸는 부분이 있다. 해결 방안과 함께 고객에게 왜 필요하고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홍보모델로 이외수 작가를 선정했는데 섭외가 어렵지 않았나? 우리가 이외수 씨를 선정한 이유는 <춘추전국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요소 때문이다. 한국에서 SNS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인물 1위가 이외수 씨였다. 그래서 선정하게 됐다.

 

물론 섭외가 쉽진 않았다. 최근에 책을 출간하는 바람에 바빠져 일정을 맞추기 힘들었다. 하지만 열심히 설득했고, 결국 모델을 수락했다. 게임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미녀들 사이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는 이외수 작가. 게임 홍보모델로는 처음 기용됐다.

 

 

유명 웹툰 작가 ‘하얀늑대’가 직접 만든 샌드애니메이션 홍보영상도 선보였다. 보통 홍보영상을 보면 실제 게임 플레이로 만든 게 많거나 화려하게 만든다. 웹게임은 화려한 영상이 나오기 힘든데다가 예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걸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EBS에서 방영된 샌드애니메이션을 보고 괜찮겠다 싶었다. 적임자를 찾아보는데 마침 하얀늑대 작가가 샌드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걸 알게 됐고 한 번 맡겨 보자고 해서 진행하게 됐다. 경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꽤 놀랐다. ☞ <춘추전국시대> 샌드애니메이션 영상보기 [원문보기]

 

 

텐센트코리아는 <춘추전국시대>를 어떻게 알릴(마케팅할) 계획인가? 기본적으로 웹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확실한 재미가 있다. 그 부분을 어필하고 싶다. 실제 CBT 이후의 행보를 보면 주로 하드코어 유저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하지만 SNS 기능이나 농장 시스템이 라이트 유저에게도 어필할 수 있어 그 쪽을 위한 마케팅도 고민하고 있다. 즉, <춘추전국시대>는 기존 웹게임 유저가 대상이지만 소셜게임 유저들에게도 쉽게 다가가도록 준비하고 있다.

 

 

 

■ “유저 의견을 귀담아듣고 불편 최소화하겠다”

 

<춘추전국시대>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사람 관계를 더 중시하는 전략 웹게임이다. 또한 비주얼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상당히 신경 썼다. 한마디로 웰메이드 웹 전략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팜빌>처럼 키우고 <삼국지>처럼 싸운다는 것이 <춘추전국시대>의 정의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자원을 캘 수 있는 농장이 있다. 약탈도 가능하다.

 

 

<춘추전국시대>의 한국 서비스를 위해 한국화한 부분이 있나? 사실 로컬라이즈는 언어가 대부분이라서 특별한 게 없다. 다만 게임 내 퀴즈에서 원래 중국인들이 이해할 개그나 내용들이 많았다. 한국인들은 이해도 힘들고 잘 모르기 때문에 그걸 한국에 맞게 한국 농담이나 퀴즈로 바꿨다.

 

 

정식 서비스 이후 현재 성적은 어떤가? 처음 아스텔리스 팀이 만들어질 때 대부분의 인력이 온라인게임 경력자여서 웹게임 운영에 대해 경험이 부족해 대처가 어려웠다. 그로 인해 유저 유입이 많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 동시접속자 수가 20~30%씩 오르고 있다. 솔직히 우리가 마케팅을 잘하지 못한 것 같다. 게임이 좋으니 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한국 시장에서는 ‘게임이 재미있으면 성공한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지난 10일 엄청난 랙이 발생했었다. 당시 네이버에 광고 배너가 올라간 시간이었다. 덕분에 많은 유저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당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 중이어서 빠른 시간 안에 해결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CBT 후 열린 유저간담회에서는 어떤 지적이 있었나? 유저간담회 당시 넥슨의 해킹 사태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보안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여러 웹게임들이 일단 오픈한 뒤에 업데이트는 신경도 안 쓰고 돈만 벌고 관두는 것과 문제 해결 능력이 낮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 CBT 때 번역 문제나 채팅 아이템인 나팔 판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맞다. 유저들은 전체 채팅 아이템 나팔이 캐시라는 데 불만이 많았다. 중국에서도 나팔은 잘 팔리는 아이템이 아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그걸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나팔이 왜 캐시 아이템이냐면, 중국에서는 대화가 너무 많아 서로 대화가 잘 안 된다. 시스템으로도 개별 채팅창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해서 추가해 봤는데 부작용이 있더라. 신규 유저가 다른 유저에게 물어보지 못해 게임 플레이가 막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정식 서비스 때 기본적으로 나팔을 200개씩 지급하면 어느 정도 해소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팔 지급이 모든 유저들에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미지급 유저에게도 주었고, 물론 모든 유저에게 추가로 1,000개를 더 지급했다.

