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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코어, 직접 해보고 평가해 주세요”

노리아 김정주 대표, 이상문 아트디렉터 인터뷰

정우철(음마교주) 2012-02-07 17:55:16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노리아의 <세븐코어>. 웹젠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MMORPG를 만든다고 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만해도 다양한 탑승물을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마운트 시스템’을 독특하게 받아들인 유저들은 <세븐코어>의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원래 2010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던 <세븐코어>는 시간이 흘러 2012 2 15 오픈 베타테스트(이하 OBT)를 앞두고 있다.

 

생각했던 시간보다 훨씬 오래 기다린 셈이다. OBT를 앞둔 <세븐코어>는 어떤 게임일까? 노리아 김정주 대표와 이상문 아트디렉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왼쪽부터 노리아 김정주 대표이사, 이상문 아트디렉터.

 

TIG: 게임의 특징을 첫 발표 때부터 지금까지 마운트 시스템에 맞추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김정주 대표(이하 김정주): <세븐코어>의 장점 그리고 게임의 특징이자 처음부터 지금까지 강조하던 것이 바로 마운트 시스템이다평소에는 펫으로, 이동할 때는 탑승물로, 전투를 할 때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2009년 당시에는 참신했지만 2012년에 들어서는 일부 게임에서는 어느 정도 맛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TIG: 탑승물을 이용해 다양한 상황변화에 대응한다는 점은 지금도 독특하긴 하다. 장점 말고 단점을 말한다면?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양날의 검과 같은 시스템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김정주: 마운트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은 게임을 처음 개발할 때 특정한 시스템을 잡고 이에 맞춰 나가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발이 진행될수록 리스크가 커졌다. 마운트가 강조될수록 게임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의 비중이 점점 줄어든 것이다.

 

마운트 시스템은 지금 본다면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이 옳을 수도 있다. 캐릭터는 밋밋해지고 마운트에만 집중하게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MMORPG에서는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었다. 또 일반적이지도 않았다.

 

<세븐코어>에서는 탈것이 단순한 보조수단이 아닌, 플레이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TIG: 단점을 잘 알고 있으니 많은 수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곧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밸런스를 잡기 위한 접점을 찾았다. 마운트 시스템을 게임의 초반에는 비중을 낮추고 점점 늘려 가는 방법이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숙제가 있었다. 게임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마운트를 초반에 부각시켜야 했다. 그래서 초반에 마운트를 경험하게 해주면서 점점 자주 나오게 비중을 높여 나가고자 했다. 여기에 유저들의 성향도 철저히 고려했다.

 

 

TIG: 유저들의 성향? 예를 든다면?

 

김정주: 유저들은 항상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를 찾는다. 그런대 개인적인 시각에서 보면 유저들은 이중적인 면을 보인다.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새로운 것만 보여주면 그들이 호응해 줄까?

 

유저들은 새로운 것을 기다리는 반면에 플레이 패턴이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면서 ? 뭔가 다르네?”라는 느낌을 전달해 줘야 했다.

 

그런데 마운트 시스템을 앞에 두면 캐릭터보다 마운트 조작에 익숙해져야 했다유저들은 캐릭터 조작 외에 마운트 조작을 또 배워야 하니 초반 진입장벽이 생기는 셈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일부 시스템의 자동화’였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마운트가 있으면 자동으로 탑승할 수 있도록 말이다.

 

 

 

TIG: 마운트에 탑승물, , 전투보조의 개념이 모두 들어간다. 효율성이 있을까?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이 아닌 마운트를 키우는 게임으로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김정주: 어떻게 말하면 이는 캐릭터의 직업이 무의미해진다는 뜻일 수도 있다. 캐릭터가 아닌 마운트가 다 해버리니까. 그래서 <세븐코어>의 캐릭터는 전체적인 밸런스에 맞추고, 마운트는 공격, 방어, 특수능력 등 어느 한쪽에 특화되도록 만들었다.

 

마운트는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하면 조금 더 유리한 정도로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표를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몰이사냥을 한다고 하면 여기에 맞는 캐릭터를 키웠는데 보스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1:1에 최적화된 마운트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물속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넓혀주는, 캐릭터의 모자란 부분을 마운트가 채워주는 개념이다.

 

마운트 조작을 배우는 일이 장벽일지 새로운 재미가 될지는 유저의 판단에 달렸다.

 

 

 

■ 훌쩍 넘겨버린 시간, 하지만 더 단단해졌다

 

TIG: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 밝혔던 PC 시스템 요구사양도 바뀌었다. 처음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권장사양을 평균에 맞추고 있나?

