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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부의 목표는 게이머를 위한 소셜 왕국”

아주부 유럽AG 박인성 본부장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2-09-08 22:27:25

<리그 오브 레전드> 정규 리그 ‘더 챔피언스’ 후원과 2개의 프로팀 운영,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 김동환 선수 후원, <길드워 2> 라스트 프라이드 프로팀 운영까지. 지난 3월 혜성처럼 나타난 독일 미디어 그룹 아주부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6개월 사이에 국내 e스포츠의 한 축을 차지했다.

 

아주부에 대해 세간에 알려진 내용은 적다. 독일의 미디어 그룹이라는 것. e스포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원한다는 것. 많은 자본이 있다는 것 정도가 아주부에 대해 알려진 전부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최근에는 유령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아주부가 e스포츠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지 반년. 두 번의 리그와 3개의 프로팀, 1명의 선수를 후원하는 아주부는 어떤 목표를 갖고 한국에 왔을까? 아주부 유럽AG의 박인성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아주부 유럽AG 박인성 본부장.

 

 

■ 아주부의 목표는 게이머를 위한 소셜네트워크

 

사람들이 아주부에 대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점은 목적이다. 아주부는 두 번에 걸쳐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를 후원하고 3개의 프로팀을 운영하는 등 매달 막대한 돈을 e스포츠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아주부가 얻을 이득이 무엇인지는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아주부의 이름을 걸고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솔루션이나 수익사업을 하고 있지도 않다. 그들은 왜 많은 돈을 들여 e스포츠를 후원하는 걸까? 박인성 본부장의 답변은 간결했다. e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드는 것더 간단히 설명하자면 게이머를 위한 페이스북혹은 게이머를 위한 네이버나 구글이다.

 

 

아주부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가? 정보가 없는 탓에 유령회사 소리를 듣기도 했다.

 

박인성: 유령회사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억울했다. 아니 그럼 여기서 일하는 우리는 다 유령인 건데(웃음). 아주부의 목표는 e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게이머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아주부닷컴의 베타 버전을 준비 중이며 곧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우선은 <길드워 2>를 위한 커뮤니티와 아주부 팀페이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일 팀 아주부의 특설 페이지가 열렸다.

 

 

게이머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e스포츠와 관련된 토털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시스템을 녹여낸 형태다. 아주부닷컴 안에서 수많은 온라인게임 스트리밍 중계와 VOD 다운로드, 게시판, 길드 커뮤니티 기능, 음성채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다.

 

유저들은 아주부닷컴에 와서 자신의 길드 페이지를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팀을 꾸릴 수 있으며, 길드 가입자들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전용 음성채팅 ‘Z톡’을 이용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선수의 스트리밍 방송을 골라서 보거나 유명 경기의 VOD를 감상해도 된다. e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는 포털 서비스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기존에도 비슷한 역할의 커뮤니티가 있지 않았나?

 

기존의 게임 커뮤니티는 포털 혹은 미디어 안에서 부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특정 국가나 특정 게임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고 독립적인 커뮤니티로 보기엔 어려웠다. 특히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탓에 해외의 길드나 팀들이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 네트워크처럼 게임과 인연이 없는 곳에 둥지를 튼 경우도 많았다.

 

반면 아주부닷컴의 목표는 e스포츠를 중심으로 전 세계 유저들이 소통하는 독립된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e스포츠를 좋아하는 모든 게이머가 모일 수 있는 공간이랄까? 특정 언어대신 영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종의 게이머들을 위한 포털 사이트를 생각하면 되나?

 

맞다. 최근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하는 게임 같은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유저가 모이고 커뮤니티가 생기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장이 된다. 기업홍보 같은 기업과 기업의 사업, VOD나 관련 상품판매 같은 기업과 유저 사이의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수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아주부도 현재 그런 단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시장에 내놓을 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아서 다듬는 중이다.

 

<길드워 2>는 현재 쿤겐과 라스트 프라이드 등 다양한 유저들의 플레이를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있다.

 

 

e스포츠는 진짜 스포츠와 비슷한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다

 

아주부가 꿈꾸는 e스포츠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차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모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아주부가 선택한 방법 역시 e스포츠다. 국내에서는 특정 게임에 국한된 e스포츠에 어느 정도의 잠재력이 있다고 본 걸까? 그리고 왜 하필 영어권에 서비스하는 아주부닷컴이 한국에서 첫 발을 내딛은 것일까?

 

박인성 본부장은 ‘e스포츠야 말로 게임 마케팅의 꽃이라고 말한다. 유저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얻고 유저를 직접 참여시킬 수 있는 수단이 바로 e스포츠라는 것이다. 그리고 e스포츠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진짜 스포츠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셜 네트워크를 e스포츠 중심으로 한 이유라도 있나?