 

일단 이렇게 처리했다. 아예 없애는 것에 대해 개발사와 얘기 나누는 중이다. 그리고 나팔을 계속 지급하거나 다른 방법을 쓰더라도 나팔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는 점을 해결할 예정이다.

 

대화에 대한 시스템과 지원이 부족한 것이 <춘추전국시대>의 단점이었다. 

 

 

자원을 캐시(원보)로 파는 건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자원의 경매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많다. 기본적으로 거래 시스템이 미비해 판매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거래가 활성화되면 작업장이나 해킹의 위협이 증가한다. 그런 위험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한국에서 보안이 튼튼한 대기업도 작정하고 덤비면 방어가 쉽지 않다. 일부러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자원이 풍족하면 좋겠지만 노력하면 자원을 많이 캘 수 있다. 게임 안에서 방법을 찾아보면 자원을 충분히 보급할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캐시인데 과연 이렇게 가져가는 게 맞는지도 고민 중이다.

 

 

캐시로 살 수 있는 원보의 비율이 다른 게임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비율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나? 캐시를 안 쓰는 유저 입장에선 비율이 높은 게 낫고, 캐시를 쓰는 유저 입장에서는 많을수록 좋아서 언제나 양쪽 다 불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간에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현재 비율은 그 밸런스를 고민하고 나온 적정선이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원한다면 서비스하는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 더 내려가야 한다는 의견이 형성되면 받아들일 것이다.

 

 

셧다운제로 인한 웹게임의 피해가 많다. <춘추전국시대>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는 없나? 웹게임의 특성상 늘 플레이가 진행되기 때문에 미성년 유저라고 막아 버리면 많은 문제가 생긴다.

 

<춘추전국시대>는 15세 이용가지만, 18세 이하는 애초에 회원 가입이 안 된다. 따라서 셧다운제에 대한 문제는 없다. 셧다운제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우리의 정책상 18세 이상에게만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되나? 최소한 2개월에 1번은 업데이트가 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1월 말, 늦어도 2월 초에 수집 콘텐츠인 카드 시스템과 연맹 PvP 콘텐츠인 천명합벽이 업데이트될 예정이고 그 다음부터 한 달 주기로 연맹 PvR 콘텐츠인 흉노방어와 PvP 중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군사책략, 그 다음 달에는 국가간 분쟁 콘텐츠인 천강기병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점령전도 있지만 기획 단계고, 고레벨 콘텐츠 중 무장 스탯에 영향주는 콘텐츠와 전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원래 무장은 자기 스탯만을 갖고 싸우는데 여기서 쓸 수 있는 스킬도 개발이 들어간 상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아직 게임을 해 보지 않았다면 ‘웹게임이 다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지 말고 1시간 정도만 플레이해 달라. 재미있는 웹게임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채팅 채널이나 게시판을 늘 보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불만이 있으면 어떤 방식이든 해결될 테고 만약 그것이 늦고 있다면 부작용 등 다른 것을 고민하는 게 많다고 생각해 달라. 조금만 기다리면 해결될 것이다. 업데이트될 콘텐츠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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