 

김정주: 게임을 개발하면서 한국보다 세계 시장을 먼저 생각했다. 이전(웹젠 시절)에 개발하던 <일기당천> 등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이 필수라는 신념이 생겼다.

 

그래서 게임을 개발할 때 시장의 정보를 얻고자 했고, 게임의 론칭 시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양은 어떨까 하고 자료를 모아 봤다. (세븐코어 발표) 당시에는 지포스 6600~6800 정도라고 판단했다.

 

중국의 경우는 아직도 2D게임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 결과 중국 유저들이 처음으로 3D게임을 시작할 때 접할 수 있는 게임 정도로 권장사양의 기준을 정했다. 그래픽도 하이엔드보다 그들의 사양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TIG: 유저의 입장에서 개발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그래픽이 좋아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상문 AD(이하 이상문):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픽 입장에서 보면 <세븐코어> 아트팀에서는 한마디로 그래픽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해온 아트 파트는 그래픽 사양이 높으면 게임은 빨리 안 나오면서 아트팀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잘 나왔다.

 

<세븐코어>는 게임을 잘 만들고 싶었다. 핑계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트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자 했다. 물론 처음에는 버리지 않았지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면서 ‘게임을 잘 만들어야지’ 하는 욕심이 앞섰다. 다른 경쟁사나 작업자들도 있는데 어설픈 게임으로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중간에 말한 것처럼 기술과 사양이 높아지면서 그래픽의 퀄리티도 대폭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이 늘어진다. 그래픽 파트 외에 개발과 사업 모두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고 대충 한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든 그래픽은 완벽한 3D를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 이미지는 OBT에 등장할 누크 종족.

 

 

TIG: 게임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정도인가?

 

이상문: 구체적으로 말해서 폴리곤의 수도 늘어났고 쉐이더도 바꿨다. 처음부터 노멀맵을 안 쓰는 것을 전제로 했다. 그렇다고 너무 후덕한 느낌이 나서는 안 돼서 다양한 기법을 적용했다. 굳이 따지자면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을 보는 듯한 정도? 눈 높은 유저들이 봐도 어색하지 않은 정도다.

 

김정주: 물론 너무 높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어불성설이기는 하지만(웃음), 여전히 <세븐코어>의 권장사양은 지포스 7600이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는 것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스펙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코어>는 여기에 맞추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나는 게임을 위해서 아트를 포기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입장의 사람이다. 게임을 위해 그래픽에서 어느 정도 절충할 수밖에 없었다. 또, 현실적으로 우리가 브랜드 PC(아이온 PC 혹은 테라 PC) 등을 보급할 수는 없다. 우리가 유저들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TIG: 세계관의 경우 SF 느낌도 있지만 용(Dragon)도 등장 하는 등 자유분방한 편이다.

 

이상문: 그런 말이 나온다면 성공일 것이다. SF가 배경인 것은 맞다. 여기에 판타지가 섞여 있다고 보면 된다. SF는 장르도 코어하고 일반인에게는 낯선 소재가 될 수 있다그래서 완전한 SF보다 판타지를 통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조금 더 세련될 수 있도록 시도해서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어울릴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힘들다(웃음).

  

김정주: 약인지 독인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잡은 세계관은 거의 판타지였다. 그런데 아트 쪽에서 그림을 그려온 것을 보면 판타지만은 아니었다. 여기서 쉬운 방법은 빼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버리기는 너무 아까운 것들이 포함돼 있었다.

 

예를 들면 시온 종족 같은 그림이다. 내가 생각하던 세계관에서는 이런 게 나올 수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오히려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이것이 게임에 어울리는 캐릭터가 되려면 어떤 세계관을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다.

 

제한된 리소스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물을 보여주자고 판단하면서 SF에 대한 비중이 높아졌다. 다만 SF는 호불호가 명확하다. 하는 사람은 하지만 안 하는 사람은 관심도 안 갖는다. 그래서 SF에 대한 비중도 앞에서는 눈요깃거리 중심으로 하고 후반으로 배치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TIG: 세계관이 섞이고 다양한 탈것을 무기로 활용하는데, 밸런스 조절이 쉽지 않아 보인다.

 

김정주: 내가 개발팀에 주문한 밸런스의 기준은 캐릭터로 1:1 전투를 할 때 같은 레벨, 비슷한 실력이면 승부가 안 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MMORPG에서는 다수의 전투가 중요한데 1:1에서 승부가 날 정도라면 대규모 전투에서는 주위의 약간의 도움으로 승부가 나버릴 수도 있다.

