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전문점을 경영하는 모바일 소셜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파티스튜디오가 개발한 <아이러브커피>는 네이트 앱스토어와 네이버 소셜게임에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게임으로, 실제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듯한 게임성으로 관심을 모았다.
커피를 만들기 전 원두를 볶고 커피를 만들어 손님에게 전달되기까지, <아이러브커피>의 커피 제조 과정은 실제 바리스타가 일하는 순서와 비슷하다. 개발자 중 한 명이 카페에서 일해 봤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는데, 개발사 대표가 직접 커피전문점을 경영하고 있었다. 파티스튜디오 이대형 대표를 그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커피전문점을 경영하고 있는 파티스튜디오 이대형 대표이사.
■ 커피전문점 운영의 경험을 살린 <아이러브커피>
“입버릇처럼 커피전문점을 경영해 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고 커피전문점을 소재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A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대형 대표는 EA가 플레이피쉬를 인수하는 것을 지켜보며 게임의 패러다임이 변했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으로 소셜게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그는 파티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커피전문점을 소재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커피전문점을 찾는 고객이 일반 음식점과는 다른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먼저 주문과 함께 계산을 하고, 음료를 받아 자리에 앉아서 마시고, 쓰레기통에 컵을 버리고 나가는 동선을 게임에 그대로 넣었다.
이 대표가 직접 커피전문점을 경영하며 느낀 운영의 핵심은 점원 관리였다. 직원을 잘 관리해야 가게가 깨끗하게 유지되고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느낌 만큼, <아이러브커피>에 직원을 관리하는 개념도 녹여냈다.
실제 커피전문점에서도 여러 명이 함께 음료를 시키면 점원이 케이크 같은 사이드메뉴를 슬쩍 권한다는 점에 착안해 <아이러브커피>에 등장하는 직원 NPC의 교육 정도와 사이드메뉴 판매 수치가 연동되도록 만들었다.
유저들이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손님들이 움직이는 연출에도 신경 썼다. <아이러브커피>에서는 손님이 자리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전화를 받기도 하고, 같이 앉은 사람들과 떠들기도 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개발 초기부터 효율적인 연출에 대해 고민한 결과 게임의 용량도 줄일 수 있었다.
결국 이 대표는 자신이 원하던 게임을 만들었지만, 직접 게임을 서비스하며 운영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개발과 동시에 네이트 앱스토어나 네이버 소셜게임을 통해 <아이러브커피>(PC 버전)를 직접 서비스해야 했다.
한 번은 5일차 방문 보너스로 2,000 골드가 지급돼야 하는데 200만 골드가 지급되는 버그가 생긴 적이 있었다. 버그가 발생한 날이 하필 일요일이라 뒤늦게 발견했고, 잘못 지급된 골드를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 당시 <아이러브커피> 유저의 70%가 여성이었는데, 이들이 굉장히 감성적이라는 데에 놀랐습니다. 골드 회수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보다는 개발사의 사과 같은 응대를 원하더군요. 결국 카페 등을 통해 유저들과 채팅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는 노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당시로서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여성 유저를 상대할 때는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죠. 그래서 지금도 고객문의 등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스마트폰게임 시장에도 첫 발을 내딛다
<아이러브커피>는 지난 8월 21일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 버전이 나왔다. 카카오 게임과 함께 론칭한 덕인지 9월 5일을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무료게임 4위를 달리고 있다. 출시 후 일주일 동안 50만 명이 모일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 매출은 1억 원에 이르고 있다.
“<아이러브커피> 모바일 버전은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스마트폰에서만 할 수 있는 조작 같은 부분에 신경을 썼습니다. 커피를 만들 때 손가락으로 휘핑 크림을 휘젓는다거나 스마트폰을 기울여서 물을 따르는 동작 등을 추가했죠.”
<아이러브커피> 모바일 버전에서 추가된 콘텐츠 중 눈여겨볼 부분은 바리스타 테스트다. 새로운 커피를 판매할 수 있는 레벨이 되면 해당 커피의 레시피를 알려준다. 직접 물 온도를 잰 후 스마트폰을 기울여 물을 따르고, 휘핑크림을 얹는 동작을 따라하는 미니게임을 통해 커피의 레시피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아메리카노 머신으로 만드는 카페라떼의 생명은 스팀 우유다.
<아이러브커피>에는 이런 커피 제조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파티스튜디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러브커피> 유저들이 진짜 바리스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바리스타가 된 기분을 NPC와의 교감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단골손님이 와서 단맛이 강한 커피를 달라고 주문하면 유저가 스스로 생각한 레시피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고객이 원한 커피를 만들어 주면 호감도가 상승하게 되는 식이다. 더 특별한 NPC들은 ‘나만의 레시피’로 호감도를 쌓아야 단골손님이 되는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꾸미기 아이템을 새로 내놓는 게 분명 매출에도 도움이 되지만, 꾸미기의 반복은 유저가 피곤해 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다채로운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구축해 유저들이 질리지 않고 오래 플레이할 수 있는 소셜게임이 되도록 업데이트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 “중국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
이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체에서 영향력 있는 소셜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아이러브커피>를 론칭해 유저 350만 명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바라본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통신사가 주도권을 잃으며 스마트폰게임 생태계가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지금이 중국 진출에는 적절한 시기라고 바라보고 있다.
“중국만이 아니라 넓게는 아시아 시장에 영향력을 떨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러브커피>가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에도 진출해 한국 스마트폰게임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