 

e스포츠가 게임 마케팅의 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임쇼의 모델이나 경품행사 같은 일회성이 아니라 유저들이 직접 참여하고, 꾸준히 보고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같은 게 진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잠재력도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대회에 국한시키는 게 아니라 유저가 직접 소통하고 참여하는 e스포츠를 만들 수 있다. 아마추어 축구나 야구경기처럼 말이다프로선수를 보며 만족을 느끼고 자신도 경기나 랜파티에 참가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스포츠와 비슷한 수준까지 e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주부에서 후원한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더 챔피언스 올스타전 현장.

 

 

<리그 오브 레전드> 이외에도 규모를 많이 키워야 할 것 같다.

 

맞다. 그래서 e스포츠와 관련된 게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을 찾고 개발사의 협력도 기대 중이다. <길드워 2>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 개발사도 당연히 대상이다.

 

다행히 e스포츠에 관심을 두는 개발사가 점점 늘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샷 마니아>를 비롯해 서양권 개발사들도 속속 e스포츠와 관련된 게임을 만들고 있다.

 

e스포츠가 진짜 스포츠처럼 모두가 함께 즐기는 취미가 될 수 있도록 아주부에서도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을 발굴해 시장을 키워 나갈 생각이다. 마치 한류 스타를 발굴하는 것처럼 좋은 게임들을 발굴하고 있다.

 

 

왜 한국에서 첫 걸음을 시작했나?

 

e스포츠 노하우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e스포츠의 종주국이고 그만큼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다. 게임 이외의 분야에서 봐도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먼저 나온 것처럼 개발과 기획에 대한 능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자회사인 아주부코리아를 한국에 세웠고, 현재 40명이 넘는 인원이 근무 중이다.

 

한국의 e스포츠 경험을 갖고 해외로 나가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는 이름만 내세울 게 아니라 한국에서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e스포츠 유치를 할 때라고 본다.

 

박인성 본부장은 지난 6일 열린 독일 게임투자 설명회에서 성공적인 독일 진출 기업으로 노하우를 발표하기도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더 챔피언스 후원 만족한다

 

아주부가 후원한 두 번째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더 챔피언스 서머가 8일 결승전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또 아주부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만 두 개의 프로팀을 갖추고 있다. e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를 갖추겠다는 아주부의 본격적인 시도가 <리그 오브 레전드>부터 시작된 셈이다. 리그의 흥행 성적에는 만족했을까?

 

박인성 본부장의 대답은 솔직했다. 목표했던 기대치는 훨씬 높았지만, 리그의 성공만 봤을 때는 충분했다. 특히 유료 티켓 판매나 VOD 서비스 등 실험적인 사업모델 도입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아주부의 행보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실험이었다.

 

 

아주부에서 후원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두 번째 리그가 끝난다. 만족할 만한 성적인가?

 

최근 e스포츠가 계속 성장하다 주춤했던 걸 고려한다면 충분히 뜨거운 열기였던 것 같다. 목표로 삼았던 조금 더 높은 기대치가 있었지만, 일단 현재의 결과물로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에는 충분하다.

 

 

 

이번 서머 리그에서는 결승전 관람 티켓이나 VOD 등 다양한 유료모델도 시도했다.

 

리그 협력사인 온게임넷과 진행할 때부터 자신 있게 티켓을 많이 팔자고 이야기했다. 그 전부터 부분적으로 유료화를 시도하기도 했고, 이번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익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사실 유료 티켓이나 VOD는 유럽과 북미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유료 서비스다. 나라가 크다 보니 대회가 열리면 참가하기도 쉽지 않고 시차도 크다 보니 유명 대회의 라이브나 VOD를 구입해서 보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이런 유료 모델을 갖춰야 앞으로도 다양한 후원이나 더 많은 경기가 가능해진다.

 

 

최근 <길드워 2> 프로팀도 만들었다.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건 아닌가?

 

<길드워 2>에 대한 관심이 높고 뛰어난 판매량도 보이는 만큼 호응에 답하기 위해 빠르게 진행했다. 프로리그가 없어서 선수들이 무엇을 할지 걱정하는 시선도 많은데, 리그 이외에도 선수들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협력사들과 진행하고 있다. 스트리밍 방송도 시작했다.

 

 

첫 단계가 끝난 셈인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이후에 한국에 진출했던 e스포츠 모델처럼 성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과 북미에도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미 협력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다. 다양한 e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뛰어난 프로선수가 많이 늘어날 것이고, 게이머들이 e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9월 중순 이후에는 아주부닷컴을 정식으로 오픈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8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서머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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