 

몬스터를 한 마리를 잡는 데 걸리는 시간, 또는 아이템의 비중보다 PvP에 있어서 물약을 쌓아두고 있으면 약간의 전략이나 지휘라는 것에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고 봤다. 또 마운트에 탔을 때의 공격력과 안 탔을 때의 공격력 중 어느 한쪽이 세다면 유저들은 당연히 센 쪽만 선택할 것이다. 차별화와 더불어 밸런스의 고민을 많이 했다.

 

마운트 상태가 캐릭터 혼자 싸우는 것보다 좋기는 하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마운트에 타지 않고 싸우면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마운트를 타는 것이 유리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TIG: 특수한 상황이라면?

 

김정주: 마운트는 소유할 수 있는 것과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구분된다. 임시 마운트로는 대표적인 것이 용이다. 용은 점령전을 벌일 때 길드가 모은 포인트로 사용하는 스킬 중 하나이다. 즉 스킬을 사용해 타고 다니는 용을 소환하는 개념이다.

 

특정한 상황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져갈 수 있는 마운트 중에 하나인 용.

 

 

■ 거대 길드보다 철저한 이해관계로 대립관계 추구

 

TIG: <세븐코어>의 엔드 콘텐츠는 무엇으로 방향을 잡았나?

 

김정주: 게임에 있어서 엔드 콘텐츠와 최종 목표는 다르다고 본다. 우리는 엔드 콘텐츠를 점령전과 이를 위한 아이템 파밍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천하통일이다. 삼국지를 하면서 땅을 넓혀 가는 진행형 재미를 <세븐코어>에서 느끼게 해주고 싶다.

 

 

TIG: 점령전은 단순한 길드와 길드의 대립 구도로 끝나는 것인가?

 

김정주: 우리는 이것을 ‘땅따먹기’라고 말한다. 하나의 필드를 놓고 길드끼리 싸워서 승자가 해당 필드를 차지한다. 이 안에서 길드는 그들만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에 대륙전이 추가되면 더 큰 전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OBT에서는 소규모 국지전 개념으로 시작된다또한 땅을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대륙을 경영해야 한다. OBT에서는 2달 안에 이 기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TIG: 특정 길드에 힘이 모이면 권력을 독차지할 수도 있다. 사냥터 독점이 일어날 수도 있고.

 

김정주: 수적으로 떼싸움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종족간 RvR을 진행하면 이 밸런스를 잡을 자신이 없었다. 서버마다, 게임마다 다 달라진다. 그래서 철저히 종족이 아닌 유저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집단의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그것이 길드였다. 특정한 길드가 너무 강한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점령전은 하나의 필드에 20명이라는 제한을 두었다. 점령전을 하면 자신의 길드가 차지한 모든 지역에서 방어전을 벌여야 한다. 모두를 막기 위해서는 5개 필드에서만 100명의 정예요원이 필요하다.

 

거꾸로 말한다면 아무리 길드 하나가 강하다고 해도 일반 유저들도 20명만 모으면 해당 길드의 땅을 빼앗아 올 수 있다.

 

지난 1차 CBT에서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당시 영웅길드에 대한 반감을 가진 20명이 모여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더라. 20:20이 아니면 하나의 길드가 몰려다니면서 각종 폐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인원의 제한이 없으면 전략이 생길 수도 없다.

 

 

 

TIG: 다른 게임에 비유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지만 초반은 <WoW>의 플레이로, 후반은 <리니지> 같은 플레이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우리 게임을 짧게 설명할 때 하는 말이다. 의도했을까? 사실 외국의 MMORPG는 콘텐츠를 먼저 만들고 네트워크를 붙여 왔고, 국내 MMORPG는 네트워크에 콘텐츠를 붙여 왔다. 온라인게임의 차별화는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그게 중심이 돼야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

 

<세븐코어> (WoW처럼) 초반에는 유저들이 단기간의 목표를 갖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후반으로 가면 (리니지처럼) 대규모 커뮤니티를 이루고 스스로 진행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자 한다. 전략적 조작의 의미도 강화되는 추세로 점차 확장해 가면서 만들고 싶다.

 

 

TIG: 215일에 드디어 OBT를 시작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정주: 요즘은 게임이 워낙 많다 보니 게시판에 댓글을 다는 유저 중 게임을 해본 사람이 10%를 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라면 유저 대부분이 게임을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중소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아니다.

 

직접 플레이해 보고 정당하게 평가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재미가 없으면 받아들이고 수정하면 된다. 그런데 분위기에 휩쓸려 플레이하지도 않은 채 피드백을 주면 고칠 수가 없어서 어려워진다. 최소한 욕을 하더라도 선입관만으로 평가하지 말고, 직접 플레이를 통한 평가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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